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한은 Jan 08. 2024

사실 쌤도 과학이 어려워.

[Essay]

 대학생 때부터 꾸준하게 중,고등학생을 가르쳤었다. 학생들이 좋은 선생님을 만난 것이 아닌 선생이 좋은 학생들을 만났었다. 어떻게 보면 과외를 날로 먹은게 아닌가 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학생들을 만났고 하나를 가르치면 100개를 알아서 잘해주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재미있었다.


 2020년, 나는 대안학교를 준비하고자 하는 교회 동료들과 교회에서 초등학생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일이 처음이라 어떻게 수업을 준비해야 하는지.. 너무 어려운 숙제였다. 정말 어려웠다...ㅋㅋㅋㅋ 지금 다시 시간을 돌아보면 어떻게 가르쳐왔는지 너무 신기하다.

 어떤 과학실험을 보여줄지 설레이는 마음은 반, 어떻게 이해 시켜야 할까 걱정하는 마음 반으로 첫 수업을 준비했다. "아니? 굳이 과학적인 설명이 없어도 괜찮은거 아닌가?" 라는 생각에 장엄하게 준비하던 수업을 내려놓고 어렸을 때 너무 신기해서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복음 실험"을 준비했다. 비커 3개를 준비하고 물, 락스, 물에 희석한 요오드를 각 비커에 부어서 예수님이 어떻게 우리 죄를 용서하셨는지 보여주는 실험이다. 딱히 실험이라고 느껴지지 않고 하나의 쇼(show)라고 아이들이 생각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꽤나 성공적이었다. 아이들이 신기하다고 소리지를 때 너무 큰 희열을 느낄 수 있었다..ㅋㅋㅋㅋㅋ 그리고 아이들이 너무 귀여워서 더 재미있고 의미있는 수업을 준비하고 싶어졌다.

 중.고등학생들을 가르칠 때는 나의 방법보다 각자의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지도를 했었지만 초등학생은 있는 그대로의 수업의 내용을 받아드리는 것을 보면서 울컥하기도 했다. 내가 언제 이렇게 때가 묻은 사람이 되었을까? 나도 나름대로 순수하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아이들은 정말 하얗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예쁘고 귀여웠다. 어떤 마음이었는지 모르지만 갑자기 부성애가 오르는 감정이 올라왔다.

더 잘 가르쳐주고 싶고 더 배우고싶다.


2020년 드림스쿨 첫 수업 과학실험 때 실험복 입기

얘들아 쌤은 너희들이 과학자가 아니더라도 지혜로운 사람으로 성장하길 날마다 기도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