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아마존 사람들은 이렇게 일합니다
세계의 정세를 공부하다보면 전세계의 대기업들을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별히 중고책 판매부터 시작하여 전세계의 온라인 서비스의 부흥기를 나타내고 있는 아마존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아마존 플랫폼이 왜 성공할 수 있었는가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발견한 것을 적어보고자 한다. 아마존은 가장 기초적이면서 가장 어려운 일을 가장 잘하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에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나도 아마존의 가치를 인정하여 기업의 가치를 투자하고 있지만 기업의 방향성과 비전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선명해지는 기업인 것이 분명하다.
아마존을 이해하기 위해 핵심이 되는 경영철학과 원리가 있는데 총 6가지로 나타낼 수 있다.
- 고객중심 (Customer Obsession)
아마존은 고객을 중심에 두고 역으로(backwards) 사고한다는 원칙이 있는데 이는 고객의 불만, 니즈(needs), 경험에서 출발하여 조직과 제품을 설계한다는 철학이다.
- 장기 관점 (Long-term thinking / Day one spirit)
베조스는 "Day 2는 쇠락이다"라는 표현을 쓰면서, 언제나 스타트업 마인드(초기의 긴장감, 변화 추구)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발명과 단순화(Invent & Simplify)
복잡함을 줄이고 혁신을 지속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아마존은 내부 구조나 절차에서도 가능한 단순화하려는 경향을 강하게 가진다.
- 실행 편향(Bias for Action)
완벽한 정보가 없어도 빠르게 실행하고 배우고 고치는 문화를 중시하고, 속도와 실행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 절약 정신(Frugality)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제약 속에서도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식을 조직 문화로 삼는다.
- 깊이 있는 탐구(Dive Deep), 신뢰 획득(Earn Trust), 소명감(Ownership)
리더들과 구성원 모두가 디테일을 이해하고 책임감을 갖고 일하며, 서로 신뢰를 쌓는 문화를 강조하고 있다.
호시 겐이치의 책은, 저자가 아마존 재팬에서 일하면서 직접 체험한 조직 문화, 리더십, 성과 관리 방침 등 “아마존다운 방식이 일본에서 어떻게 적용되었는가”를 중심으로 풀어내는 것이 글(Text)에서부터 현장감이 느껴진다.
1) ‘절대사고(Absolute Thinking)’의 기준 전환
저자는 “아마존에서 통용되는 ‘상식의 기준’은 내가 일본과 해외 기업에서 경험한 기준과 무척 달랐다”고 말하는데 일본 기업의 일반적인 상식(예: 과도한 검토, 계층적 승인 절차 등)과 대비되는 아마존식 사고가 강조된다. 이는 일본 내 기업 문화는 보수적이고 절차 중심이 강한 편이기 때문에 아마존은 그 기준을 바꾸는 방식으로 조직 구성원들에게 “새 기준”을 설득하고 내부화시켜 나갔다. 즉, 일본 사람들의 ‘상식’을 바꾸는 과정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2) 숫자 중심 평가와 성과 관리
책에서는 아마존이 “숫자로 보는 아마존”이라는 장을 두고, 지표 중심 사고와 정량적 관리 방식을 강조한다.성과, 목표, KPI 등이 명확하게 설정되고 측정되는 구조가 자주 언급되는데 일본 기업 문화에선 감(感), 분위기 또는 암묵적 동의가 중요시되는 경우가 많지만, 아마존 재팬은 명확한 수치를 기반으로 한 평가 체계를 도입함으로써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저항 감을 줄였을 것이다.
3) ‘언제나 첫날(Day 1)’ 정신의 유지
책의 목차에도 “still Day One : ‘언제나 첫날’ 정신” 장이 있고, 아마존의 혁신적 태도와 긴장감을 유지하는 문화를 자주 언급한다. 일본 조직은 안정성, 장기 계획, 예측 가능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와 반대로 아마존 재팬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개혁하고 실험하는 문화를 조직 내부에 심는 전략을 썼을 것으로 추측이 된다.
4) 인재 육성과 내부 이동 / 멘토링 체계
책에서 저자는 입사 초기의 30일, 60일, 90일 단위의 마일스톤 목표 설정, 멘토와의 커뮤니케이션 등을 강조한다. 또한 “아마조니언이 일하는 기준”이라는 장에서는 조직 내 기대되는 역량 기준과 육성 방식에 대해서 다루기 때문에 아마존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 일본 기업 문화에서는 통상 같은 직무를 오래 수행하거나 연공서열 중심 이동이 많지만, 아마존 재팬은 내부 이동, 역량 중심 승진, 멘토링 등을 통해 조직 유연성과 역동성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것이 일본 직원들에게 “승진의 길, 도전의 경로”를 제시하는 방식이 되었을 것이다.
5. 일본 시장 특성 대응 전략 / 경쟁사 차별화
책은 라쿠텐(Rakuten)과의 경쟁 구조 분석이 들어 있다. 일본 온라인 유통 시장에서 기존 강자인 라쿠텐과 아마존이 어떻게 차별화했는지 비교 분석이 언급되며, 일본 내 규제, 유통 채널 구조, 소비자 믿음 요소 등이 고려된 전략적 어프로치가 설명된다. 아마존 재팬이 일본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정착하기 위해선 단순히 미국식 모델을 그대로 복제하는 게 아니라, 일본의 유통 관습, 소비자 습관, 규제 환경 등에 맞춘 ‘현지화 전략’을 펼쳐야 했을 것이다. 예컨대 ‘프라임 서비스’, 빠른 배송, 반품 정책, 로지스틱스 인프라 구축 등이 일본 고객의 기대 수준에 맞게 조정되었을 것이 크다.
아마존 재팬의 성공은 단순히 글로벌 대기업이 일본 시장에 진입해 우위를 점한 결과라기보다는, 제프 베조스의 경영철학이 현지 문화와의 긴장 속에서 재해석되고 조정된 과정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베조스가 강조한 “고객 중심(Customer Obsession)”과 “언제나 첫날(Day 1)” 정신은 본래 미국식 기업 환경에서 혁신과 속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었지만, 일본에 들어온 순간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었다. 일본 소비자들은 전통적으로 신뢰와 품질을 중시하며, 기업 조직은 장기적 안정과 절차적 합의를 강조해왔다. 이러한 문화적 맥락 속에서 아마존은 단순히 자사의 철학을 강요하기보다, 일본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과 습관을 이해하고 이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해 나갔다.
특히, 호시 겐이치가 소개하는 사례에서 보듯 아마존은 **절대사고(기존 상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기준 설정)**와 수치 기반 성과 관리를 통해 일본 기업 문화의 모호성과 관습적 의사결정을 대체했다. 동시에, 인재 육성 체계와 내부 이동성은 연공서열에 익숙한 일본 직장인들에게 새로운 성장의 길을 열어 주었다. 또한, 라쿠텐과의 경쟁 속에서 보여준 현지화 전략은 단순히 글로벌 표준을 들여오는 것을 넘어, 일본 고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아마존다운 가치’를 재구성하는 과정이었다. 이는 베조스가 말한 “고객 집착”의 철학이 일본 시장에서 어떻게 실질적으로 구현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결국 아마존 재팬의 사례는 글로벌 기업이 다른 문화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확장이 아니라 **문화적 번역(cultural translation)**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베조스의 경영 원리와 일본 사회의 전통적 규범은 처음에는 충돌했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균형점이 만들어졌다. 이것은 아마존만의 승리가 아니라, 글로벌 경영 철학과 로컬 문화가 만나 상호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아마존 재팬은 단순한 일본 지사의 성공을 넘어, 글로벌 경영이 각 지역의 문화적 맥락을 어떻게 수용하고 변형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이해될 수 있다. 앞으로도 다국적 기업이 세계 곳곳에서 정착하려면, 아마존처럼 철학의 일관성을 유지하되 문화적 수용성을 확보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