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 오랜만에 일찍 눈 뜬 이른 아침. 신발을 신고 밖에 나와 먼 데서 해가 떠오르는 것을 보고 새삼 깨달았다. 해는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을. 다만 내가 움직이는 위치에 따라 혹은 내 앞에 놓여진 장애물에 따라 보였다 또 안 보였다 하는 것일 뿐. 달이 물러간 자리에 해는 늘 그 곳에 있었다.
14:00 가장 뜨겁게 빛나는 오후. 하늘 한 가운데 해가 떴다. 머리 꼭대기 위로 뜬 해는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할 만큼 뜨겁게 빛나고, 그 뜨거움이 닿는 모든 것은 햇빛에 반사되어 눈이 부시도록 반짝인다. 그 아래의 나는 타오르는 한낮의 해에 취해 어쩔 줄 몰라 그저 예쁘다 아름답다 따뜻하다는 형용사만 남발한다.
17:30 영원할 줄 알았던 그러나 찰나와도 같았던 오후의 끝. 해가 지고 있다는 걸 미처 깨닫기도 전에 하늘은 연분홍빛에서 짙은 남색으로 달음박질 한다. 모든 걸 태워버릴 듯 했던 그 낮의 해처럼 뜨겁지는 않지만, 아니, 조금은 쌀쌀해져 버린 것도 같지만, 주머니 속 핫팩의 온기가 전해진다. 따뜻하다.
3:00 어느 샌가 와버린 칠흑 같은 어둠의 새벽. 잠결에 눈이 떠져 책상 위를 보니 핫팩이 있다. 지난 밤 내 손에서 따뜻했던 그 핫팩이다. 차갑고 딱딱하게 굳어 볼품 없어 보이는 그것에 간밤의 모습은 간 데 없었다. 정신이 번뜩 들었다. 내 손에 쥐어진 게 특별한 것인 줄 알았는데 별스러운 것도 아니었구나.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것이었구나.
6:40 해가 뜨기 직전의 새벽 혹은 아침. 알람도 없이 눈이 떠져 무심히 창 밖을 바라보니, 쪽빛 하늘에 하얀 달이 둥실 떠 있었다. 시간은 확인도 않은 채 달이 보이기에 당연히 한밤중 이라고만 생각했다. 머리 맡 핸드폰을 뒤집어보니 오전 6시 40분, 일출 18분 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