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함께하는 삶에 대하여...

두바이에 사는 댕댕이 신번개

번개를 입양하게 된 지 2년 하고 9개월이 되었다. 번개를 두바이에서 분양받은 것인지 아니면 한국에서 분양받아 데려왔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간혹 있는데 번개는 이곳 아랍에미리트 7개의 토후국 중 하나인 '라스알카이마'라는 지역에서 태어났으며 '아즈만'이라는 지역에 사는 파키스탄 가족이 분양받아 키우던 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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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2020년 5월 코로나가 한창이던 때 번개(당시 마일로)를 키우던  파키스탄 가족은 번개를 키우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새로운 가정에 보내기를 희망하였고 번개의 상황을 커뮤니티 글에서 본 후 신랑과 상의 끝에 입양을 결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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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번개를 만나러 갔을 때 경계심이 워낙 심하고 겁이 너무 많은데 그 겁을 공격으로 표출을 하는 아이였다. 어릴 때부터 반려동물을 많이 키워본 경험이 있는 나와는 달리 신랑은 인생 첫 반려동물이라 사나운 번개를 우리 집에 잘 데려갈 수 있을까.. 앞으로 잘 지낼 수 있을까.. 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다고 이야기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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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새끼 때부터 분양을 받아 하나하나 훈련시키면 참 좋았을 테지만 모든 걸 다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번개를 사회성을 기를 수 있게 해 주자 라는 생각에 두바이 내 여러 펫스쿨을 알아보았다. 현지 펫스쿨은 대부분 중성화를 하였는지에 따라갈 수 있는 곳과 없는 곳이 나뉘어 있었다. 번개는 중성화를 하지 않았기에 다닐 수 있는 펫스쿨 옵션이 많지 않았으나 그래도 그중에서 피드백이 좋은 세 군데를 컨택하여 어세스먼트를 받고 현재까지도 한 달에 두세 번 정도는 데이케어 서비스를 받고 있다. 물론 이렇게 번개에게 잘 맞는 곳을 찾기까지는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번개가 설사병이 걸려 온 적도 있고 얼굴과 귀에 흉터가 생겨 온 날도 있었다. 그럴 때는 얼마나 속상했던지 장문에 메시지를 펫스쿨에 보내어 따진 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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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댕이를 키우는 주변 지인들의 조언으로 현지 트레이너와의 상담을 신청하였다. 사실 트레이닝 교육을 받으면 번개의 공격성이 좀 덜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트레이닝을 신청한 것이었는데 어마어마했던 상담 비용 대비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하였으며 '개훌륭'과 '세나개' 같은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비슷한 방법으로 훈련도 해 보았으나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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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성화 수술 후 트레이닝을 받는 걸 추천한 트레이너들도 있었으나 우리 부부의 생각은 좀 달랐던 것 같다. 아직도 중성화 수술을 시키는 게 나은 건가에 대해서는 신랑과도 자주 이야기 나누고 있으나 어떤 게 번개한테 더 나은 것인지는 좀 더 고민을 해 봐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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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의 공격성을 어떻게 하면 나아지게 할 수 있는지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가장 많이 고민하였고 그만큼 훈련시키는 것 또한 쉽지 않아 많이 속상해했었다. 그래도 시간이 차츰 지나고 번개가 펫스쿨을 열심히 다닌 효과가 있어서 인지 이제는 낯선 사람들을 자주 접촉 할 수 있는 반려견 동반 가능 호텔,  레스토랑,  그리고 카페도 자주 데리고 다닌다. 또한,  두바이에 반려견과 함께 할 수 있는 하이킹,  사막 트래킹,  카야킹,  마라톤 행사 등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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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최근 들어 오랜만에 만난 지인분들과 주변 친구들에게서 번개에 대한 좋은 피드백을 많이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번개가 예전과는 다르게 많이 의젓 해지고 낯선 사람들 속에서도 짖음 정도가 덜하고 경계심도 많이 줄긴 하였다. 어떻게 훈련을 시켰냐고 물어보시는데 우리가 무언가를 시키기보단 시간이 지남에 따라 특정 행동을 했을 때 우리의 반응이 달라지는 것을 느끼고 우리가 좋아하는 행동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우리 부부도 번개가 원하는 것은 잘 캐치하는 댕부모가 되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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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우리 가족 셋이 오손도손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아야겠다. 이 세상에 나쁜 개는 정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