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 가는 길을 여는 로켓랩
요즘 주식시장이 뜨겁다 못해 폭발적이다. 반도체 붐에 이어 로보틱스가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20만 원대였던 현대차 주가는 순식간에 50만 원을 넘어섰다. 이제 투자자들의 시선은 우주로 옮겨간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뉴욕증시에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한국인이 스페이스X에 직접 투자할 방법은 없다.
하지만, 대안은 언제나 있다. 그중 하나가 미국 민간 우주기업 로켓랩(Rocket Lab)이다.
로켓랩은 발사체 운용사를 넘어 우주 산업 전반의 설루션을 제공하는 '엔드 투 엔드 우주 기업'을 지향, 사업을 크게 ‘발사 서비스’와 ‘우주 시스템’ 두 축으로 전개하고 있다.
발사 서비스 부문의 핵심은 소형 위성 전용 발사체인 ‘일렉트론(Electron)’이다. 일렉트론은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운용되는 소형 궤도 발사체 중 하나로, 고객이 원하는 궤도에 위성을 정밀하게 투입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침 현지시간 2026년 1월 22일, 뉴질랜드에서 일렉트론의 80번째 발사가 이뤄졌다. 유럽 오픈 코스모스(Open Cosmos)의 위성 2기를 싣고 고도 약 1050km의 저지구 궤도(LEO)에 안착시켰다. 로켓랩의 일렉트론 발사 영상은 로켓랩 공식 유튜브에서 라이브 되니, 한 번쯤 구경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것이다.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중형 발사체 ‘뉴트론(Neutron)’이다. 뉴트론은 저궤도 기준 13톤급 재사용 구성을 목표로 설계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1단 로켓을 발사 후 런치 패드 또는 해상 플랫폼으로 귀환 착륙시켜 10~20회 재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대규모 군집 위성배치와 보다 야심적인 심우주 임무를 겨냥한 차세대 주력 플랫폼으로서 스페이스X 팰컨9과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로켓랩은 일렉트론을 기반으로 한 준궤도 발사체 HASTE(Hypersonic Accelerator Suborbital Test Electron)를 통해 극초음속 기술 시험과 방위·연구 수요에도 대응하며 국방 관련 발사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우주 시스템 부문은 로켓랩의 또 다른 성장 축이다. 이들은 포톤(Photon)과 같은 위성 버스 플랫폼을 직접 설계·제작할 뿐 아니라, 태양전지판, 리액션 휠, 구조체, 비행 소프트웨어 등 위성 운용에 필수적인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해 상업·정부 고객에 공급하고 있다.
로켓랩의 플랫폼과 부품은 수백~수천 개 규모의 우주 미션·위성에 적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국 우주개발청(SDA)으로부터 약 8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미사일 추적·방위 목적의 위성 제작 계약을 수주하고 NASA 탐사 임무에도 참여하는 등 단순한 발사 서비스 기업을 넘어 고부가가치 제조·시스템 통합 역량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로켓랩을 단순한 차순위 우주기업이 아닌, ‘상장된 미니 스페이스X’로 인식한다. 실제로 2026년 1월 기준 로켓랩의 주가는 90달러 안팎의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우주 산업을 주도하는 스페이스X가 비상장 상태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우주 섹터에 투자하고자 하는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의 유동성이 ‘발사체와 위성 제조 역량을 모두 갖춘 유일한 상장 대안’인 로켓랩으로 일부 몰리고 있다.
그런데 향후 스페이스X가 진짜 상장된다면 로켓랩은 어떻게 될까? 단기적으로는 투자 자금 분산의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우주 산업 전체의 밸류에이션을 재평가하게 만드는 촉매제가 될 거란 시각이 있다. 스페이스X의가치가 시장에서 높게 인정받을수록,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로켓랩의 가치 또한 동반 상승할 거란 장밋빛 전망이다.
하지만 이미 이 같은 전망이 선반영 된 상태고, 현재 가격은 고평가 구간이라는 비관도 많다.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로켓랩은 고위험-고수익 주식으로서 조심스럽고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로켓랩의 기업 가치는 중형 발사체 뉴트론의 성공적인 첫 비행과 안착 여부에 달려 있다. 뉴트론은 스페이스X의 팰컨9이 독점한 중형 발사체 시장에 균열을 낼 수 있는 핵심 키(Key)다. 특히 미 국방부와 상업 위성 고객들이 공급망 리스크 관리를 위해 ‘스페이스X 이외의 대안’을 원한다는 점은 로켓랩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
스페이스X가 상장하여 자본력을 더욱 확충하더라도, 시장은 독점을 견제할 이인자의 존재를 필요로 한다. 뉴트론이 계획대로 재사용성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로켓랩은 스페이스X의 낙수 효과를 받아내는 그릇이 될지도 모른다.
다만 순조로울지는 미지수다. 현지시간 2026년 1월 21일 뉴트론 1단 연료 탱크가 압력 테스트 중 파열된 것이다. 물론 이번 이슈는 탱크 구조의 무결성과 안전 여유를 검증하기 위한 의도적 실험 과정에서 나온 것이긴 하지만, 당초 계획이었던 '2026년 1분기 첫 발사'는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켓랩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테스트 데이터 분석 후 발사 일정 영향을 평가, 오는 2월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물론 이 같은 이슈에도 불구하고 뉴트론 개발은 계속되고, 로켓랩은 꾸준히 갈 길을 갈 것이다.
정리하자면 로켓랩은 ‘지금 당장 투자 가능한 유일한 궤도 발사체 기업’이라는 지위를 통해 시장의 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또한 향후 스페이스X의 상장 이슈가 가시화될 때마다 우주 섹터 전체의 투자 심리를 대변하는 ‘리트머스’ 역할을 할 것이다. 로켓랩이 앞으로 어떻게 기업 가치를 확장해 나갈지 지켜보면서 투자를 고려해봄직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