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에 활용되는 약물의 불편한 진실
다이어트, 관심 많으시죠?
살랑이는 봄바람에 마음은 설레이고, 얇아지는 옷 아래로 겨우내 늘어난 살들이 눈에 자꾸 띄면서 다이어트 결심하신 분들 많으시죠? 제 주변에도 운동을 시작한 분들, 식이 조절 시작한 분들, 각종 비만시술을 받으시는 분 각자의 방식대로 다이어트를 시작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제 정말 다이어트의 계절, 봄이 된거 같아요.
정보분석회사인 닐슨사가 2017년 발간한 '건강과 웰빙에 관한 글로벌 소비자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은 55%의 인구가 자신을 과체중이라고 생각하고 수시로 체중감량을 시도 중이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다이어트는 심미적인 측면에서나 건강적인 측면에서 온 국민의 관심사인 것은 사실입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각종 다이어트 정보를 다루는 매체도 늘어나고, 하루가 멀다하고 다이어트 관련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병의원의 도움을 받지 않고 하는 식이요법을 활용한 다이어트 비법인 바나나&파인애플 식초 다이어트, 클렌즈 주스 다이어트, 디톡스 다이어트, 덴마크 다이어트 등 각종 비법들이 인터넷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식이조절 요법이나 운동요법 만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많은 다이어터들이 식이요법이나 운동을 시작했다 중도에 포기를 하는 경우가 많고, 억지로 식욕을 참아가며 굶거나 힘들게 운동을 하지 않고 할수 있는 다이어트 식품이나 다이어트 약을 찾게 되지요.
다이어트에 활용되는 약물은 크게 한약과 양약으로 나눌 수 있겠습니다. 한약 다이어트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고, 오늘은 실제 로컬 병원에서 비만치료에 처방하는 양약에 대해서 정리를 좀 해볼까 합니다.
다이어트 약물 분류
다이어트에 활용되는 약물은 에너지 대사 촉진제, 지방흡수 억제제, 식욕억제제로 크게 구분될 수 있습니다.
교감신경계 말단에 작용해 에너지 대사를 촉진시키는 에너지 대사 촉진제, 지방 분해 효소를 활성화시켜서 지방이 몸에 흡수되지 않고 배출되도록 하는 지방흡수 억제제, 직접 식욕을 관장하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식욕 자체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활용되는 식욕억제제, 이 3가지로 다이어트 약물은 구별이 되어 활용되고 있습니다.
효능
교감신경 말단에서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를 자극해 지방 세포와 골격근의 열생산을 촉진시킴으로 기초대사량을 증가시켜서 지방 분해를 촉진해 체중이 감소하게 되는 효과를 보이게 됩니다.
부작용
교감신경을 항진시키므로 심박동을 증가시키고 혈압을 상승해 불안증상과 두통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약은 평소 카페인 섭취가 많은 사람에게는 효과가 떨어집니다.
계열 약물
* 이소프로테레놀(Isoproterenol)
아드레날린의 이소프로필 유사구조를 가진 약물로 교감신경의 베타수용체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약물입니다. 심장, 기관지 평활근에 작용해 심박출량을 증가시키고 기관지와 소화관의 평활근 이완을 유도하므로 천식에 사용하는 기관지 이완제나 심장자극제로 활용되기도 하는 약물입니다.
* 카페인(Caffeine)
카페인은 커피나 차 등에 함유된 알칼로이드의 일종으로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정신을 각성시키고 피로를 줄이는 효과가 있어 기호식품에 많이 들어있는 성분입니다. 약물로는 각성제, 흥분제, 강심제, 이뇨제 등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펜터민(Phentermine)
중추신경계 각성제 및 교감신경 흥분제로 쓰이는 약물로 비만 치료에 가장 빈용되는 약물 중 하나입니다. 체지량 지수가 매우 높거나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위험인자가 있는 비만 환자의 치료에 사용되는데, 펜터민은 다른 식욕억제제와 병용하지 않고 단독으로 투여해야 합니다. 불면증을 심하게 유발하는 약물로 늦은 밤에는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구요. 의존성이나 내성이 커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효능
위장관 및 췌장에서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인 리파아제의 작용을 억제해 중성 지방이 지방산으로 분해되어 흡수되는 것을 막아 체중을 감량하는 효과를 보이게 됩니다.
부작용
베타카로틴과 같은 지용성 비타민 결핍이 발생할 수 있어 비타민제와 병용 투여를 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설사나 변실금과 같은 부작용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이 약은 지방이 든 식이를 자주 하지않는 다이어터는 효과를 보기 힘듭니다.
지방 흡수 억제 약물
* 제니칼®(오르리스타드)
이 약은 식사 직전이나 혹은 바로 직후에 복용을 해야 되는데요. 먹은 음식 속의 지방이 장에서 흡수가 안되게 하여 변으로 그냥 배출되도록 하는 효과를 보입니다. 이 약 복용후 배변을 하면 변기에 기름기가 둥둥 떠 보이는 현상을 보이지만 몸속의 지방이 나온게 아니라 섭취한 음식 속의 지방이 빠져 나온 것이므로 오해하면 안됩니다. 회식이 잦고 기름진 식이를 자주 하시게 되는 분이라면 도움이 되는 약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식욕억제제는 중추신경계에 직접 작용하는 약물로 노르아드레날린 계열 약물과 세로토닌 계열 약물로 나눠어집니다.
노르아드레날린 계열 약물
효능
교감신경계 신경전달 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과 노르에피네프린과 에피네프린의 전구 물질인 도파민의 분비를 자극해 교감 신경이 항진되는 유사 작용을 나타냄으로서 소화력이 저하되고 식욕이 줄게 됩니다.
부작용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장기복용시 신체적, 정신적 의존성 유발할 수 있으므로 3개월 이상 복용하면 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계열의 약물은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수면장애, 심계항진(빈맥), 불안, 신경증, 두통,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장기 복용시 고혈압, 환각, 자살 충동 등의 위험성을 보일 수 있습니다.
계열 약물
* 리덕틸® (시부트라민 ), 펜디메트라진 (푸링®), 마진돌, 디에틸프로티온
세로토닌 계열 약물
효능
식욕은 20개가 넘는 호르몬과 전달물질에 의해 컨트롤되는데요. 그 중 세로토닌이 식욕을 느끼는 데 가장 중심이 됩니다. 세로토닌은 몸의 컨디션을 회복하고, 행복감을 느끼는데 영향을 줘서 행복호르몬이라고 불리기도 하지요. 그래서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몸이 처지고 무기력해지면서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이 계열의 약물은 선택적 세로토닌 수용체 작용제로 뇌내 시상하부의 식욕억제중추 (POMC)를 억제해 식욕을 줄여주는 약물입니다. 시상하부를 활성화시켜 포만 중추를 자극해 식욕을 줄여 체중을 감량시키게 됩니다. 배고픈 데 안 고프다고 뇌가 느끼도록 만들어서 식사량을 조절해주는 것이지요.
부작용
정상인이 이 계열의 약물을 복용했을 때 여러가지 이상 반응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있는데요. 우선 두통, 어지러움이 대표적인 부작용입니다. 특히 두통의 경우 17%정도가 증상을 호소한다고 합니다. 또한 피로감과 구역감과 구갈 증상, 변비를 호소합니다. 폐동맥 고혈압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특히 뇌신경계에서 집중력, 기억력 저하, 착란과 같은 증상과 이상행복감과 기분조절 장애와 같은 증상이 생기게도 합니다. 이 약도 체질량 지수 30이상인 사람만 복용해야 되고 다른 약과 병용투여하는 것은 금하고 있지요.
계열약물
* 로카세린(벨빅®), 펜플루라민, 덱스펜플루라민
간질약,천식약이 비만약이라구?
실제 다른 용도로 사용되던 중 식욕이 억제되는 부작용을 효능으로 활용해 비만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요. 이 경우도 또한 보통 위의 3가지 기전 중 하나에 해당되는 효능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약이 의사 선생님들이 대거 처방해 한때 판매량 1위를 기록했으나 중풍, 심근경색 등 다양한 심혈관계 부작용을 야기해 결국 퇴출된 약인 "리덕틸" 입니다. 리덕틸은 원래 항우울제로 사용되다 식욕감소라는 부작용을 활용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약입니다. 같은 원리로 항우울제인 플루옥세틴(프로작®)도 식욕억제제로 활용이 됩니다. 또한 천식약으로 사용되는 아미노필린, 간질약(항경련제)인 토피라메이트, 갑상선 호르몬제, 라식스와 같은 이뇨제, 설사제, 강심제인 디곡신 등이 비만치료에 활용되는 약물들이지요.
기사를 여러건 검색을 해보니 전문가들이 펜플루라민, 덱스펜플루라민, 아미노필린, 토피라메이트, 갑상선 호르몬제, 이뇨제, 설사제, 디곡신, 이소프로테레놀 등 위 9가지 약물을 체중감량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한다는 내용이 있던데요. 그러나 아직도 이 약물들을 복합적으로 처방하는 병의원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근래까지 장기간 사용이 허용된 그나마 안전한 비만 치료제는 제니칼®과 같은 지방흡수 억제제와 리덕틸 퇴출 이후 침체된 비만치료제 시장을 점유한 로카세린 즉 벨빅®밖에 없습니다.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식욕억제제는 의존성( 중독)의 우려가 크고, 에너지 대사 촉진제는 교감 신경의 과항진으로 나타나는 부작용의 위험성 때문에 복용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다이어트약은 보조식품이 아니야
이글을 쓴 이유는 한약이 좋은 것이고 양약이 나쁜 것이다는 논쟁을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약을 복용하시고 있는 분이라면, 아니면 예정하고 있다면 이러한 약물이 어떤 기전으로 효과를 보이는지, 부작용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해를 하고 복용을 결정하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강조드리고 싶은 부분은 다이어트 약물은 다이어트 보조식품이 아닙니다. 부작용도 심하고 장기 복용시 비가역적으로 신체를 손상시킬 위험도가 크기때문에 꼭 의료진의 지도에 따라, 복약가이드라인을 잘 지켜서 복용해야 하구요. 위에 언급된 약물들은 장기 복용하는 것을 지양해주시길 당부드리고 싶네요. 약물에 의지하기 보다 건강한 식이를 유지하고, 운동량을 늘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다이어트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일임은 두말하면 잔소리구요
참고문헌/
1. 김경환. 이우주의 약리학 강의. 의학문화사(1998)
2. www.druginfo.co.kr
신정민 / 전직 약사 & 현직 한의사
강남 참진한의원에서 난치성여드름, 여드름흉터, 주름, 안면비대칭, 턱관절장애를 진료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약물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진료현장의 경험을 담아 얼굴 건강과 관련된 지식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짬짬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