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판사가 될 수 있을까? 2

국민은 AI 판사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by 정준영

(1편에 이어 계속)


국민은 'AI의 인간 판사 100% 대체' 수용하지 않을 것


대법원 모 재판연구관에게 개인적으로 물었다. AI 판사의 등장이 가능하겠냐고. 그러자 그는 이런 예시를 들었다. 2011년 미국에서 벌어진 삼성과 애플의 특허소송은 단독판사 - 물론 미국은 배심원제란 차이가 있다 - 가 판결했다. 과연 우리나라에선 이정도 규모의 소송이 단독판사에서 가능했을까? 는 대한민국 법원의 단독판사(판사 1명) 대비 합의부(판사 3명 이상) 비율이 미국보다 높은 이유 중 하나는 국민 정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국민은 판사 한 명이 내리는 판결을 좀체로 신용하지 않는단 것이다.


2035년엔 인간 수준의 AI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지만, 판사를 전부 대체하는 데엔 국민적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2020년 10월 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8%가 AI 판사에게 판결을 받을 수 있다고 응답했고, 38%는 인간 판사를 고집했다. 또, 사람들은 내 가족과 관련된 일처럼 관여도가 높은 사건에 대해선 심각한 사건일수록 AI의 판결보다 인간 판사가 판결 내는 것을 선호한다고 한다(2021, 도은형 등).


또, AI를 단독판사로 삼으려면 전편에서 서술했듯 AI가 자유심증주의의 주체가 될 수 있는지 합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판결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AI를 들먹이며 사법부를 불신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질 수 있다. 한편으론 법원에 가는 대신 민간 AI를 통해 분쟁을 해결하려는 시도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AI 판사가 도입된다면 인간 판사를 보조하는 배석판사의 개념일 가능성이 크다. 법정에 제출된 증거와 소송기록을 빠르고 정확하게 검토한 뒤, 법리를 적용시켜 이론상 가장 합리적인 판결문 초안을 만드는 역할이다. 국민의 법감정 판단이나 정치적, 정무적 판단은 인간 판사의 역할로 남는다. 'AI 합의부'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AI 판사의 역할은 1심에 제한될 것이다. AI가 내린 판결을, 상급심에서도 동일한 AI 모델을 이용해 판단하는 건 의미가 없어 보인다. 핵심 증거가 추가되지 않는 한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다른 결론을 낸다면 그 자체로 AI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3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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