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확신이 만들어낸 상처

by 요술램프 예미

"그 친구가 나에게 돈을 갚을 때 길거리 한복판에서 돈을 넣은 봉투를 주는 거에요. 계좌이체를 할 수도 있는 건데, 그렇게 사람 많은 데서 돈을 갚는 건 나를 창피하게 하려는 것 같았어요. 사람들은 내가 돈을 빌리는 건 줄 알 거 아니에요. 내가 빌려주고 돌려받는 건데, 사람들은 이걸 모르고 내가 친구한테 돈이나 빌리는 사람인 줄 알 거 아니에요. 왜 그 친구가 나한테 창피를 주려고 한 건지는 모르겠는데 아직도 분해요"


어쩌면 친구는 고마운 마음을 봉투에 담았을지 모른다. 급할 때 친구가 돈을 빌려줬는데 그냥 계좌이체만 하기에는 성의가 없어보여 직접 만날 때 돈을 갚으며 고마운 마음을 전달해야겠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친구에게 직접 물어보면 된다. 계좌이체 같은 편한 방법이 있는데 봉투를 직접 전달하는 그 마음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게 불편했다면 다음에 계좌이체를 해 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무엇보다 길 거리에 있는 사람들이 두 명의 여성 중 한 명이 다른 이에게 봉투를 주는 장면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을 확률이 높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요술램프 예미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작가 조우관. "상처의 흔적들을 유배시키기 위해, 무용이 유용이 될 때까지 쓰고 또 씁니다!"

2,259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4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36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18화혼자서 짊어지고 가는 마음의 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