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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과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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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과농부 세네월 Jan 11. 2021

식물과 땅에 대한 새로운 인식

토양에 대한 생물학적 접근, 미생물의 역할.

케이스 1.  

매년 몇 번씩 가는 하선생 사과밭인데 작년 가을에 본 사과밭이 근래 몇 년간 나무도 사과도 아주 좋아 보였다. 하선생에게 그렇게 말했더니 본인도 어느 정도 수긍하며 3년간 좋은 퇴비를 넣은 결과일지도 모른다며 나무 밑을 파보였다. 원래 돌이 많고 상대적으로 흙이 적은 곳인데 시커먼 토양충이 좋아 보였다. 내 밭에도 퇴비를 준 것이 3-4년은 되었고 나무들이 약하다고 느껴서 올해는 퇴비를 주어야겠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케이스 2. 

작년에 부사와 시나노골드의 일부가 갈반병에 걸려서 나뭇잎이 떨어졌다. 사과나무의 공장은 잎인데 공장이 하나 둘 문을 닫으니 큰 일인 데다  이런 대규모의 발병은 처음 겪는 일이라 더욱 난감했다. 엄재열 교수님의 방제지침에 의하면 그 당시에는 효과적인 약제가 없었다. 문득 갈반병원이 곰팡이류의 미생물이니 내가 사용하는 퇴비차의 좋은 곰팡이/ 미생물로 싸움을 붙여보자는 생각이 들어 평소보다 진하게 퇴비차를 희석하여 칼슘과 같이 엽면시비하였다.  그 후에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이 감소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어느 정도의 잎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 결과는  아마도 내가 효과가 있었다고 느끼는 "기분상의 문제" 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영농일지에는 기록을 해두었다.  그러나 이번에 Ingham 박사의 강연 중에 "잎에 문제가 있으면 퇴비차 혹은 퇴비액기스를 엽면시비하라"는 부분을 보며 매우 기뻤다. 엄교수님 말씀처럼 갈반병에 대한 화학적 치료제는 없을 수 있겠으나 생물학적 치료제는 즉 좋은 미생물과 나쁜 미생물의 싸움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늘 일어나는 일이다.


케이스 3
올해 8년 차에 접어드는 사과농부인데 아직 홈페이지가 없다. 조그만 과원이기에 거창하게 외부에 의뢰할 일도 아니어서 올 겨울에는 요즘 많이 사용한다고 하는 Notion을 이용하여  내가 만들어 보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우리 과원의 일상과 변화하는 사과나무의 사진과 기록은  소비자들이 자신이 먹는 사과의 생산과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고 내게는 기록을 통한 반성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홈페이지의 첫머리는 자기소개다.   Vision, Misssion과 Value에 나름의 확고한 의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내 나름대로는 몇 개의 원칙과 방향은 가지고 실행하고 있었지만 막상 정리하려니 다시 생각이 많아진다. 첫 질문은 쉽다, 나는 사과농부다. 그럼 사과농부로서  "좋은 농부"란 어떤 것인가? 이 부분이 매우 어렵다.  이 책 저 책을 뒤지다가 댄 바버의 "제3의 식탁"에서 생각해 볼 만한 여러 구절을 얻었는데 그중 제일 좋은 표현은 "농부란 자연을 기르는 사람"이다. 그리고 눈에 띈  구절이 있었다.  " 유기 농부라면 원인을 찾아볼 것이고 화학비료에 의지하는 농부라면 증상을 발견하고 그저 농약을 칠 것이다."  댄이 틀렸다,  의미하는 바는 알지만 그는 무기 농사를 하는 농부를 아주 단순한 사람들로 치부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이해는 된다.  유기농은 일단 병이 들면 대처할 수 있는 방법과 효능이 제한적 이긴 하다. 그러니 최상의 방법은 그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영양분에 관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 책에도 나와있고 또 다른 토양 생물학자의 강연에 많이 언급되는 것은 단일 경작과 화학비료 농사 등으로 인하여 우리가 먹는 식품의 영양분이 엄청나게 감소했다고 한다. 영양분의 감소는 경작방법의 변화로 인한 토양 속의 미생물 감소가 그 윈인이라고 한다. 1940-1991년 동안 27종의 야채에서 감소된 구리, 칼슘, 철, 망간, 가리의 양과 고기에서 감소된 미네랄의 양은 다음과 같다.

…………………………………………………………………………………………
 Mineral depletion in vegetables 1940 - 1991 Average of 27 kinds of vegetables
 Copper - declined by 76%  Calcium - declined by 46%  Iron - declined by 27% 
 Magnesium - declined by 24%  Potassium - declined by 16% …………………………………………………………………………………………
 Mineral depletion in meat 1940 - 1991 Average of 10 kinds of meat
 Copper - declined by 24%  Calcium - declined by 41%  Iron - declined by 54%       
 Magnesium - declined by 10%  Potassium - declined by 16%
 Phosphorus - declined by 28%

Source: Thomas, D.E. (2003). A study of the mineral depletion of foods available to us as a nation over the period 1940 to 1991. Nutrition and Health, 17: 85–115.

어른들이 예전 맛이 아니라고 하시는 것이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그런데 유기농으로 키운 식물이나 고기는 그 상실된 성분이 상대적으로 적어 맛이 다르다고 하니 요리사인 댄 바버에게는 맛있는 재료가 중요하니 무기 농사하는 이들을 쉽게 보는 이유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농부는 치료와 동시에 재발 방지를 위한 원인을 생각한다, 대부분의 농부 등은 갈반병 앞에서 "왜 생겼지?"를 생각하며 수세, 토양을 생각한다.


잘못 알고 있었던 상식과 사실들 

1. 토양에 대한 화학적 접근 vs 생물학적 접근 

매년 토양검사를 하지만 특이 사항 없이 평균 범위여서 내가  이용하는 것은 토양 pH와 권장 비료 사용량을 통한 화학적 비료시비량울 가늠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Ingham 박사에 의하면 pH는 미생물의 활동결과에 따라 다르다고 하고 비료 시비량 또한 화학적 분석을 통한 것으로 미생물을 통한 흡수 가능성은 제외하고 처방한 것이니 그 의미에 대해서는 더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적정 수준의 미생물이 유지된다면 비료나 농약 사용량이 준다고 하는데 토양의 생물학적 분석을 토대로 중장기적으로는 미생물의 증대를 위한 처방과 단기적으로 응급처방용 비료 시비를 처방하는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토양의 미생물 역할에 대한 연구는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시작된 것으로 얘기들을 하고 있는데 3,40년이 지난 지금껏 화학적 접근에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안타깝다.


2. 나무는 잎에서 광합성으로 생산한 당을 뿌리로 내려보내 저장한다.

뿌리로 내려간 당의 30-50%는 삼출물의 형태로 배출되어 박테리아와 균류의 먹이가 되고 그 박테리아와 균류는 선충의 먹이가 된다. 박테리아는 땅을 굳게 하는 접착제 역할을 하여 micro aggregate라는 유기물 덩어리를 만들어 공기와 물이 통과할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하며 동시에 나무에 필요한 미네랄을 용해시켜 킬레이트화 된 이온으로 만든다. 다양한 미생물이 존재하여야 다양한 미네랄을 섭취할 수 있으니 이 미생물의 다양성이 곧 비옥도의 바로미터이다. 한 숟가락의 토양에 지구의 인간 수 보다 더 많은 미생물이 존재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고 땅속 미생물이 토양 유기물을 만들어 떼알 구조를 만든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나무가  그들을 이용하기 위하여 광합성으로 생산한 당을 공급한다는 것과 땅속의 영양분이 실뿌리가 직접 흡수되는 것도 있지만 부리안에 침투하거나 외부의 균사등을 통하여 즉 미생물을 통하여 흡수한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결국 미생물이 없으면 나무도 필요한 영양흡수할 수 없다.  약초연구소의 서박사님이 토양 속의 돌멩이도 역할이 있으니 밭에서 빼내지 말고 밭에 두라고 하신 것도 그 돌멩이에 살고 있는 무수한 균과 세균들 때문인 것이고 숲 속의 나무들과 산속의 나무들이 살충제, 살균제 그리고 제초제 없이  살아가는 것도 미생물의 덕분이다. 돌에서 필요한 원소를 녹여 섭취한 세균의 대사산물이 식물에 도움이 된다는 것도 알았다.


3. 공생관계에 대한 상식 

사실 미생물의 영양분 섭취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사람도 몸안에서 많은 미생물들이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게 해 주기에 존재할  수 있다. 지구 상의 모든 생물은 미생물로 인하여 살 수 있다. 숲의 모든 식물들은 땅속에서 미생물의 균사로 이루어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기에 "모두가 하나다"라는 명제가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공생관계"의 사전적 의미를 수정하여야 한다.  네이버 국어사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공생관계'에 대한 네이버 국어사전의 설명
종류가 다른 생물끼리 같은 곳에 살며 서로 이익을 주고받는 관계적 특성. 콩과 식물과 뿌리혹 박테리아, 집게와 말미잘, 악어와 악어새, 충매화와  곤충, 개미와 진딧물의 관계를 예로 들 수 있다.

어찌 콩과 식물과 뿌리혹박테리아만 그런 것인가?   Christine Jones에 의하면 인간은 90%의 미생물과 10%의 인간이라고 한다. 공생관계는 '세상의 모든 생물과 미생물의 관계'가 우선적으로 언급되어야 한다. 각 식물마다 처한 환경에서 나름대로의 근권균등의 미생물체 (Microbiome)이 있듯이 사람도 저마다의 미생물체(Microbiome)를 통하여 영양분을 획득하며 살아가고 있다.


'비옥한 토양' 이란?  

특정 식물이 요구하는 곰팡이와 박테리아의 비율을 충족한 토양이 비옥한 토양이다.

토양의 상태를 측정하기 위한  유기물(Soil Organic Matter), CN비율, 양분의 다소 등 여러 지표들이 있지만 이러한 지표는 외형적 분석이다.  근권  미생물의 신진대사 결과로 식물이 흡수하는 영양분이 결정된다. David Johnson 박사에 의하면 나무의 경우  곰팡이: 박테리아의 비율이 3.6일 때 나무로 가는 영양분이 1:1인 경우의 5배가 된다고 하며 Elain Ingham박사는 과수나무의 경우 50:1 - 100:1을 권장한다. 결국 미생물이 많으면 질소 고정, 무기물 용해 - 나무가 더 많은 영양분을 흡수- 성장이 이루어져 광합성이 증가 - 뿌리의 삼출량 증가 - 미생물 증가의 선순환이 이루어지게 된다. 예전에는 뿌리에서 삼출물이 생기는 것을 문제가 있는 나무로 생각했을 때도 있었다고 한다.  삼출물에는 타감작용 (한 생물이 다른 생물들의 성장, 생존, 생식에 영향을 주는 하나 이상의 생화학물을 만들어내는 생물학적 현상) 효과가 있는 페놀 복합체가 있어서 나무 자신을 방어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금은 나무뿌리에서 탄소를 기반으로 한 여러 가지의 화학물질을 배출하여 미생물을 모으고 그 미생물들의 관계에 의해 영양분에 나무에 공급된다고 본다.


나무와 나무들 끼리도 균사를 통하여 서로 영양분, 물을 공유한다.


균:박테리아의 비율이 3.68이 되면 일반적인 경우보다 5배 더 탄소가 나무로 흡수된다.


어떻게 비옥한 토양을 만들 수 있을까?

미국의 한 토양 관련 단체의 세미나에서 건강한 토양을 만드는 방법으로 다음의 것들을 들고 있다.

 -상태 교란을 최소화할 것 

-언제나 흙을 맨 땅 상태로 두지 말 것 (cover crop) 

-늘 살아있는 뿌리가 있게 할 것 

-식물의 다양성을 추구할 것 

수확철이 지나 깨끗하게 로터리로 정리된 우리 마을의 밭들과는 달리 경운을 최소화하고 보완 식물을 유지하여 살아있는 뿌리에 미생물을 증식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생각된다. 사과나무가 필요로 하는 곰팡이:박테리아의 비율을 50:1- 100:1까지 유지하면 비옥한 토양이다.  목표는 간단하고 명료하다.  다행히 실행도 어렵지 않다. 이미 잘 알고 있듯이 좋은 퇴비를 시비하면 된다. 그리고 퇴비를 호기발효로 우려낸 퇴비차도 좋다고 하니 퇴비만을 살포하는 것보다 경제적이고 일이 쉽다.

Elain Ingham박사가 운영하는 SoilFoodweb사는 토양 활성화를 위한 지도사 양성코스 4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on-line으로 진행되며 비용은 미화 3,500불 정도 한다. 그 과정 자체가 실행전략이 된다.
1코스 : 토양 생태에 대한 이해
2코스:  퇴비제조
3코스: 퇴비 진액 및 퇴비차 제조
4코스: 현미경을 이용한 토양과 퇴비차의 미생물 파악
 Ingham 박사도 자신의 강의에서 현미경이 비싸지 않고 사용법도 어렵지 않으니 농부들이 직접 배워 시행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나는 위에 한 가지 더 추가하고 싶다.  

5코스 : 바이오 차(Biochar)에 퇴비차 접종하여 살포. 


-퇴비와 퇴비차
좋은 퇴비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아 만드는 것이 제일 좋은데 4년 전 경험에 의하면 돈과 시간이 만만치 않게 든다. 그러나 전체 밭에 퇴비를 주는 대신 퇴비차를 만들어 그것을  밭에 관주 하거나 엽면시비를 한다면 많은 양의 퇴비가 필요치 않다. 그렇다면  Johnson-Su Bioreactor를 이용하여 뒤집을 필요 없는 양질의 퇴비를 생산할 수 있다. 나무 파렛트, 부직포 PVC , 철망과 파이프 6개면 준비할 수 있으니 경비도 많이 들지 않는다. 매일 1분씩 물만 주면 몇 달 후에 완성된다. 박사에 의하면 제조 60 주된 퇴비의 미생물은 20주 때와 비교하면 미생물의 다양성이 10배가 된다고 한다.

퇴비차는 제주대 현해남 교수의 강의를 들은 이래 지난 2년간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퇴비차에 대한 지식이 보강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호주나 미국에서는 파종 전에 씨앗을 퇴비 추출물에 접종시킨다는 것인데 이경우 뿌리의 발달이 대조군과 비교하여 눈에 띄게 왕성했다. 올해 나무 심을 때 묘목의 뿌리 부분을 퇴비차에 담갔다가 심기로 한다.

-Biochar
나무 등의 유기물을 300-600도 정도의 온도에서 저산소로 열분해 된 것으로 1000도 이상의 고온으로 만들어진 숯과 구별된다. 열분해 과정에서 탄소만 남아서 토양에 탄소를 공급하는 효과를 제공한다. 아마존의 비옥한 지역인 Terra Preta (검은흙)가 비료보다 많은 영양분을 함유한 데서 착안하여 2000년 대 초반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퇴비차를 관수할 때나 칼슘, 농약 살포시 첨가하여 사용하였는데 추가로 Biochar를 구입하여 3-4일 퇴비차에 담갔다가(이를 접종이라고 한다) 토양에 공급하면 Biochar 특성상 추가적인 보수력, 보비력 그리고 미생물의 번식처를 공급하는 것이니 더욱 효과적인 토양 개선책이 될 것이다. 바이오차를 접종없이 땅속에 투입하년 강역한 흡입효과로 주위 영양소를 빨아들여 평형을 유지 할 때까지 나무가 고생한다고 한다. 유튜브에는 바이오 차를 만드는 방법이 자세히 나와 있지만  만들어 쓰는 것보다는 제대로 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으로  대략의 시장 조사를 하였다. 숯가마에서 부스러기 숯을 20kg에 15000원 정도로 구입 가능한데 초고온으로 구워지는 숯은 알칼리성으로 pH가 9를 넘는다고 하여 제외하였다. 시중에 몇 개의 제품이 있는데 팰렛형으로 성형된 제품은 Bio- mass가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순수한 나무 조각을 찾으니 농우 제품과 경동개발 제품이 있다. 


이상의 결과를 토대로 다음과 같은 실행계획을  해 본다. 

1. Johnson-su compost bioreactor를 만들어 퇴비차를 자가제조 

2. 퇴비차를 제조하여 관수 및 엽면살포 

3. biochar를 구입하여 퇴비차를 접종하여 살포 

4. 가능하면 현미경을 이용한 퇴비차 분석으로 곰팡이: 박테리아 비율 확인 

5. 이상의 계획을 더욱 확실하고 효율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 작목반원들과 같이 컨설팅 지원사업으로 추진하여  3년간 체계적으로 토양개선 작업 실행.

참고자료:

https://youtu.be/cO2nGHq40Xc

https://youtu.be/x2H60ritjag

https://youtu.be/V4uVKIGBk2s

https://youtu.be/BdPI2DNZl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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