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어떻게 먹는거에요?

[Essay] 과학 쌤이 알려주는 인문학

by 한은

step by step

짧게 번역하는 일을 했었는데 당시 같이 일하던 사람들을 통해 서울에 정말 맛있다는 식당들은 열심히 찾아갔었다. 정말 맛있다고 말하는 식당들이지만 정작 시골쥐였던 나는 배를 채우기에 급했고 정말 "맛있게" 먹는 방법을 몰랐다. 허기를 참고 음식의 설명을 통해 천천히 음미하는 방법을 배워보는데 좋은 재료와 좋은 서비스, 먹는 순서와 음식의 주제, 그리고 음식을 먹으면서 만들어지는 스토리는 배를 채우는 그 이상이었다. 음식을 배부른 것 그 이상으로 정말 즐기면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래서 사람들의 소식들이 들리는 곳마다 한번 찾아가보는데 처음 경험하는 음식 같은 경우 접시를 가지고 와주신 분, 혹은 음식을 만들어준 분에게 어떻게 먹어야 맛있게 먹을 수 있냐고 꼭 물어본다.

새로운 것이 생겼다면 항상 찾아가보기도 하고, 혹시나 놓친 것이 있다면 박람회 시즌을 맞춰서 새로운 것을 경험하러 가는 편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생명공학 분야와 의료기기 분야에 새로운 것을 확인하기 위해 새로운 논문들을 읽어볼 뿐만 아니라 현장에 직접 가서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이메일을 통해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기도 한다. 좋아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관심이 있는 것도 있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사람들의 생각이 어디있는지 궁금하기 때문에 공부를 꾸준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근은 "공간 가치"라는 말이 호기심을 자극하여서 건축에 대한 공부도 했었다. 인체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가치들만 다루었던 나로서 건물이라는 공간, 장소라는 공간에서 만들어지는 가치가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빠르게 변화가 이루어지는 현대 사회에서 매일, 매순간이 새로운 것들의 연속이다. 빠르게 변하여 생기는 새로운 분야들마다 육각형의 인제를 찾는 사회이다. 누구에게는 새로운 것이고, 경험해보지 못한 것인데 경험하지 못한 것이 언제부터인가 이상하다는 시선을 받게 된다. 다른 사람들보다 느리다는 자책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너무 빠른 사회여서 자신만의 동굴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너무 많은 정보들이 있고, 그 정보들을 모두 알아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새로운 모든 정보를 아는 것은 힘들고 한계가 있다는 것이 더욱 사실이다. 사람들이 말하는 것들, 사회가 말하는 것들, "당연히"라는 말 속에 숨은 거짓 습관에 이끌려서는 절대 안된다.


인문학 소양을 갖췄다는 것은 단순히 지적(知的, intelligent)이다고 할 수 없다. 사람들의 많은 말들 속에서도 자신이 굳힌 철학을 말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만의 철학, 소견은 단번에, 짧은 시간만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간이 많이 쌓여야 하고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충분한 정보를 받아들이고 적은 정보로도 충분한 시간을 만들 수 있도록 인문학 공부가 도와준다. 왜 기업의 CEO들이 인문학을 겸비한 경제 공부를 하겠는가? 이어 받은 기업이던, 새롭게 만들어가는 기업이던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가치를 만들기 위한 본인만의 철학으로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기 위함이다. 정말 신기한 것은 경제 공부를 하게 되면 사람을 먼저 공부하게 된다. 사람들의 생각이 어디로 움직이고 있으며, 돈이 어떠한 가치를 만들어 가는가, 그 돈으로 또 다른 가치를 어떻게 준비하는가 등 세상의 흐름을 알기 위해 사람을 먼저 배우게 된다.


차근차근, 하나 하나씩 가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고전문학, 인문학 서적들을 충분히 읽어서 지난 과거의 역사 속에 있었던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미래를 만들어갔는지 이전 역사를 공부할 필요가 있다. 과거나 현재나 크게 변한 것이 없다. 다만 기술의 수준이 확연히 다르지만 각 시대마다 있었던 어려운 상황과 환경 속에 있었던 사람들은 변함이 없다. 인문학은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보는 것이다. 사람들을 잘 들여다보아서 어디를 향해 움직이고 있으며, 어디를 향해 가고 있으며, 무엇을 위해 삶을 살아내는지 잘 살펴보면 내가 가야하는 길이 분명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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