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없겠지만...
말이라는 것의 중요성은 많은 사람이 알고있다.
누구에게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인생이 바뀌기도 하니 말이다.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는 말은, 초등학교 3학년 선생님이 나에게 했던, “너는 과학 영재인 것 같다.”라는 말이었다.
그 선생님께서는 그 말과 함께 도에서 주관하는 과학영재수업을 받기 위한 영재 선발 시험에 내 이름을 접수해 주셨다. 그리고 그 꼬꼬마는 실제로 과학 영재로 선발되었다!!
그 때 이후로 고등학교까지 내내 과학 영재 교육을 받고, 지금은 공대에 재학 중이니, 그 말 한마디가 약 15여년간 나의 삶을 이끌어온 원동력임은 확실하다.
이토록 말이 중요한데, 많은 사람들은 말을 정말 함부로 하는 것 같다.
사실, 나도 포함이다.
어려운 세상이다. 실로 힘든 세상이다. 고민거리 하나 털어놓기도 어려운 세상이다.
친한 친구, 믿는 친구에게 속 깊숙한 곳에 있는 이야기를 꺼낼 수 있다. 위로 받고 싶으니까, 누구라도 내 편이 되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으니까 말이다.
내 이야기를 들은 친구들은 위로해준다. 내 편이 되어준다. 그러나 그들의 눈에 어린 피곤함은 감출 길이 없다. 자신의 짐도 버거운데 부지불식간에 또 얻게된 짐은 당황스럽고 지친다.
위로의 말을 지친 표정과 함께 전해들은 뒤에 돌아가는 발걸음은 왠지 씁쓸하다. 마음 한 구석이 저릿하다.
혼자가 아니야, 라는 노래 구절이 있던가. 그런데 과연 혼자가 아닐까, 우리는?
진정한 위로는 있을까? 진정한 위로를 받고싶은 나 조차도 누군가에게 진정한 위로를 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오늘도, 바람에, 별이, 스치운다.
누군가에게 상처 주기도 싫고 상처 받기도 싫고 남에게 피해를 주기도 받기도 싫고 남의 짐을 함께 지기도 싫고 주기도 싫다.
이런 세상에 우리는 살아간다.
이런 세상에서 우리는 누군가에게 어떤 말을 어떻게 해야할까.
솔직함이 마냥 좋기만 한 것이 아닌, 때와 상황에 따라서는 해가 되기도 하는 이 세상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예전에는 남에게 듣기 좋은 말만 하려고 했다. 그런데 내 스스로가 너무 가식적이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무조건 솔직해보기로 했다. 그러자 내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이 그 자리를 불편해 했고, 침묵 중의 그들의 표정 앞에서 나는 더이상 마냥 솔직할 수 만은 없었다.
‘말’의 정답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