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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언 Mar 13. 2020

아이의 예민한 감각 다루기, 감각통합

너무 중요한 감각통합 알면 달라져요

21개월 때 첫째는 촛불 등 움직이는 빛을 무서워했다. 햇빛을 괴로워하기도 했다. 자동차 소리를 들으면 울면서 엄마에게 달려들었다. 큰 목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랐다. 오감이 모두 예민하고 눈치까지 합친다면 식스센스가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어떻게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아기의 감각과 그 발달과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다 이를 이론화한 '감각통합'에 대해 알게 되었다. 혹시 나처럼 관련 정보가 필요한 분들이 있을까 하여 밤잠 설치며 공부한 내용을 적어본다.


감각 발달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 sensory issue 라 하여 미국에서는 일반적이고 전문화된 분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감각통합이 많이 알려지지 않아 이에 관한 문제를 발달 지연 아동이나 자폐 등의 장애 아동에게만 국한시키는 것 같아 아쉽다. 감각통합 이론을 만든 에어리스 박사는 말한다.


 감각 통합에 문제를 겪는 아동 중에는 지능이 정상이거나 평균 이상인 아이가 많다. ... 아동은 종종 고르게 발달하지 못한다. ... 아동은 추리 문제나 지적 문제보다는 운동 계획을 세우는데 훨씬 더 어려움을 겪는다.


오히려 평범하거나 똑똑한 듯 느껴지는 아이들이 이런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다한다. 오은영 박사의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에서 예민하여 잠을 잘 못 자는 아이는 흔들 놀이를 많이 해주라고 하는 부분이 있다. 이 또한 감각 통합에 관련한 것.


... 잘 못 자는 아이는... 어느 정도 커서도 그런다면, 전정 감각, 고유감각을 발달시켜 주는 방법을 적용해 줘야 한다. 평형감각이라고도 하는 전정, 고유감각을 키워 주면 예민하게 느껴지는 각성 수준을 둔하게 느끼게 해 주고 다양한 감각 간에 균형을 맞춰 준다.


신생아 시기에 잘 못 자는 아이는 안아 재워 주라고 한다. 이런 아이는 두살지나서도 함께 자는 게 좋다. 평형감각이 발달하면 다양한 감각이 진정이 된다.  여러 가지 흔들 놀이가 좋다. 이처럼 감각통합기질적으로 예민한 아이들에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에이리스 박사가 얘기하는 감각통합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 특징은 이러하다.


뇌에서 감각통합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이 생긴다. 그러나 이 아동들은 일반적으로 모든 면에서 정상인처럼 보이며 지능은 종종 평균이나 그 이상을 보이고 있다.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왜 아이가 그렇게 말썽을 부릴까?" "왜 그렇게도 잘 우는 것일까?" "왜 그렇게도 고집을 부릴까?" 감각 통합 훈련을 받은 전문치료가나 물리 치료자는 바로 이러한 의문에 해답을 줄 수 있다. 오늘날 과잉 활동장애(hyperactivity)는 감각 통합 결핍에 그 원인이 많다. 이러한 아동은 간혹 빛이나 소음 때문에 초조해지고 행동이 산만해진다. 전정 기관에 문제가 있으면 언어를 습득하는 데 있어서 정상적이라 하더라도 말은 늦된다. ... 아동은 정확하게 자신의 혀가 어디에 있는지, 입술은 어떻게 닿고 있는지를 잘 느끼지 못한다.


내 아이의 감각이 과민하여 환경 적응이 오래 걸리는가? 혹은 쉬지 않고 감각 추구를 하는가? 삶의 크고 작은 과제들에 시행착오를 겪는가? 그렇다면 감각통합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언어-학습 지연, 난독증, 과잉행동 등도 감각통합과 관련이 있다 한다.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아이를 질책하기 이전에 감각통합과 연결시켜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조금 더 자세히 들어가 보자.





감각통합이란?


감각통합은 미국의 작업치료사이며 심리학자인 에이리스 박사(Dr. Ayres )가 발전시킨 이론으로, 감각들을 사용하기 위하여 조직화하는 것이다. 감각통합이란 숨 쉬는 것과 같이 어떤 생각 없이 일어나는 뇌의 무의식적인 처리과정이다. 감각들에 의해 감지된 맛, 보기, 듣기, 접촉, 냄새, 움직임, 중력 등 정보를 조직화하는 것이다.  선생님의 말을 들으며 바깥의 교통 소음을 무시하는 등, 많은 정보 가운데 무엇에 집중할지 선택하는 것이다. 학습된 배움과 사회적인 행동을 위한 잠재된 기초이다.


감각통합이론을 발전시킨 Dr. Ayres




간단히 말해 시각, 촉각, 청각 등의 감각을 잘~ 사용하는 것이 감각 통합이다. 땅에 떨어진 사과를 집어 먹을 때를 예로 들어본다.


사과를 보고 시각

알맞은 자세로 몸을 지탱하고 서서  전정(평형)감각

팔을 내밀어 사과를 집어  고유수용성(근육운동)감각

사과 냄새를 맡고  후각

사과에 뭐가 묻었는지 손으로 만져보며  촉각

사과를 맛본다  미각


이렇게 사과 하나를 먹을 때도 여러 감각을 사용하게 된다. 이 감각들을 성공적으로 조직하여 사과를 잘 집어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감각통합인 것. 감각 통합은 자궁에서부터 시작되어 약 7세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약 7세 이전까지의 뇌는 기본적으로 감각 정보 처리 기계이다. 그러기 때문에 생후 7년간을 감각 - 운동 발달 시기라고 부르는 것이다. ... 뇌의 정신적, 사회적 기능은 감각-운동 과정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 움직이고, 말하고, 놀이할 때 일어나는 감각 통합은 읽기, 쓰기, 바른 행동에 필요한 좀 더 복잡한 감각통합의 기초가 된다. 감각-운동 과정이 생후 7년 동안에 잘 조직되면 이후에도 계속하여 정신적, 사회적 기능이 보다 쉽게 학습된다.


잡고 기고 걷고 뛰는 등 그저 본능에 따라서 행하던 모든 일들이 아이의 감각통합 과정이다. 이렇게 약 7세까지 통합되고 이는 이후의 정신적 사회적 기능의 기초가 된다고 한다.


이렇게 중요하면, 아이의 감각통합을 돕기 위한 방법은 무까? 사실 답은 너무 간단하다. 대부분의 경우는 시간이 해결해준다. 두 돌~ 세돌 정도 지나면 경험이 쌓이고 조절 능력이 발달되어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하나 고도지능아는 스무 살까지도 보아야 한다고 이*의 지형범 선생님은 이야기한다.


오은영 박사님의 저서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에선 두 돌을 기준으로 한 이야기가 많다. 두 돌 전의 아이가 잘 자지 않거나 먹지 않는 것은 의도한 바가 아니고 타고나기를 예민한 것이니 맞춰주라고 말한다. 하나 두돌 이후에도 그렇다면 감각 발달에 도움을 주라 한다. 에이리스 박사의 저서를 살펴보면


유년기에는 많은 사물과 상호작용을 하고 물리적 도전에 자신의 몸과 뇌를 많이 적응시켜서 감각 통합을 발달시켜야 한다. 감각 통합은 적응 반응(adaptive response)을 할 때 가장 잘 발달한다.

아기가 딸랑이를 보고 그것을 잡기 위해서 손을 내밀었다면 그것이 바로 적응 반응이다. 이보다 더 복잡한 적응 반응은 딸랑이가 너무 멀리 있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잡기 위해서 기어갈 때 일어난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이것을 단순히 놀이로 보지만, 놀이는 감각 통합을 이루는 적응 반응으로 이루어져 있다. 놀이를 조직할 줄 아는 아동은 학교 학습도 잘 조직하여 결국 조화로운 성인이 된다.


감각 통합의 발달을 위해 '적응 반응'을 강조한다. 그것이 아이에게는 '놀이'의 형태로 나타난다. 놀이를 스스로 조직하면 그것이 가장 좋은 감각통합 방법인 것.


모든 아동의 내부에는 강한 감각 통합 발달 충동(drive)이 있다. 우리는 아동에게 기거나, 서거나, 기어올라 보라고 말할 필요가 없다. 아동은 자연적으로 내적 지시를 받기 때문이다.
 인간은 뇌 발달을 촉진시켜 주는 일을 즐겨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뇌 조직에 도움이 되는 감각 활동을 자연적으로 추구한다. 아동은 자신을 들어 올려주거나, 흔들어 주거나, 껴안아주는 것을 좋아하고, 놀이터나 해변에서 달리고, 뛰어노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처럼 아동들이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이것이 자신들의 뇌를 발달시켜주기 때문이다.
뇌의 감각 통합 용량이 환경의 요구를 충족시켜 줄만큼 충분하면 아동은 효율적이고, 창조적이며, 만족스럽게 반응할 수 있다. 효과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도전을 경험할 때 아동은 재미있어한다. '재미'는 아동에게는 어느 정도 감각 통합이 이루어졌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재미있으면 감각을 조직할 때 아주 만족감을 느낀다. 심지어는 이전의 그 어느 것보다 더 성숙되고 복잡한 적응 반응을 하도록 해 주는 감각에 더 많이 만족하도록 해준다.


원하는 대로 오감을 사용해 실컷 놀게 해 주면 된다. 여기서 좋아하는 것이 생기고 재미를 느끼면 많은 감각을 사용해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경험을 한다. 그것이 더욱 성숙하고 복잡한 적응 반응을 하도록 해 주는 것. 그런데 어려운 케이스는 스스로 놀지 않는 아이들이다. 일부는 감각으로 인한 불안도가 너무 높아 감각 통합의 능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우리 아이에게 나는 최대한 반응하되 필요시 반 발자국 앞서 끌어주기도 했다. 첫째가 빛에 극도로 민감하여 특히 관심 가졌던 시지각의 경우를 얘기하자면,

시지각은... 사물을 눈으로 봐야 하지만 보는 것만으로 충분한 것은 아니다. 사물을 만지고, 잡고 옮기고, 관절과 근육으로 무게를 느끼고, 중력과 시지각을 발달시켜 주는 운동과의 상호작용 등 수많은 경험이 있어야 한다. 전정 시스템에서 온 감각 정보가 특히 이러한 발달에 필요하다.


시지각 통합은 형과 운동 감각과도 연결되어있다. 그래서 첫째가 매일 맹연습하는 점프나 트램펄린 등을 실컷 하게 해 주었다.  해바라기를 좋아하니 연결해 꽃잎 줄기잎 씨앗 등을 직접 지도록 유도했다. 냄새 맡고 흙에도 심어 보는 등 여러 가지 활동으로 연결했다. 빛에 강하게 반응한다면 빛을 좋아할 수도 있겠다 생각하여 빛을 사용한 다양한 놀이를 시도했다.


그리하여 요즘은? 여전히 감각이 섬세하다. 예민한 줄어드는 것이 아님 털석. 빛에 여전히 강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부정적이 아닌 긍정적이 되었다. 두려움을 느끼거나  집착하는 것이 사라졌다.  요즘은 반짝이를 예술활동으로 표현해낸다. 이렇게 놀이로 승화시키고, 아이가 원하는 것을 적절히 다른 감각과도 연결시켜 주는 것이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만약 가정에서 돕는데 한계를 느낀다면, 감각 통합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사실 어떤 감각이 더 예민하고 덜하고의 차이는 누구나 있기 마련이다. 감각통합은 되고 안되고의 문제가 아닌 '정도'의 문제라고 에이리스 박사는 이야기한다.


감각통합은 정도의 문제이다. 감각 통합이 완전할 수도 없고 전혀 없을 수도 없다. 누구라도 감각을 완전하게 조직하지는 못한다. 행복하고 생산적이고 조화가 잘 이루어진 사람은 거의 감각 통합을 완전하게 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서는 잘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저 평균적 수준밖에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잘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도움을 받아야 할지 아닐지에 대한 판단은, 아이 발달에 지연이 있는지 그리고 아이와 부모가 얼마나 힘든지가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될 것 같다. 나는 아이에게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었다. 발달 지연이 나타났고 엄마가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저 조금 예민한 정도라면 가진 성향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엄마표 감각통합


내가 그동안 노력한 과정을 요약해본다. 첫째는 원래도 오감이 심히 민감했다. 그런데 18개월 때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가 되었다. 예를 들어 햇빛 부정반응 때문에 실내외 통제가 되지 않았다.


22개월 때 검사를 받았고 25개월 때 그룹치료를 5주 받았다. 엄마표 감통은 18개월부터 꾸준히 일 년 넘게 했다. 안정기 때마다 확 나아진 모습을 보이더니 33개월엔 완전히 다른 아이가 되었다. 6살인 지금은 불안이 확 낮아, 감각 자극을 즐기게 되었으며, 스스로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1. 상담


상담 때 22개월 첫째의 발달은 사회성과 대근육이 일 년 정도 느리게 나왔다. 사회성은 또래에게 전혀 다가가지 않고 관심도 없는 것, 대근육은 평소 움직임이 적고 검사 때 한자리에만 앉아있던 것 때문이었다. 언어와 소근육은 일 년 정도 빠르게 나왔다. 소근육은 검사할 때 손가락을 많이 썼다. 집에서 생전 하지도 않던 행동을 해서 놀랐다. 크레파스 통에 있는 크레파스들을 다 꺼내더니 열 맞추어 담고 뚜껑 덮어 탁탁 소리를 냈다. 어휘가 좁았지만 언어이해가 빨라 인지가 높다고 하셨다. 불균형이 있는 상태였다. 애착은 안정애착으로 나왔다. 엄마가 같은 공간에 있었고 좀 떨어져서 선생님과 놀았다. 처음 있는 일이어서 당황했다. 원래는 엄마한테서 떨어지려 하지 않는데 극소수이지만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때 가지고 놀던 고양이 인형을 돌려줘야 했다. 싫다고 울길래 내가 차분히 설득하자 선생님께 마지못해 돌려드리고 엄마한테 안겨 엉엉 울었다. 이 모습을 보고 상담 선생님이 굉장히 칭찬해 주셨다. 상담 결과는 치료가 필요 없다고 하셨다. 난 도움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고 힘든 거에 비해 결과가 좋게 나왔다. 드물게 컨디션 좋은 날이기도 했던 것 같다. 몇 개월 후 그룹치료 정도로 얘기하시길래 강력히 꼭 넣어달라고 했다.


나의 양육태도에 대해 칭찬을  해주셨다. 아이가 진정될 때까지 달래주는 점, 민하게 바로바로 반응해주는 것, 매일 두 시간 이상씩 산책하는 것, 아이가 꽂힌 것을 다양한 것으로 연결시켜주는 것, 아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방법을 찾는 것 등이었다. 지금 매우 잘하고 있다고 아이가 잘 자랄 거라고 해주셔서 무슨 심리상담받고 온 거처럼 가슴 뻥 뚫렸던 기억이 난다.


유용한 팁들도 받았. 안아 달래줄 때 몸을 살짝 압박해줄 것, 구강 만족을 수시로 줄 것, 인지가 높으니 항상 말로 먼저 설명해줄 것, 배변훈련은 늦어질 것을 예상하고 천천히 석돌을 생각할 것. 둘째와 터울은 3~4살 정도 둘째가 있는 것은 좋음. 어린이집은 석돌 후가 좋다는 조언. 후에 이를 성실히 따랐다.



2. 그룹치료


그룹치료 때 총 다섯 번 5주의 치료였다. 첫째와 비슷한 성향의 아이들이 모였다. 상담 때와는 반대의 상황이 일어났다. 첫날 아이들한테 전혀 다가가지 않았다. 어떤 놀이에도 참가하지 않고 수시로 계속 울었다. 두 번째, 세 번째는 좀 나았지만 비슷했다. 치료 끝나면 안타까웠는지 선생님이 나만 따로 상담해주셨다. 다시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얘기가 바뀌었다. 선생님이 다른 엄마와 얘기하는 걸 들었는데, 그 엄마가 자기 아이가 가장 심하다고 걱정하니 더 심한 아이도 있다고... 리 첫째 이야기를 하셨다. 그런데 극적으로 네 번째 때 처음 놀이에 기웃거렸다. 다섯째는 관심을 갖고 웃기도 했다. 다시 치료가 필요 없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다가, 치료가 끝나고 한참 후 연락을 받았다. 비디오 판독이랑 최종 토의 후 우리 첫째는 도움이 필요한 것으로.


치료는 너무 괜찮고 결과도 좋았다. '또래 놀이 자발적 참여 ' 목적을 달성했고 그 후로 또래에 대한 거부가 확 줄었다. 하지만 한계를 느낀 부분도 있다. 아이의 장점을 끌고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 아닌 아이를 문제로 보고 고치려고 한다는 것에서다. 그런 면에서 난 아이가 어떤 치료를 받아도 엄마가 꼭 함께 아이 장점을 끌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룹치료에서 내가 느낀 건 지금 시기에 헬렌에게 필요한 또래 경험은 양보다 질이라는 것이었다.



3. 엄마표 감각통합


 감통 방법은 참고만 하셨으면 좋겠다. 아이마다 다 맞는 방법이 다를 것이다. 첫째의 일주일 계획은 아래와 같았다.


매일 아침저녁 산책. 헬렌을 델고 많이 걸었다. 걷게 하기 위해 가장 큰 노력을 기울였다. 놀이터에 안 가는 아이라 운동시킬 한 가지가 필요했는데 마침 내가 걷는 걸 좋아했다. 걸으며 모든 것에 일일이 적응해야 했다. 햇빛, 바람, 돌, 모래, 모래도 질감이 틀리면 그거 하나하나 다. 당연히 처음엔 안 걸으려고 했다. 그럼 안아주다 잠깐 내려놓다 했다. 외출 거부가 심해서 아기띠에 입던 옷 그대로 나가는 날이 많았다.


청각 촉각 운동 사회성 중에 시급한 걸 골라 미술 음악 등 예체능 관련 문화센터를 등록했. 짐보리, 숲체험, 아기학교 등이 좋았다. 개수는 여름 겨울에 좀 더 듣는 등 계절에 따라 다르게 조절했다. 아무래도 잠깐이고 관찰형이다 보니, 가서 첫째가 변하는 것보다도 내가 가서 배웠다. 다녀오면 일주일 내내 그걸 가지고 활용했다.


그 외는, 좋든 싫든 가족 만났다. 일주일에 한 번씩 키즈카페에 갔다. 종교활동(가장 힘들어했다. 여기선 내가 정신적 도움을 받았다) 숲활동.  또래 만남은 기회 되면. 가족한테도 안 가던 아이라 또래 경험은 꿈도 못 꿨다. 한데 양보다 질적인 만남에 반응했다. 첫째와 안 맞아 못했지만 놀이터, 등산 등이 굉장히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4. 나만의 팁


다들 노하우가 있겠지만 난 이 방법으로 효과를 많이 봤다. 엄마만 할 수 있는 거라서 중요하다. 이 세상에 내 아이를 치료해줄 수 있는 사람은 많다. 특히 요즘은 선생님들도 좋고 유명한 분이 많으시다. 하지만 아이의 문제점 속에서도 장점과 가능성을 알아보고 그걸 끌어내 줄 수 있는 사람은 엄마 단 한 사람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이 감각이 민감한 아이의 장점은 뭘까 그걸 찾고 개발시킬 방법을 찾는데도 에너지를 썼다. 이것이 아이의 치료 시간 단축할 거라 생각했다. 촉각이 민감한 아이에게서 식스센스와 공감능력을, 시각이 민감함에서 공간감각과 미술적 재능을 보았다. 엄마가 항상 아이의 장점을 바라보고 아이에게도 인식시키면 더 잘 성장하고 따라오는 것 같았다.



5. 기타 감통 관련 엄마 사이 정보들


감통 선생님은 기본이 반응적 놀이로 이루어지기 때문아이와의 합이 가장 중요하다. 어떤 선생님 만나느냐에 따라 아이가 극적으로 변한다. 언어 심리치료로도 안되던 아이가 감통 치료하면서 다른 것도 확 좋아지더라는 얘기. 센터를 전전하다 감통 기관에서 답을 찾았다는 얘기도 꽤 읽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치료의 메인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 엄마가 감통 치료사 정도로 공부하고 노력하면 아이는 금방 좋아진다.



6. 내가 느낀 감각통합


감각통합이 마법도 아니고 모든 것의 해결책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해보니 감통은 다른 중요한 것과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다.


내가 감통을 오래 진행해서 아이가 확 좋아진 것이 감통 때문에 정말 감각이 완화된 것인지, 내 노력으로 상위 뇌에 그만큼 자극을 주어 조절이 가능하도록 뇌 발달을 용이하게 한 것인지, 아이의 내적 욕구를 간파하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어 애착이 면밀히 더 강화된 것인지, 지속적 성취감을 경험하는 것으로 도전을 즐기고 자신감을 갖게 뇌를 변화시킨 것인지, 아니면 위의 것 모두 다인지 모를 일이다.


또한 상담받을 때 상담 선생님은 감각통합은 남들보다 많은 감각세포의 가지치기라고 말씀하셨. 남들보다 감각세포가 많다는 건 가지치기가 잘되고 중요한 부분이 강화되면 그만큼 시너지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거 아닐까? 물론 그렇게 되는 것이 어려운 거지만 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노력했다.


하여튼 감각통합은 말은 거창하지만 아이와의 집중적 반응적 상호작용 경험이었고 야외에서 실컷 뛰어놀게 하는 다양한 놀이 경험이었.


7. 변화


촉각이 과민했던 첫째는 두 돌 때 처음 손을 거부없이 잡았다. 처음 또래에게 자발적으로 다가갔다. 32개월 때부터 걸을 때 짜증을 안 내게 되었. 33개월이 되어 엄마랑 진심으로 원해서 뽀뽀를 했다. 잘 때 바지와 팬티를 자발적으로 입기 시작했다. 33개월이 되니 친구가 너무 좋다고 다. 33개월 때 영아부 예배에서 적응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도망 안 가고 버텼다. 32개월까지 사람들이 말을 걸면 한마디도 안 하더니 갑자기 화용 언어를 터뜨려 지나가는 할머니들이랑도 아줌마스럽게 대화했다. 두 돌에 반향어는 많이 좋아졌고 32개월에 몇 가지 남은 반향어도 완전 사라졌다. 그리고 33개월 셀프단유 했다. 잠은 넉돌부터 푹 자기 시작했다. 치즈와 우유 맨밥만 먹던 식사 문제도 이즈음 사라졌다.


태어나선 모든 속싸개 거부였다. 한 자세로만 안아줘야 했다. 내려놓질 못했다. 밤낮을 찌찌에 집착했다. 백일 때부터 낯을 가렸다. 아이가 거부하지 않도록 은근슬쩍 살금살금 피부를 만졌다. 옷 갈아 입힐 때마다 전쟁이었다. 하루 종일 엄마 껌딱지였다. 제일 어려웠던 건 5개월부터 시작된 고개 까딱임 증상이었다. 다행히도 아이가 안정되며 말끔히 사라졌다.


어디 가서 자랑이라도 하고 싶지만 이제 아이가 평균이 된 거라 남들이 웬 오버냐 싶을 거 같다. 이제 0이 되었지만 우리 모녀는 -100부터 올라왔다. 우리 아이뿐만 아니라 비슷한 노력을 했던 다른 엄마들도 비슷한 행보를 걷는 걸 보았다. 결론은, 이 아이들에겐 애착 반응 육아가 짱이다.  아이는 믿는 만큼 변한다. 그리고 감각 통합은 중요하다.



8. 현재 감통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


감통 두 번째 단계에 촉각, , 고유수용성이 통합되며 정서적 안정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정서적 안정이 오지 않은 아이는 꼭 이 세 가지 감각을 자세히 관찰해 보라. 감통 세 번째 단계는 약 만 삼세 시작다. 우리아이는 이때부터 정상 발달을 따라잡았다.


감통 마지막 단계의 최종 산물은 집중력, 조직력, 자기 통제, 자신감, 학습능력, 추상적 사고, 뇌와 신체 특수화이다. 7세까지 통합이 잘 되면 위와 같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감각의 세부적인 발달을 위해 계속 노력했다. 6살인 지금 위의 것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세상에서 자신을 펼칠 때다.



아이와 엄마와 환경이 다 다르니 비슷한 어려움이 있다면 감각통합 직접 공부하셨으면 좋겠다. 또한 힘든 부분 있으면 좋은 곳에서 꼭 상담받아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개인적으로 적극적 감각통합 치료받면 좋을 것 같은 케이스는: 직장 다니는 분, 일 복귀 예정분, 둘째 예정인 분, 일정 날짜에 어린이집 보낼 예정 분, 아이가 석돌이 지난 경우, 엄마가 너무 힘들고 지분, 촉각과민이 심한 아이, 엄마의 감각 문제로 어려운 분 등이다. 너무 힘들거나 빠른 시간 안에 좋아져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선의 결정 내리시길 바란다. 좋은 결과 있을 것이다.





글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은데, 너무 중요하다 생각되어 <예민한 아이 육아법은 따로 있다>의 저자 나타샤 대니얼스가 말하는 감각별 아이의 과민/과소 증상 첨부하고 마무리한다. 과소 증상은 과민과 반대로 너무 둔해서 생기는 어려움이다. 이 또한 자세한 관찰이 필요하다.


시각적으로 민감한 아이는 밝은 빛에 과민하게 반응한다.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모습 또한 아이를 당황시키고 속을 메스껍게 만들 수 있다.
청각이 예민한 아이는 변기의 물 내리는 소리나 드라이기와 세탁기가 작동하는 소리, 멀리서 들리는 쓰레기차 소리처럼 가정에서 나는 일상적인 소리에도 당황할 수 있다. 청각이 몹시 예민하므로 소음을 무서워하고 활동에 집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촉각은 문제가 큰 사안일 수 있다. 촉각 방어 기제를 가진 아이는 촉감에 매우 과민하다. 옷을 입을 때마다 매일 전쟁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어떤 아이는 한 가지 종류의 옷만 입고 다른 옷들은 모두 입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때때로 이러한 아이는 가능한 한 옷을 입지 않는 것을 좋아하므로, 집에 있을 때는 속옷 차림으로만 있기도 한다. 넘어지거나 상처가 생기면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아이의 머리를 감겨주거나 빗겨주는 일에 크게 애쓰지 말자. 손이 더러워지는 것도 싫어하므로 아무리 재미있는 놀이라도 지저분한 놀이는 피하려고 할 것이다.
촉각에 둔감한 아이 또한 문제이다. 이러한 아이들은 보통 아이보다 감각을 덜 자극적으로 받아들여서 힘들어한다. 아이는 에너지가 넘치므로, 계속 뛰고 점프하고 뱅뱅 돌고 부딪히면서 감각을 주입시키려 한다. 돌아다니는 물건을 핥으려고 할 수도 있으며, 흙이나 돌멩이처럼 먹을 수 없는 것들을 입속에 넣으려고 할 수도 있다. 몸을 더럽히는 놀이를 찾아다니며, 자신의 손을 지저분하게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후각이 과민한 아이는 특정 냄새를 맡았을 때 쉽게 구역질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당신이 맡지 못하는 냄새를 맡을지도 모른다. 아이가 냄새 때문에 특정 장소나 다른 사람의 집에 가지 않으려고 할 수도 있다.
미각은 감각 처리 문제 중 가장 염려스러운 것일 수도 있다. 맛과 식감에 관한 문제는 심각한 식습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구강 과민성이 있는 아이는 여러 가지 식감을 접할 때 문제를 보인다. 아이는 대개 입속에서 빨리 녹아 없어지지 않고 꼭꼭 씹어 삼켜야 하는 고기를 먹는 일에 고초를 겪는다. 이러한 아이는 과일이 든 요거트나 코티지치즈와 같이 여러 식감이 섞인 음식도 싫어한다. 심지어 당신에게는 따뜻하게 느껴지는 음식도 아이는 아주 뜨겁게 느낄 수 있다.
맛과 식감에 둔감한 아이는 정반대의 문제를 보인다. 이러한 아이는 둔감하기 때문에 작은 다람쥐처럼 입에 음식을 계속 쑤셔 넣는다. 강한 향을 좋아하며 새롭고 색다른 음식을 시도하는 데 더욱 열린 자세를 보인다.
운동을 하고 몸의 균형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는 아이는 전정계에 감각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전정계에 과민증이 있는 아이는 간단한 놀이기구나 그네, 구름다리, 줄로 된 정글짐,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를 타는 데도 고충을 겪는다.
반대로 둔감성이 잇는 아이는 움직임에 자극을 받지 않으므로 계속 그러한 자극을 찾는다. 이런 아이는 용감해 보일 수 있으며, 정글짐 꼭대기까지 올라가거나 놀이기구 꼭대기에서 균형 잡는 데도 전혀 문제가 없다.
몸의 자세를 바로잡고 근육을 조절하는 데 문제가 있는 아이는 고유 수용 감각계에 문제가 있다. 이러한 감각계에 문제가 있는 아이는 몸놀림이 뭔가 어색하고 둔한 아이로 여겨질 수 있다. 그림을 그리는 등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얼마나 많이 힘을 주어야 하는지 몰라서 상당히 애를 먹을 수도 있다. 어디에 자주 부딪히고 자세도 어설프며 근긴장도도 낮을 수 있다.



인류 역사상 아이들의 감각은 당연히 자연스럽게 발달해왔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의 감각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 누구든 어떤 감각이 더 민감하거나 둔감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정도를 넘어서면 무엇보다 큰 어려움이 된다. 거기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것은 누구보다 감각의 섬세한 발달이 필요한 예민한 기질의 아이들이다. 자각하여 우리 아이들을 돕고 지킬 때다. 이런 노력으로 누구보다 잘 자랄 것임을 믿는다.







참고 문헌 :


감각통합과 아동발달 by A JEAN AYRES

감각통합과 아동 by A JEAN AYRES

감각통합의 실제 by Ellen Yack

예민한 아이 육아법은 따로 있다 by 나타샤 대니얼스

<못 참는 아이 욱 하는 부모> 오은영


참고로 에이리스 박사가 저서한 감각통합과 아동발달 이 책이 가장 도움이 많이 되었는데 인터넷에 잘못 기재되어 작가가 강갑원으로 되어있다; 작가는 에이리스 박사이며 번역이 강갑원 이게 맞는 정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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