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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짊어지고 가는 마음의 무게

by 요술램프 예미

내담자들 중에는 가족이나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혼자서 끙끙 앓다가 상담센터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힘들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상담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알리기를 꺼린다. 상담을 받는다고 하면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말할 수가 없다는 것이 대부분의 이유이다. 정작 본인이 힘들어서 상담을 받고 있으면서도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이 또 힘들 것을 염려해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상담사인 나라도 그에게 한 명의 존재자가 되어 주기 위해 더 애쓰곤 한다.


타인이 힘들 때는 앞장서서 나서고 도움이 되려고 하지만, 정작 자신이 도움이 필요할 땐 아무런 말도 못하는 사람들,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려 하고, 자신도 모르게 타인을 소외시키는 사람들. 힘든 마음을 누구에게도 공유하지 못한 채 혼자서 모든 것을 짊어진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 물리적으로 혼자이기 때문인 사람들도 물론 있겠지만, 정서적으로 혼자인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그 이유는 단순히 자존심이나 강한 척하려는 마음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 이면에는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두렵고, 타인에게 짐이 될까 걱정되며, 때로는 자신의 고통이 다른 사람들에게 이해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이 깊이 자리 잡고 있다. 심지어 내면에서 고군분투하고 고통에 몸부림치지만, 타인들이 절대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자살을 택한 사람들 중에도 가까운 친구들조차 그가 그토록 힘들었다는 걸 몰랐다고 말하기도 한다. 주변인들이 무관심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남들과 있을 땐 한없이 밝다가 홀로 있을 때 비로소 모든 가면을 벗고 우울해하거나, 자신의 문제만으로도 힘든데 나까지 친구들의 힘듦에 더 힘듦을 보태고 싶지 않아서 침묵하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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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조우관. "상처의 흔적들을 유배시키기 위해, 무용이 유용이 될 때까지 쓰고 또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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