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에 둘러싸인 인기녀

내 인생에 여자는 없다

by 요술램프 예미

여지껏 여자들한테 별로 인기 없는 삶을 살아왔는데, 지금도 그런 삶은 쭉 이어지고 있다.

난 현재 세 명의 남자로부터 동시에 사랑을 받고 있다. 늙은 남자 한 명과 젊은 남자 두 명.

그들은 늘 나의 사랑을 갈구하고 있다. 그래, 난 남자들에 둘러싸인 인기녀이다.


그중 제일 어린 남자는 만난 지 7개월쯤 되어 가는데, 그중 제일 봐줄 만하다. 나만 보면 어쩔 줄 몰라하며 웃는 이 남자에게 사랑을 제일 많이 느끼곤 한다. 셋 중에 이 남자가 나에 대한 사랑과 집착이 제일 강한 남자다. 날 보지 못하면 미칠 것 같은지 남자가 되어서는 툭하면 울지를 않나, 옆에 다른 남자가 있는 걸 못 참곤 한다.

두 번째 남자는 사실 생기긴 제일 잘 생긴 남잔데, 약간 제어가 안 되는 남자다. 갑자기 나를 껴안으며 들이대곤 하는데 좀 성가실 때가 있다.

세 번째 남자는 그중 제일 골칫거리다. 제일 늙어서는 무슨 자신감인지 말을 제일 안 듣는다. 난 이 세 남자 중에 이 남자에게 화를 가장 많이 낸다. 사실, 말이 제일 안 통하는 게 문제다. 가끔 이렇게 말귀를 못 알아듣는 사람이 어떻게 대학은 갔는지, 어떻게 나보다 아이큐가 높은지 풀리지 않는 불가사의 중 하나다.


Cyworld_20121203_180446.jpg 만화가 아저씨가 그려준 제일 잘 생긴 남자의 그림


제일 잘 생긴 남자가 그린 제일 어린 남자의 그림


20160401_182955.jpg 제일 잘 생긴 남자가 그린 제일 늙은 남자의 그림



난 아직, 여자인 채로 남아 있고 싶고 그저 한 사람으로서 글을 쓰고 싶었지 내 글에서조차 아내의 모습과 엄마의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는 않았다. 근데, 생각해보니 내 삶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름들이었다. 육아와 결혼에 관한 얘기도 아니고, 그저 내 삶의 이야기들을 차곡차곡 쌓아보려고 한다.


내겐 많은 이름들이 있다. 학교에서 또 직장에서는 선생님, 교회 가면 집사님 혹은 자매, 또 이 곳 브런치에서는 작가님, 엄마, 아내, 언니, 누나 등등... 그 중에 엄마라는 이름이 사실 제일 버겁다.

가끔은 소싯적의 자유가 그립고, 남편을 오빠라고 부를 때가 그립기도 하다. 난 여전히 아가씨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는데 누군가가 나를 엄마라고 부른다. 아직도 조금은 낯선 그 이름. 그 역할...

또 이렇게 세 남자에게 둘러싸여 있는 것도 속 시끄러울 때가 참 많다. 엄마로서, 아내로서의 역사들 역시 가지런히 제자리에 잘 놓여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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