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유현준의 <공간인간> : 공간의 가치

[책 리뷰]

by 한은

[1] 공간의 성장

공간에서 어떤 가치를 만들어 갈 것인지 고민하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기대감을 불러온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지만 건물이 주는 공간에서의 가치 창출은 마치 도면에 스케치하는 느낌이 있다. 꼭 돈이 모여야만 가구를 사는 것이 아닌 그 공간 속에 나의 시간과 삶, 그리고 "나의 공간"으로 가치를 만들어 가는 과정 속에 가구는 구매하지 않았지만 이미 그 공간에서 존재하고 있다. 바로 꿈을 꾸는 것이다. 책의 저자는 건물이 아니더라도 세상이라는 공간에서 어떤 가치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될 것인가 라는 근본적인 삶의 질문을 하는 것 같다.

선대들의 연대

건축물 하나가 완성이 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의견 일치가 있어야 하고, 공동된 가치관이 만들어질 때 하나의 건물이 완성된다. 건물은 1층이 있어야만 2층이 있고, 2층이 있어야만 3층이 있을 수 있는 절대적 필요에 의해 층을 쌓아갈 수 있다. 유현준 교수는 건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에 자주 비유를 하는데 사람이 성장하는 과정, 공동체가 원팀(one team)을 이루어 가는 과정 속에서 선배 세대들의 기초를 두고 쌓아가야 한다는 인터뷰를 했었다.

과거와 현대의 건물 모양이 많은 변화가 이루어졌지만 건물 안에서 꿈을 꾸고 비전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가치는 같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동굴에서 벽화를 그리는 것부터 "기록"을 통한 동굴 밖이라는 공간에서 어떤 가치를 만들어 왔는가로부터 "공간"이 주는 창의성과 호기심을 자극하게 만들어준다. 공간을 통한 인류의 조직화를 통해 건축물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은 "시선"이다. 왜 로마의 원형 경기장이 둥글 원의 모양을 가져야만 했는가, 직선의 기둥이 가장 튼튼할 줄 알았지만 타원, 혹은 곡선으로 이루어진 기둥이 더 튼튼히 무게를 버틸 수 있었는가 고민하며 책을 보면 꽤나 흥미로운 저자의 시선을 발견하게 된다.


[2] 인류라는 가장 섬세한 건축물

"공간"이라는 단어가 새롭게 와닿기 시작했다. 건축물에 대한 공간과 세상이라는 공간을 먼저 설명하면서 사회라는 공간을 보여주고 있는데 사회라는 공간을 집중하면 할수록 "사람"이라는 공간을 더 보게 된다. 사람의 내면적인 정신적 공간, 육안으로 보이는 신체적인 공간 등 인체 내에서 수많은 화학적 메커니즘들과 반응들을 통해 사람은 키가 크기고 하고, 생각이 깊어지기도 하며 성숙과 성장의 과정을 가지게 된다. 성장이라는 말이 단순히 키와 외모가 변하는 것을 뛰어넘어 어린아이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 수많은 감정과 생각들의 충돌을 통해 얻어지는 것처럼 사람이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가치들은 하나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한 사람의 가치가 만들어지는 과정 속에서 어떤 사람이 되는가는 환경에 따라 영향을 가지게 되지만 그 공간의 가치를 통해 또 다른 공간에서 영향을 펼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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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가치의 성장

어떤 건물을 만들어 갈 것인가? 사회적, 시대적인 환경에 순응해서 그 시대에 걸맞은 사람이 되어 갈 것인가? 아니면 시대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인가? <공간인간>은 사회적, 시대적인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건축물들을 통해 사람들의 생각과 시대의 흐름을 느낄 수 있게 도와준다. 시대를 순응하여 시대에 맞는 건축물들이 많다. 하지만 순응하게 되는 순간 걱정이 많아진다. 그리고 모양이 너무 재미없이 똑같은 모습을 보이게 된다. 하지만 "나"라는 건물을 시대에 순응하지 않고 시대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었을 때, 분명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뉴욕의 건물들은 공중권이라는 땅에 닿지 않는 용적률을 구매하여 높은 건물을 건축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공중권을 사서 높은 건물을 짓게 되면 시선이 만들어주는 공간을 누릴 수 있게 되는데 공중이라는 공간이 사람에게 이런 영향을 가져줄지 누가 알았겠는가?


공간을 지혜롭게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소망한다. 그리고 공간을 지혜롭게 확장시켜 가는 옳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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