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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정민 Mar 26. 2018

상처엔 메디폼! 여드름엔 패치?

여드름 패치, 메디폼 그리고 상처재생

  진료실에서 처음 만나는 소녀, K는 화산처럼 성난 여드름 위에 간신히 붙어있는 여드름 패치를 가르키며 말합니다. " 처음에는 조그만 좁쌀이었는데, 여드름 패치를 붙이고 있는데도 이렇게 커져버리네요"  여드름 패치를 붙이기만 하면 여드름이 사그라드는 것처럼 광고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 염증 진정에 그다지 좋은 효과를 보기는 힘들고, 붉은 염증을 가리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는 경우가 더 많은 거 같아요.  오히려 K처럼 여드름이 악화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여드름 패치를 붙이면 여드름이 사그라들까요?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여드름 패치로 여드름을 치료할 수는 없습니다. 이보다 터진 여드름으로 인한 조직의 상처가 빨리 회복될 수 있는 피부환경을 만들어 흉터를 예방해주는 효과를 갖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오늘은 상처 재생에 도움이 되는 메디폼, 즉 습윤창상드레싱제에 대한 이모저모를 이야기해 드릴려고 합니다.  상처가 나면 소독을 하고 상처연고를 바른 뒤 가볍게는 대일밴드나 밴드에이드와 같은 기본 밴드를 쓰고, 큰 상처의 경우 듀오덤이나 메디폼과 같은 습윤창상드레싱제를 붙이는 걸로 마무리를 많이 합니다. 예전에는 대일밴드라 통틀어 불리는 일반 밴드가 대중적으로 유통되는 드레싱제였지만, 지금은 다양한 형태의 창상피복제들이 만들어져 가정에서 흉터남지 않도록 상처를 관리하는 것이 매우 쉬워졌다고 보면 될거 같아요.  




상처치유 반응에 대하여


메디폼은 어떤 기전으로 상처가 좋아지게 도와주는 걸까요?


여드름이 심하게 났거나, 심한 사고가 있거나, 수두를 꽤 심하게 앓았거나, 화상을 입었거나 다양한 이유로  피부가 손상되면, 피부는 상처치유반응(Wound healing response)을 거치고, 아무리 심해도 시간이 지나면 상처는 아물지만, 조직 손상의 범위에 따라 영구적인 흉터가 남게 됩니다.


피부 손상으로 남은 흉터를  재생시켜 조직이 회복이 되도록 하는 흉터 치료 과정도 또한 상처 치유 반응을 이용합니다. 즉, 다양한 치료 방법을 통해 피부가 견딜 수 있을 정도의 강한 상처를 인위적으로 내고, 그 상처를 회복하려는 인체의 상처치유 반응을 의도적으로 다시 거치도록 해야 흉터가 치료될 수 있는 것입니다.  참진한의원에서 진행하는 모든 흉터치료의 원리는 이 상처 치유 반응을 이용하는 거랍니다. 흉터 재생 치료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자세히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결국 상처를 회복시키는 것도, 상처가 남긴 흉터를 치료하는 것도 모두 상처치유 반응이라는 생리 반응이 있기에 모두 가능한 것이지요.



상처가 회복되는 기전인 상처 치유 반응(wound healing respone)은 어떤 과정을 거치는 걸까요?



어느 부위이든 상처가 나면 우리 몸은 상처 치유 반응을 발동시켜 손상된 조직을 복구시키려고 합니다. 상처 치유 반응은 염증기, 증식기, 성숙기 3단계의 과정을 거칩니다. 보통 상처 치유 반응폭탄맞은 파괴된 도시를 복구시키는 과정에 비유를 많이 합니다.



상처 치유 반응의 초기 단계는 염증기입니다. 염증기는 보통 4~6일간 지속됩니다. 이때 붓고 열감도 들고 진물도 나고 또 통증도 심합니다. 국소혈관이 확장되면서 혈액량이 증가하고 혈장과 단백질이 누출됩니다. 백혈구와 대식 세포도 이동을 하게 되고, 혈소판에서는 혈액 응고 인자를 내보내 혈액의 응고를 일으키고 여러 세포를 자극해 육아조직이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갑니다. 염증기는 결국 출혈은 멈추고 상처난 부위의 이물질이나 괴사조직 등을 제거해 상처 부위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과정인 것이지요. 파괴된 도시를 복구시키는 과정도 생각해보세요. 건물 잔해물을 치우고 이동을 시키고 파괴된 건물을 다시 부수고 해야 다시 그 도시를 복구시킬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 상처부위에 세균이 증식하지 않아야 하고, 상처부위를 습윤도를 올려 상처 치유 반응이 잘 진행되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번째 상처 치유 반응의 두번째 과정인 증식기입니다. 파괴된 건물을 복구할 때 우선 잔해를 치운뒤 도시를 재건하기 위해 우선 도로를 정비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지요. 또한 가건물을 세우고 전기 시설도 새로 이어서 기반을 만들어갑니다. 증식기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납니다. 상처 주위에 새로운 신생 혈관들이 만들어지고 섬유아세포가 콜라겐 합성을 유도하면서 점차 손상된 조직을 메워가기 시작합니다. 상처의 가장자리로부터 상피세포의 이동이 일어면서 손상된 부분을 덮어가는 상피화과정을 거치면서 표피는 두꺼워지고 상처 가장자리의 기저세포가 커지면서 상처 손상부로 이동하고 진피층에서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으로 만들어진 육아조직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육아조직은 아직 성숙되지 않은 임시방면으로 만들어진 조직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도시 재건을 위해 가건물 먼저 만드는거 처럼요.


세번째 과정은 성숙기, 즉 재형성기입니다. 이 과정은 보통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됩니다. 다시 리모델링을 통해 제대로된 건물들을 세우고 도시를 완전하게 복구해가는 과정인데요. 디테일하게 건물 내부도 채워넣고 인테리어 하는 것처럼 재형성기에는 증식기에 형성된 육아조직이 성숙해지면서 성숙된 강한 피부 조직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파괴된 도시가 재건된 새로운 도시로 다시 태어나는 것처럼 상처로 손상된 피부가 깨끗하게 회복이 되는 것이 상처치유 반응입니다.



소독과 드레싱, 상처 치료의 첫단추


상처가 났을 때 상처 치유 기전이 잘 작용하도록 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처치는 바로 소독드레싱입니다.


소독과 드레싱 모두 상처 치유 반응 중 염증기를 제대로 거치도록 피부 환경을 만들어가는 처치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즉 소독균을 제거하는 과정이고 드레싱상처부위가 오염되지 않도록 하면서 상처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모든 드레싱의 핵심은 상처를 적당히 습윤하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상처 부위가 촉촉해야 표피세포들의 이동이 원활히 진행되어 상처치유반응의 초기에 재상피화가 잘 일어나고 괴사조직도 쉽게 제거가 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여러 실험에서 습윤한 상처가 건조한 상처보다 약 40%정도 재상피화 속도가 빠른 것이 증명이 되었죠.




 습윤드레싱제로 사용되는 소재는 아주 다양합니다. 우선 많이 사용하는 거즈부터 폴리머 필름, 폴리머폼, 하이드로겔, 하이드로콜로이드, 알지네이트 등등 정말 다양한 소재가 개발이 되어 있습니다. 이 중 의료기관에서 많이 사용되는 습윤드레싱제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활용되는 소재가 바로 하이드로콜로이드폴리머폼입니다.


하이드로콜로이드 (Hydrocolloid)

하이드로콜로이드 습윤드레싱의 가장 대표적인 상품은 듀오덤인데요. 듀오덤이 가장 방수력이 좋고 폐쇄성, 접착성이 강한 제품으로 알려져있습니다. 하이드로콜로이드는 상처와 만나면 겔을 형성해 상처가 치유되는 최적의 습윤상태를 유지하고 괴사조직을 분해하고 상피화를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깊이가 얕고 분비물이 적거나 없는 상처에 사용하기 좋아서 1-2도 화상, 얇은 궤양성 상처에 많이 쓰입니다. 점뺀 뒤 붙이기 좋은 밴드가 이 하이드로콜로이드 제제이지요. 듀오덤이 하얗게 부풀어 오르면 그때 교체하시면 되고, 보통 3-4일 정도가 지나면 하얗게 부풀어 오르는 반응은 멈추게 됩니다.  삼출물이 지나치게 과도한 상처나 혐기성 균 감염이 의심되는 상처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친수성 우레탄 폼 (hydrophilic polyurethane foam)

삼출물이 많은 상처의 경우에 좋은 형태입니다. 쿠션 역할을 해서 상처를 보호하고 상처의 온도를 유지해 효소의 활동을 자극합니다. 친수성 우레탄 폼은 깊이가 얇고 분비물이 많은 상처에 사용하고, 건조한 상처나 괴사조직, 즉 죽은 조직이 있는 상처에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넓게 진물이 많이 나는 부위나 관절부처럼 충격이 예상되는 부위에도 좋습니다.






습윤 창상 밴드의 대표브랜드하면 많은 분들이 메디폼을 떠올리실거에요. 메디폼이라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메디폼은 초기에 폴리머폼 소재부터 시작했으나 지금은 하이드로콜로이드 밴드부터 하이드로콜로이드겔 액상 형태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있어요. 손상 범위가 넓은 진물이 많이 나는 상처용으로는 두터운 습윤 밴드가 나와 있고, 긁히거나 베인 상처의 경우 얇은 폼을 노출 부위에는 투명한 살색의 하이드로 콜로이드 밴드로 상품화되어 있습니다.


집에서 하는 상처처치법

1. 손을 깨끗이 씻은 다음 생리식염수로 상처를 씻어낸다
2. 의료용 거즈로 물기를 닦아낸 뒤 항생제 연고 (후시딘, 베아로반 등)를 바른다
3. 여러 습윤 밴드를 용도에 맞게 붙인다.
4. 물이나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면 7일정도 지나면 회복된다.



여드름 패치를 말하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여드름 패치를 붙인다고 여드름이 사그라들거나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공기에 노출되면 자연스레 활성도가 떨어지는 혐기성 균인 여드름균이 더 잘 번식할 수 있는 밀폐된 환경이 조성이 되어 여드름 염증 형태가 더 안좋아지는 경우도 자주 발생합니다. 여드름이 터진 부위에 상처에 쓰던 습윤드레싱제를 사용하는 것이 유행하면서 여드름 전용 습윤드레싱제를 표방하는 아주 다양한 여드름 패치 제품들도 출시가 되었습니다.


여드름 흉터 완화용 패치   vs   여드름 진정 성분이 발린 여드름 패치

거기다 여드름 패치라는 특성에 맞게 각질을 녹여 피지배출량을 늘려줄 수 있는 살리실산, 항균 효과가 있어 여드름에 사용되는 티트리 오일, 마데카솔의 주성분 센텔라아시아티카, 항염 작용이 강한 한약재인 마치현 등의 성분이 배합된 다양한 종류의 여드름 패치 상품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효과는 글쎄요^^




메디폼은 상처 부위에  삼출물과 혈액을 흡수시키면서 습윤한 환경을 조성육아조직의 생성이 원활하게 하고 피부상재균에 의한 2차감염을 막아주는 역할을 해 상처회복에 도움을 주는 드레싱제입니다. 그리고 여드름 패치는 창상피복제인 하이드로콜로이드에 여드름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약물을 발라둔 제품입니다. 여드름 패치는 염증이 진행중인 여드름에 직접 쓰는 것보다 깨끗하게 압출한 뒤 개방된 부위를 밀폐하고 습윤 상태를 만들게 되면 재생이 촉진되어 여드름 흉터가 남지 않도록 활용하는 것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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