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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얼굴> : 너라고 다를 것 같아?

[영화리뷰]

by 한은

[1] 현대인을 위한 표현

요즘도 그런 따돌림이 있어?


시대가 변했기 때문에 야만적이고, 잔인한 경쟁과 놀림이 없을 거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시대가 변하면서 사람들의 생각도 자연스럽게 변했을 것이라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 <얼굴>은 주인공 동환(박정민)의 어머니 영희(신현빈)가 40년 지난 백골의 상태로 마주하게 되면서 어머니의 과거를 방송국 PD 지현(김수진)과 함께 파헤치는 이야기로 전개가 된다. 이 과정에서 요즘 사회에서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말투, 행동, 표정으로 영화의 긴장감을 더하게 된다. 동환(박정민)의 표정이 내 표정으로 동기화가 되면서 영화가 시작하면서 끝날 때까지 관람하는 내가 더 불편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무엇보다도 더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들의 말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이마를 탁 치게 된다.

[2] 메시지


연상호 감독의 원작 애니메이션을 먼저 알고 있었고 이후 영화를 소개받았을 때 영화의 색감과 배우들이 각 캐릭터의 표정들을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하고 있었다. 눈앞에 있는 사람을 향해 혐오와 증오, 사람들의 악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너무 잘 보여주어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긴장하면서 볼 수 있었다.


영화의 영어 제목이 <The Ugly>인데 영화를 끝까지 보게 되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동환(박정민)의 어머니는 너무 못생겼다고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동환의 어머니를 스쳐 지나간 모든 인물이 말을 하는데 영화가 끝나기 직전까지 보여주지 않는다. 아버지 영규(권해효)는 시각장애인이기 때문에 어머니의 얼굴을 알지 못한다는 아쉬움 속에서 어머니 얼굴을 찾기 위해 관람자와 동환(박정민)이 일심동체가 된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어머니의 사진이 나오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영규(권해효)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당했던 따돌림, 놀림거리로 항상 분노를 가지고 있었는데 영희를 통해 그 분노가 사라지는 줄 알았지만 영희가 그 분노의 하이라이트를 만들어지는 과정이 요즘 사회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모습이어서 약간의 소름이 있었다. 영규가 "내가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아름다운 것도 못난 걸 구분 못할 줄 아냐?" 이 말부터 굉장한 소름과 충격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영희가 아름답다, 못생겼다 이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고 영규에게 많은 말과 행동으로 착한 척하는 사람들이 정말 못생겼다는 작은 메시지를 보여준다. 그 장면에서 보여주는 젊은 영규(박정민)의 표정 연기가 너무 기가 막히고 소름이 끝나지 않는다.


[3] 총평 : 3.7 / 5.0


영화가 끝날 때까지 마음이 불편했다. 어머니의 사진을 보기 직전까지 나의 생각을 계속 돌아보았다. 편견 없이 생각해야지 했지만 열린 결말로 영화가 마무리되었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나도 영규와 영희를 따돌리는 사람이 아니었는가 생각하게 되었다. 영화가 주는 사회적 교훈이 있어서 나쁘지 않게 와닿았지만 영화의 진행이 갑자기 빨리 끝나버리는 느낌이 있었고, 어머니의 과거를 끝까지 파헤치지 않고 마무리를 한다는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영화의 전반적인 색감과 배경,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조화로웠고, 표정이 중요한 영화였기 때문에 배우들의 표정이 클로즈업되며 느려지는 장면들을 보면서 거울로 나의 표정을 보는 듯했다.


혐오와 증오 밖에 느껴지는 세상 속에서 악을 악으로 갚는 것보다 선으로 사람들을 살필 수 있는 지혜로운 사람들이 세상에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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