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나 써야겠다

유튜브 3개월하고 때려치운 썰

by 김선비

근 3개월 정도는 유튜브에 빠져 있었다. 퇴근 후에는 항상 영상을 찍고 촬영을 했으며, 하루에 하나꼴로 영상을 올렸다. 썸네일은 어떻게 하는지, 태그는 어떻게 다는지, 어떻게 떡상을 시키는지에 대한 영상들을 보고 따라했으며, 회사에서도 조회수가 얼마나 찍히나, 좋아요나 댓글은 얼마나 달리나 몇 번씩 확인했다.


하지만 그만두기로 했다.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일단 마땅한 콘텐츠가 없다. 처음에는 나는 솔로 리뷰를 해보려 했다. 그런데 하다보니 남들이 하는 얘기랑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매주 1시간씩 방송되는 똑같은 방송을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보기가, 남들이 안 하는 얘기를 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콘텐츠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두 번째로, 너무 빡세다. 남들이 하는 얘기를 똑같이 할 거라면 빨리라도 올려야 한다. 뻔한 얘기라도 남들보다 먼저 올리면, 그렇게 해서 제일 먼저 노출이 되면 시청자 입장에서는 처음 듣는 신선한 이야기가 된다. 그러니 부지런해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남들도 다 그걸 안다는 거다. 나는 솔로 본방날은 수요일. 금요일쯤 되면 웬만한 리뷰 영상은 다 올라온다. 그러니 그 전에 올려야 한다. 수요일 본방을 무조건 봐야 하고, 방송이 끝나는 밤12시에라도 영상을 찍고 편집해야 한다. 그건 다음날 7시에 일어나 9시에 출근을 해야 하는 직장인에게는 버거운 일이다.


세 번째로, 표현 방식의 문제가 있다. 세상에는 남들 다하는 뻔한 얘기라도 재미있게 하는 사람이 있다. 콘텐츠의 평범함을 표현의 비범함으로 커버친 것이다. 나는 솔로도 마찬가지다. 하는 얘기들은 다들 비슷하지만 그 중에서도 조회수가 잘 나오는 영상들이 있다. 그건 말을 자극적으로 하는 영상들이다. 저런 인간들은 손절해야 하네, 역대 기수 중에 최악이네, 하는 말을 서슴지 않고 한다. 물론 나도 하려면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나는 전출연자라는 것이다. 어그로를 끌려면 출연자들을 좀 대차게 까줘야 하는데, 나에겐 저 사람들이 그냥 TV에 나오는 사람들이 아니라 나와 같은 일을 겪은 사람들, 언젠가 볼 수도 있는 사람들이다보니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 차라리 하트시그널 리뷰를 했으면 매운 맛으로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접기로 했다. 글을 읽는 사람보다는 유튜브를 보는 사람이 훨씬 많고, 브런치보다는 유튜브가 훨씬 파급력있는 플랫폼이긴 하다. 하지만 그만큼 힘들다. 글을 쓸 땐 내용만 신경쓰면 되는데 영상은 내 말투, 표정, 썸네일, 제목, 태그 다 신경써야 한다. 그리고 그런 것들에 있어 나는 강점을 갖고 있지 못하다. 말투가 너무 차분하고, 썩 잘생기지 않았으며, 디자인 감각이 없다. 물론 공부를 하면 되겠지만 직장을 다니고 있고, 그 외에도 해야 할 게 많다보니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엔 부담스럽다. 그래서 그냥 글이나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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