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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꿇기 : Eyes on his kingdom

[Essay] 다음 세대와 함께 보좌 앞으로

by 한은

완전한 경상도 사람이기 때문에 승부욕과 자존심은 지독하게 강했다. 한 번쯤은 꼬리를 내려도 괜찮다고 주변에서 말을 하더라도 나 자신에게 용납이 되지 않아서 절대 누구에게도 무릎을 꿇지 않았다. 그냥 쓸모없는 고집만 엄청 강했다. 그랬던 경상도 사람이 충청도로 가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너무 답답하고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을 만났다. 한국 사람이라면 빨리 빨리라는 말을 누가 말했는가? 충청도는 괜찮여 괜찮여가 대부분이었지만 무엇이 괜찮은지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5년 살아보니까 이제야 괜찮은 것이 무엇이 괜찮은지 알게 되더라. 천천히 해도 괜찮다는 것이 빨리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정말 천천히 해도 괜찮다는 것이었다. 천천히 했더니 정말 괜찮은 것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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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배우는 ENFP, 가끔은 INFJ 괴짜 생화학 전공자. 하지만 지금은 교회 아이들 가르치는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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