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무게

by 김선비

토요일에 본가에 다녀왔다. 토요일에는 부모님이 외가에 갔다 밤늦게 돌아오셨고, 나도 일요일 아침에 서울에서 축구 약속이 있어 잠만 자고 바로 나갈 예정이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부모님 얼굴 보는 게 익숙해서 집에 갔다.


일요일 아침에 나가려는데 엄마가 필요한 게 없는지 물어보았다. 없다고 답했지만 지난번에 보내준 김치가 다 떨어지진 않았는지, 멸치 볶음은 안 필요한지, 계속 물어보았다. 나는 괜찮다고, 떨어지면 반찬 가게에서 사면 된다고 했다. 마침 엄마도 출근 시간이고, 나도 약속 시간이 되어서 후다닥 나가버렸다.


부모의 마음이란 게 무엇인가에 대해 조금은 생각해보게 되었다. 일주일 만에 들린 집에서 무언가를 가져 간다면 가급적 가볍고, 비싸고, 다른 곳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물건을 택하는 게 효율적이다. 그래야 돈도 아낄 수 있고, 운반하기에도 편하다. 그런데 김치나 멸치 볶음 같은 것들은 그런 것들과 거리가 멀다. 비싸지 않고, 어디에서나 살 수 있는 것들이다. 쿠팡에서 반찬 5종 세트를 12,500원 주고 사면 일주일 이상 든든히 먹을 수 있다. 물론 어머니의 손맛이 더 익숙할 순 있지만 반찬 가게에서 사도 그럭저럭 먹을 만은 하다. 나는 입맛이 썩 까다로운 편은 아니다.


그런데도 집에 내려가면 엄마는 꼭 손에 먹을 걸 쥐여서 보내려고 한다.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평범한 음식이라도, 그걸 반찬 그릇에 옮겨 담는 게 더 손이 많이 가는 일이더라도 굳이 그렇게 하려 한다. 부모의 마음이라는 건 효율성으로는 따질 수 없는 것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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