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 수학의 끝판 왕 : 좌표평면과 입체

[Essay] 290등이 알려주는 중등 수학

by 한은

[6] 수학의 하이라이트

수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결과 값만을 보고 달려가지 않는다. 다시 말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을 배우지만 언제부터인가 답을 찾는 과정이라 오해하고 있다. 수학은 우리 눈으로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어떠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메커니즘(mechanism)을 탐구하는 학문에 더 가깝다.

중등 수학을 배우고 고등 수학으로 넘어갈 때, 많은 학생들이 숫자를 적어야 하는데 그림을 그리고, 이상한 기호를 적어가는 것이 이해되지 않아서 수포(수학 포기) 자가 되어버린다. 분명 중학교 수학은 이해했던 아이들도 제곱근, 루트를 기점으로 수학을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사실은 어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도 있고, 흥미를 잃어서 이해하기 싫어지는 순간으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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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표평면의 기본 개념

이 그림은 진짜 수학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좌표평면을 통해 우리가 수직선에서 찾았던 숫자들을 모아서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한다. 점을 찍어서 숫자의 위치와 범위에 대해서 찾아왔던 중등 수학이라면 고등학교 가기 전 수직선을 X축과 Y축으로 2개로 숫자들의 집합을 배우게 된다. 더 쉽게 말하자면, 우리가 배웠던 방정식들을 그림으로 그려보는 연습을 중등수학에서 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찾은 숫자들의 위치와 범위들을 과연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지 배우는 과정이다. 좌표평면이 가장 중요하다. 고등학교 수학은 숫자를 그림으로만 그리기 때문에 좌표평면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방학을 가져야 한다.


수직선이 존재하는데 왜 굳이 평면과 입체로 숫자와 도형을 표현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그 답은 우리가 평면이 아닌 3차원인 입체의 세상 속에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너무 명확하다. 3차원으로 숫자와 도형을 표현해야 하는 고등학교 2, 3학년 수학은 너무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더 재미있다. 세상을 수학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과 눈에 보이는 일상을 숫자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나름의 흥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의 앞모습을 보더라도 앞의 X좌표와 Y좌표를 그려 볼 수 있고, 그리고 뒤도 동일하게 X, Y좌표를 그릴 수 있다. 심지어 좌, 우의 모습을 보더라도 X, Y의 좌표를 그려보면 우리의 전체적인 모습을 숫자(혹은 점)들의 집합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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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시절 유기화학을 공부하면서 화학 구조의 그림만 그리는 1년이 있었다. 그림만 그리면서 공부에 회의감을 느끼기도 했었지만 입체 모양이 같아 보여도 앞에 결합이 되어있는가, 뒤에 결합이 되어있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물질이 된다. 유기화학을 이해는 첫걸음이 "입체" 혹은 "공간"이다. 그래도 유기화학은 탄소 결합을 기본적으로 가지면서 기본적인 결합 모양이 있는 상태가 있기 때문에 수학만큼 어려움이 없지만 유기화학의 기본 개념이 "입체"라는 것이다. 유기화학을 공부하면서 입체라는 개념을 배워갈 수 있지만 기본적인 "공간"에 대한 개념을 알고 있어야만 입체적인 에너지 움직임을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대학에 와서 기하학을 다시 복습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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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수학 교육의 방법이 틀렸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다만 환경이 학생들을 서로 경쟁하는 구조로 만들고 있지 않은지 걱정이다. "잘 살려면", "성공하려면", "돈 많이 벌려면"이라 말하는 우리 어른들의 오지랖이 넓은 걱정으로 인해 우리의 다음 세대를 망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돌아본다. 학생 때 하지 못했다는 후회를 우리의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다음 세대를 믿어줄 수 있는 신뢰를 보여주어야 한다. 우리의 다음 세대를 믿어주는 모습을 통해 우리의 다음 세대는 그들의 다음 세대를 믿어줄 수 있는 신뢰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지금 당장 답을 찾지 못하더라도 우리의 후대가 풀어줄 것이라는 믿음을 통해 기성세대는 발판이 되어주어야 하는데 사공이 너무 많아져서 바다가 아닌 산으로 가고 있는 다음 세대일지 모른다.


수학은 과정을 세워가는 것을 배우는 것인데 "그래서 답이 무엇이냐" 말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을 만나면 나도 어느 순간 답만 알려주는 어른이 되어있다. 나는 내 삶에 주어진 시간을 살아가는데 정답도 있고, 정답이 아닌 것도 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나의 삶이라면 우리의 다음 세대에게도 그들의 삶이 있다. 우리 어른들은 지침서가 되어주어야 하는데 정답지로 살아왔다. 그래서 아마 수학은 언제부터인가 공부를 잘하는 학생과 공부를 못하는 학생으로 판단할 수 있는 도구로 변질되었다. 판단하는 수학이 아닌 세상을 옳은 것으로 분별할 수 있는 지혜로운 학생들, 그런 다음 세대가 사회에 더욱 많아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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