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상상과 현실 사이에서 꾸는 꿈 2
[34] 양 한 마리만 그려줘
내가 원해서 그린 그림은 세상이 원하지 않는 순간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릴줄 아는 그림이 세상에서, 회사에서, 각 분야에서 요구가 되고 긍정적인 요인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 그 요구하는 것들을 열심히 그리다 보면 어느 순간 나만 그릴줄 아는 그림이 사라지는 것을 느낀다. 나의 다음 세대를 가르치는 삶에서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세상의 악함보다 사람의 아름다움으로 세상이 선해지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들을 통해 생각도 못한 위로들을 받으면서 아직 내가 어려서 찾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찾고자 나의 시간과 주변 사람들의 시간, 환경을 구석구석 살펴보기 시작했다. 언제부터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 모자로만 보이기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뿔이 달려있다면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본질이 아니었음을 왜 느끼지 못했을까? 그리고 상자 속에 있는 내가 원했던 양도 이제는 그려지지 않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의심만이 가득해졌는지 모르겠다.
"양 한 마리만 그려줘."
"코끼리를 삼킨 보아 뱀은 싫어"
"이 양은 양이 아니라 뿔이 있는 염소잖아."
"네가 원하는 양은 이 속에 있어."
세상에 스토리가 없는 사람은 없다. 모두가 각각의 이야기들이 넘쳐나는데 세상의 쓴맛, 단맛, 짠맛, 똥맛을 똑같이 경험했지만 그 과정 속에서 각자가 받아들여지는 정도와 수준이 천차만별이다. 나는 별다른 방법은 없었지만 시간이 약이 되었고, 모두가 경험해야만 하는 어려움이었다면 받아들이기로 결정하는 순간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말하는 과거가 되어 감사한 마음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 훌쩍 커버린 나는 여전히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 아닌 모자로만 생각하게 된 나의 모습을 보면 괜히 울컥하게 되는데, 모르는 게 약이라는 어른들의 말씀이 조금은 이해가 되기 시작되고, 차라리 몰랐으면 하는 세상 일들이 많아진다.
[34-2] 상자를 그리는 사람
상자 속에 내가 원했던 양을 찾고 싶어서 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과정 속에 있었다. 성장의 시간이었을까? 아니면 생각을 전환하게 된 것일까? 상자 속 내가 원했던 양을 찾는 사람이 아닌 상자를 그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 보았다. 그래서 먼저 상자를 그려 나에게 주었는데 내가 원했던 양을 상상하게 되는 시간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 상자를 보는데 때에 맞는 내가 원하는 양을 그려볼 수 있게 되었다. 현실이란 세상 속에서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지만 아름다운 것을 찾고자 과정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각자가 원하는 양을 찾고, 잡으려는 사람들보다 상자를 그려줄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