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아이들이 과학을 좋아하면 좋겠다
[20] 쉽게 전달한다는 것
내가 새롭게 배운 것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한다는 것은 엄청난 능력이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듣는 사람을 위해 쉬운 설명으로 전달한다는 것은 상대방을 위한 배려도 함께 존재한다.
대학 4년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이야기들만 했던 것 같지만 4년 중 가장 힘들었던 수업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학교에서 너무 존경하던 학과 교수님이었고, 학생들을 위한 마음을 항상 보여주셔서 학생들의 만족도는 항상 높으셨다. 하지만 지도해주셨던 과목은 "면역학"이었는데... 수업 들었던 당시 나의 나이는 21살.. 아무리 생명과학 공부를 집중적으로 하더라도 모르는 것은 도저히 공부를 해도 모른다. NK세포, B세포, T세포, 항원, 림프구, 주조직 적합 복합체(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MHC), 사이토카인(Cytokine) 등 도저히 이 물질들과 세포가 움직이는 원리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내가 알고 있는 몸을 지키는 세포는 백혈구 뿐이었다. 그런 나에게 면역학은 지독한 암기와의 싸움이었고 암기로 얻어진 성적이었지만 시험이 끝난 이후 내 머리 속에 면역학은 백지가 되었다. 면역학 이후 발생학, 분자생물학을 공부하면서 면역학에서 배울 수 있었던 물질들이 여러번 언급이 되면서 인체와 세포가 몸을 지키기 위해 수 많은 물질(수용체 Receptor or 호르몬Hormone)이 분비되며 항상성을 유지하고 바이러스를 죽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이런 "면역물질 유도"를 이용하여 신약개발과 백신개발에도 사용이 된다는 것이 재미있었지만 이해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투자가 필요했었다.
학원에서 단기 알바로 학생들에게 과학을 가르치는 일을 했다. 학생들은 생명과학 속에서 면역학을 항상성으로 몸을 지키기 위한 세포들의 움직임으로 배운다. 나는 항상 TMI 선생님으로서 시간이 남으면 더 많은 이론을 알려주기도 했었는데 옛날 이야기 해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느낌이었다.
사이토카인은 우리 면역세포가 작동하기 위한 물질인데 우리가 고기냄새를 맡으면 고기 먹고싶다며 그 날 저녁을 고기로 자연스럽게 선택하는 것처럼 사이토카인은 면역세포들이 몸을 지킬 수 있도록 활성화 시켜준다. 하지만 이 말을 했을 때, 학생들은 벙 쪄있었지만 한 학생이...
사이토카인은 사이렌이네!
그 학생의 창의성에 너무 놀랍기도 했지만 사이렌이라는 말에 큰 아이디어를 얻어 T세포는 경찰관, B세포는 응급구조대, NK세포는 특공대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더니 학생들이 너무 쉽게 이해하기 시작했다. 물론 세포와 물질의 이름들이 어렵기는 했지만 역할들을 정확하게 알려줄 수 있었다.
[20-1] 모든 패러다임 버리기
사이토카인은 사이렌으로 비유한 것은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이후 누가 되었던 내가 배웠던 학문들, 공부하고 있는 분야들에 대해서 누구나 이해 할 수 있도록 전달하기 위한 방법을 항상 연구하게 되었다. 특별히 학생들을 많이 만나는 나로서 초, 중, 고, 대 학생별로 이해 할 수 있도록 학년별 수업 연구를 하게 되었다.
나의 방법이 결코 틀렸다고 말할 수 없지만 나의 말 한마디에 큰 영향력을 가지고 온다는 말의 책임과 무게를 알 수 있었다. 면역학을 배우기 위해 열심을 했기 때문에 내가 배운 그대로 똑같이 전달할 필요는 없었다. 나는 나였고, 배우는 사람은 내가 아니었다. 배우는 사람은 나를 통해 새로운 시선을 또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방법과 다른 사람들의 방법들이 모이고 모여서 새로운 영향력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아이들이 과학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영향력을 펼칠 수 있는 세상이 되길 원한다. 아이들이 대학을 가서 다른 전공을 공부하게 되더라도 세상을 움직이기 위해 기술이 어떻게 발전을 하는지, 어떤 기술 연구가 유행을 가지고 오게 되는지, 그 기술력을 통해 사람들의 생각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세상을 읽을 수 있는 지혜로운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세상을 잘 읽어서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궁창의 별과 같이 빛나는 어른이 되어가길 소망한다.
Daniel 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