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290등이 알려주는 중등 수학
[2] 너무 큰 숫자
학부 전공 실험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계속 만져보는 실험이 대부분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단백질을 섞기도 하고 특정(specific) DNA를 발현(expression)하기도 한다. 마이크로미터(μm) 단위 정도로 작은 크기의 단백질을 만지는 중에 인체 내에서 이렇게 작은 단위의 단백질(Hormone or Receptor), 세포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하지만 더 신기한 것은 마이크로미터보다 더 작은 단위의 세상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었고, 그 작은 단위의 세상 속에서도 질서가 존재했다.
우리가 흔히 찾을 수 있는 숫자, 즉 자연수는 1, 2, 3, 4, 5... 등 크기가 작아 보이지만 미세하게 숫자들을 자르다 보면 크기가 큰 숫자였다. 1과 2 사이에도 얼마나 많은 숫자들이 존재하는가? 1과 2 사이를 10개씩 자를 수 있고, 100개씩 자를 수 있고, 1000개씩, 무한히 자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어렸을 때 숫자의 크기를 가늠할 수 없었는데 왜 선생님들은 1과 2 사이에도 수많은 숫자들이 존재한다는 말을 하시지 않았을까 아쉬운 마음이 크다. 아니면 분명하셨는데 그때의 나는 공부를 하고 싶지 않아서 들리지 않았을 수 있다.
중학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수학 공부는 곱해진 숫자를 많이 접해야 하는 것이다.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 등 여러 방법의 계산으로 숫자를 표현할 수 있지만 가장 작은 소수의 단위로 잘라서 어떤 숫자들이 더해져 있는지 알아야 한다. 5라는 숫자를 1+4, 2+3, 0.5+4.5... 등 많은 방법으로 5라는 숫자를 만들 수 있지만 숫자의 크기가 더 커지면 그 숫자를 표현하는 방법이 무한히 존재한다. 그래서 빠르게 그 숫자가 어떤 소수들로 만들어졌는가 알기 위해 곱하기로 숫자의 계산 범위를 좁혀야 하고, 빠르게 숫자를 분해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중등 수학은 곱셈과 나눗셈의 연속이다.
중학교에서 수학이 어려워지는 이유 중 첫 번째는 용어가 익숙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용어들이 한자에서 가지고 왔기 때문에 특히나 입에 잘 붙지 않는다. 무작정 소인수분해의 의미로 외우기보다는 글자 단위로 잘라서 어떤 의미가 있을지 고민하는 것도 숨겨진 이스터에그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소인수분해라는 단어가 영어로 무엇인가 찾아보고 그 영단어로 사용하는 것도 추천한다.
[3] 몇 번 곱해진 거야?
중학교 1학년 때는 곱해진 숫자를 괄호 안에 넣어서 나눠주기도 했고, 숫자의 위치를 바꾸기도 했다. 2학년과 3학년으로 가면 나눠준 숫자로 인해 곱해진 숫자들이 많아지고 크기도 커지는데 몇 번 곱해졌는가, 그리고 몇 번 더해졌는가를 알아보는 문제들이 많이 보인다. 지수를 이용한 숫자의 비율을 줄이는 방법이 아주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아무리 큰 숫자라 하더라도 소인수분해를 통해 같은 숫자이지만 비율이 줄어들어 쉽게 계산할 수 있게 된다. 이후 지수법칙들을 배우게 되면 아무리 큰 숫자라 하더라도 계산이 빨라지는 것이다. 문자와 식을 들어가게 되면 같은 항끼리 계산해야 하는 과정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몇 번 곱해졌는가, 몇 번 더해졌는가, 큰 숫자를 어떻게 분해할 수 있는가를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나는 학생 때 왜 무작정 숫자를 분해만 했었는지 모르겠다. 주변에 한 명이라도 아무리 큰 숫자라 하더라도 빠르게 계산하기 위해 분해하는 것이란 말을 해줬더라면 수학을 조금 더 열심히 했을 것이다. 학부 시절 너무 작은 단위의 숫자들을 계산하는 것에 머리가 아팠는데 눈에 보이지도 않는 단백질을 보며 에너지(=힘)와 크기를 계산하면서 소인수분해를 깨달았다. 눈에 보이지 않던 물리적 힘이 가해졌을 때 우리 몸이 받아들이는 충격이 어느 정도일 때 아픈가, 아프지 않은가를 계산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충격량이 계산이 되기도 했다. 약을 먹은 이후 우리 몸에서 약을 분해할 때 어느 정도의 에너지가 필요하고 약을 통해 어떤 단백질과 수용체들이 움직여서 몸이 회복되는가에 관여하는 단백질과 수용체들의 크기도 알아가는 첫 개념이 큰 숫자와 작은 숫자의 구분이었고, 그 숫자들의 크기를 알기 위한 방법 중에 소인수분해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