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엄지언 Mar 29. 2020

도약기 필승 전략

왜 무너지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첫째의 도약기는 어마어마했다. 한번 지나갈 때마다 온 가족이 다 영향받고 휩쓸렸다. 집안이 들썩들썩했다. 그 시기가 지나면 훌쩍 자라는 아이였다. 그걸 알면서도 결코 쉽지 않았다. 아이를 이해하고자 그리고 살고자 밤마다 필사적으로 연구했다.



우리 아이가 원시인이 되는 순간


도약기 = 전두엽 공사기간


<엄마 반성문>에서 이유남은 이 시기를 ‘전두엽 리모델링’이라 말한다. 전두엽 기능이 마비되는 원시뇌 활성기, 사춘기에 관한 책이다. 아이 원시뇌가 강해지는 원더윅스/급성장기/도약기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본문에서 사춘기를 ‘도약기’라고 바꿔 읽어도 무방하다. 실제 내용에서 성장통이 심한 석돌까지를 전두엽 1차 성장기라 말한다.


많은 뇌과학자들이 전두엽 1차 성장기를 3세 이전으로 봅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고 지혜로운 말씀을 했던 것 같습니다. 308
앞에서 우리는 초등학교 3학년까지의 뇌는 ‘비록 작기는 하지만 거의 완성된 예쁜 집’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4학년 이후에는 그 작은 뇌로는 많은 정보를 처리하기 어렵기에 용량이 더 큰 전두엽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때부터 전두엽 확장을 위한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되지요. 즉, 청소년기는 수많은 뉴런과 시냅스, 연결망들이 싹이 트는 시기입니다. 훗날 무엇이 필요할지 모르니 무조건 많이 만들어놓아 과잉 생산이 됩니다. 그런데 시냅스가 너무 많이 생산되면 다면적 사고를 하지 못하게 됩니다. 321


두뇌는 만 삼세까지 약 80퍼센트 자란다. 후 전두엽이 구체화되어 다듬어진다. 안정기가 늦어진 예민한 아기는 전두엽 성장과 발달이 평균보다 좀 더 느릴 수 있다. 그렇다면 그 기간을 좀 더 길게 잡아도 되지 않을까. 고지능아는 도약기가 혹독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건 전두엽이 그만큼 장시간 더 많이 발달하기 때문의 이유도 있을 것이다.


하여튼 그리하여, 지금 혹독하고 긴 도약기를 겪고 있다면 힘내자. 그만큼 전두엽이 크게 공사 중일 수 있다. 첫째는 27~32개월 진짜 심각했다. 그런데 그 기간 끝나니 정말 애가 변해버렸다. 모든 힘들었던 게 확 나아졌다. 그 후부터 도약기가 심각하면, 이게 지나고 또 뭐가 오려나 궁금해진다.


사춘기 대처법으로부터 도약기 대처법 힌트를 얻어보자. <엄마 반성문> 이유남이 말하는, 전두엽 기능 떨어지는 도약기 필승전략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행동보다는 감정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감정의 뇌가 발달하는 시기이므로 먼저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2. 지시나 명령보다는 따뜻하고 긍정적인 훈육이 필요하다. 티칭 아닌 코칭이 좋다.


3. 다양한 경험을 통해 뇌가 골고루 발달된다. 아이가 원하는 경험을 제공하여야 한다. 심리적 베이스캠프가 되어주고, 행동을 지지해주는 것이 좋다. 실수를 통해 배운다. 몸으로 배우는 체험학습이 좋다.


4. 민감한 시기이므로 정신적 충격과 상처로부터 보호해주어야 한다.


5. 호기심을 충족할 수 있도록 놀이를 지원해준다.


6. 한 번에 하나씩만 시킨다. 순차적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이 해체되어 있으므로 한 번에 하나씩만 이야기한다. 여러 가지 항목 중에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준다. 선택하는 연습은 전두엽을 발달시키므로 더욱 좋다.






김미경 <엄마의 자존감 공부>에 나와있는 내용도 공유한다. 이 부분은 엄마의 멘탈 관리에 도움될 것 같다.


남들 눈에는 아마 평범한 2층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내 셈법으로는 내 아이는 12층짜리다. 지금 눈에 보이는 2층만이 아니라 과거에 내려갔던 지하 10층까지 가치 있게 인정해주는 것이다. 지하로 내려간 깊이까지가 그 사람의 통찰의 높이, 자존감의 높이가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하로 떨어져 보지 않았다면, 보통의 2층짜리였다면, 아마도 ‘그렇게 걱정되면 가지 마’라고 했을지 모른다. 그런데 이 녀석은 12층짜리라서 해석법이 달랐다. 힘든 시절을 겪은 아이들은 깊이가 곧 높이가 된다. 124


욕구 높은 내 아이가 지금 정상 발달을 하고 있다면, 남들 눈에는 그저 정상 발달 아이로 보이겠지만 엄마 입장에는 엄청난 발달을 이룬 것이다. 각종 위험 다독이고 겨우겨우 따라가는 노력. 그건 겪어본 사람 아니면 아무도 모른다. 36개월 발달이라도 나에게는 72개월의 높이나 다름없다.


엄마는 아이가 지하로 떨어졌을 때, 불행한 사건을 겪을 때, 온몸으로 받쳐주는 첫 번째 은인이 돼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다시 힘을 얻어 세상에 나가서 두 번째, 세 번째 은인을 만날 수 있다. 엄마가 첫 번째 은인이 돼주지 못하면 그 어두컴컴한 곳에서 어떻게 올라와야 할지 길을 잃고 만다. 118


갓난이 키우는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기다려 주자.


그렇게 아이는 천천히 끝끝내 지상으로 올라왔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다. 그렇게 올라오기만 한다면 아이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회복하는 힘,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힘을 배운 것이다. 그 힘으로 둘째는 살면서 닥치는 여러 가지 시련을 견뎌나갈 것이다.

그런데 어린아이 혼자서는 그 시간의 가치를 계산할 수가 없다. 그럴 때 부모가 옆에서 도와줘야 한다. 그 시간을 마냥 미안해할 필요 없다고, 그 시간을 극복함으로써 너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 될 거라고, 그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다고 인정해줘야 한다. 그래야 지하 10층에 있던 아이가 12층짜리가 된다. 127
게다가 아들 녀석과의 끈끈한 전우애는 덤으로 따라왔다. 전쟁 상황이 아니면 심장과 심장이 그렇게 확 붙을 기회가 없다. 지하까지 떨어져 가장 힘들 때 엄마가 아이의 심장을 뛰게 해 주면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고마운 은인이 된다. 40


나도 내용 정리하며 심기일전했었다. 이때의 나는 정말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 시간도 지나갔다. 부디 상처가 많이 남지 않기를, 덜 서툴게 대처하기를 기도했다. 이 시기를 지나온 지금의 아이와 나는 전우애가 넘친다. 어떤 어려움에도 한마음 한 뜻이다. 내가 가장 싫어하던 말, 시간이 약이다. 너무 힘들 때 하나도 도움되지 않던 막연한 말. 지나온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 하지만 그 말을 내가 또 하고 있다. 시간은 정말 약이다. 나같이 고통에서 몸부림치던 사람들을 위해 내가 힘들 때 찾은 정보를 적어본다.





도약기 안정기 컨디션 차이의 원인


첫째가 자라며 컨디션 기복 항상 의문과 고민이었. 상위뇌는 잘 발달되는 듯한데, 왜 도대체 왜, 도약기 컨디션이 안 잡히나! 머리 싸매고 미친 듯이 하던 오랜 고민의 해답을 드디어 찾 수 있었다


1. 컨디션 기복의 원인


그동안 상위뇌(통제능력)-갑, 원시뇌(충동성)-을 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상위뇌로 원시뇌를 통제할 수 있기에 상위뇌를 충분히 발달시켜야 한다"라는 생각이었다. 틀리진 않는 가설이었다. 단, 스트레스가 없는 상태에서다. 도약기는 상위뇌 발달 시기이기에 상위뇌 해체가 된다. 문제는 이때 변화로 스트레스가 올라가는데, 스트레스에 민감한 아이들은 더더욱 원시뇌가 상위뇌를 밀어낸다.


기능이 약해진 상위뇌(도약기) + 주도권을 잃은 상위뇌(도약기 스트레스) = 더블멘붕


첫째의 경우 도약기에 상위뇌가 안그래도 기능이 약해져 힘든데,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해 주도권까지 아예 잃는 상황이었다. 첫째는 스트레스 반응이 심해, 예를 들어 어릴 때 기관 상담만 받아도 며칠을 뒤집어졌다. 그리하여 도약기가 오면 엎친데 덮친 격으로 원시뇌의 민낯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스트레스에 강한 아이의 비밀>의 해당 내용이다.



과거에는 두뇌가 일종의 위계질서를 이루며 기능하는 것으로, 즉 전전두피질의 고차원적 시스템이 저차원적 변연계 시스템에서 생기는 충동을 통제하고 억제한다는 식으로 해석했다. 그런데 지난 20년 동안 퇴 과학분야가 발전하면서 이와 전혀 다른 그림을 얻었다. 30
사람은 격분하면 말할 때 흥분하는 경향이 있는데, 포유류의 뇌와 파충류의 뇌가 전면에 나서기 때문이다. 즉 전전두피질의 왼쪽 영역이 밀려나는 것이다. 그러면 전전두피질이 관장하는 온갖 훌륭한 고차원적 기능을 잃는다. 즉 언어 능력, 반성적 사고 능력, 타인의 사회적-정서적 신호를 읽는 법, 공감능력뿐 아니라 자기 통제 능력도 당연히 상실한다! 35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뇌에서 각성 조절을 하지 못한다. 그러면 회복 기능이 회복 탄력성을 잃으면서 과각성 혹은 저각성에 빠질 수 있다. 어떤 행동을 시작하지 못하거나 가만히 있지 못하고, 늘 산만한 상태가 바로 이런 경우다. 36-7


스트레스가 심할 때 뇌는 생존을 위해 기능을 바꾼다. 전두엽으로 정보를 보내지 않고 감각-운동 뇌 부위로 정보를 보낸다. 예를 들어, 운전할 때를 생각해보면 된다. 나는 사방을 고려하며 운전하는데 뒤에서 이유 없이 심하게 빵빵댄다. 급히 내가 피하거나, 상황을 조정한다. 내가 그래야 할 이유가 없어도 본능적으로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운전이라는 상태가 이미 조심해야 하는 스트레스 높은 상황이기에, 뇌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생각'활동을 많이 하지 않는다. 자발적으로 전두엽을 마비시켜 뇌는 우리를 보호한다. 하지만 이 상황이 오랜 시간 지속되면 전두엽 회로를 많이 쓰지 않아 발달에 차질이 생긴다. 아이들이 운전하는 것 같은 상황에 있는 때는 언제일까? 스트레스에 민감한 아이들은 그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충동성은 높아지고 상위뇌 발달이 잘 안된다.


2. 충동성과 도파민


원시뇌 주도권 상황에서 충동성의 궁극적 원인은 '도파민' 회로이다.  스트레스가 높아지면 도파민 수치가 낮아져 충동성이 높아진다. 이는 생존을 높이기 위한 뇌의 방어체계이다. 그래야 더욱 빨리 반응할 수 있기에 나쁘다고만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충동성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적당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첫째는 충동성이 적당히 발휘되어 자기 자신의 틀을 깨고 나와 성장하더라. 그리고 충동적인 사람들이 운전도 잘한다. 순간순간 빠르게 판단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적당한 충동성의 장점도 인정하되, 사회적인 인간이 되려면 상위뇌도 잘 자라야 할 것이다. 충동성을 잘 사용하려면 결국 도파민 조절이 잘 되어야 한다.


도파민에는 적당한 운동, 새로운 경험, 적절한 칭찬, 예술문학 즐기기 등이 좋다. 자기한테 맞는 하나만 제대로 파도 좋을 것 같다.


도파민뿐 아닌 세로토닌도 높게 유지하려면 명상이나 몰입 활동이 좋다. 특히 좋은 습관은 감사하는 것이다. 감사하는 습관은 매일을 새롭게 느끼게 해 주어 새로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봉사하는 삶도 마찬가지다. 평균 수명도 늘어난다. 예민한 아이들이 가진 운명은 결국 이타적인 삶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3. 불안과 세로토닌


사춘기에는 포유류의 뇌(대뇌변연계)가 활성화되어 감수성이 예민해지고, 식욕과 성욕에 대한 욕구가 많아집니다. ‘행복 호르몬’이라는 별칭을 가진 세로토닌은 전두엽이 활성화될 때 분비되는데, 사춘기 시기에는 전두엽 자체가 리모델링 공사 중이라 세로토닌이 어른들보다 40퍼센트 정도 적게 분비됩니다. 이 때문에 사춘기의 아이들은 감정 기복이 심하고, 수면의 불균형, 우울감, 짜증, 적대감 등의 특징을 보이기도 합니다. 322 <엄마 반성문> 이유남


사춘기에 관한 이야기지만 이를 도약기라고 바꿔 읽어보자.  원시뇌가 활성화되면 세로토닌 부족으로 감정 기복, 우울감, 수면문제 등이 생긴다. 아이가 이런 모습을 보이면, 아 네가 지금 전두엽 공사 중이구나, 세로토닌이 부족해서 지금 많이 힘든 때야.라고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내공을 갖추려 노력해야 할 것이다. 피가 거꾸로 솟지만 또다시 도해본다.



세로토닌 촉진 방법은 다음과 같다. 칭찬하기, 축하, 아침식사, 규칙적인 생활, 아침 햇빛, 산책. 위에 언급한 것처럼 명상과 몰입, 그리고 감사하고 봉사하는 삶은 도파민 아닌 세로토닌에도 좋다.



3. 메타인지 훈련


도파민과 세로토닌 높게 유지하더라도 결국 스트레스 상황을 피해 갈 순 없다. 어떻게 하면 원시뇌 주도권 상황에서 상위뇌를 다시 찾아올 것인가. 여기에는 메타인지 훈련이 효과가 높다.


우리 남편은 공포영화를 보며 위험이 어디에 등장할지 예측하는 놀이를 초등학교 때부터 즐겼다. 어렸을 때 모든 기록부에 '산만하다'라는 말이 적혀있다는 우리 남편. 좋은 줄도 모르고 스스로 메타인지 훈련을 했다. 결과, 예측, 판단, 대처 능력이 충동성을 누를 정도로 탁월하게 발달했다. 실제로 ADHD 아동을 실험한 미국의 연구에서 메타인지 훈련으로 충동성에 극적인 효과가 있었다. 가정에서 쉽게 메타인지를 향상할 방법을 공유한다.


메타인지는 내가 아는 것을 재해석하는 능력이다. 가장 기초는 '나'를 자각하면 된다. 거울을 보듯이 나를 인식하고 볼 수 있으면 된다. 나를 안다. 나를 설명할 수 있다. 내 감정을 파악한다. 내가 원하는 것을 안다. 내가 어떻게 하면 된다는 것을 안다. 그러면 메타인지가 제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메타인지가 제 기능을 하면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파악해 적절히 대처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1. 감정 읽어주기, 2. 내가 원하는 게 무언지 생각해 표현하게 하기, 3. 감정 노트 만들기 같은 '나' 인식 놀이 등 뭐든 좋다. 내 아이에게 맞는 방법은 엄마들이 가장 잘 알 것이다. 메타인지에 관한 이야기는 다시 쓸 예정이다.



결론


1. 도약기는 전두엽 리모델링 시기이다. 민감한 시기 아이를 보호하자. 감정을 읽어주고, 긍정적인 훈육을 하자.


2. 안정기와 도약기 컨디션 기복이 유달리 심하다면 그 원인은, 도약기+스트레스의 합작으로 고급 전두엽이 밀려났기 때문이었다.


3. 도파민과 세로토닌 부족을 해결하자. 세로토닌과 도파민을 둘 다 높게 유지하는 탁월한 방법은 명상과 몰입. 또한 감사하고 봉사하는 삶이다.


4. 스트레스시 전두엽을 되찾아오기 위한 궁극적인 방법으로 메타인지 훈련이 필요하다.





참고 문헌


<별난 아이가 특별한 어른이 된다> by 앤드류 풀러

<스트레스에 강한 아이의 비밀> by 스튜어트 쉥커

<메타인지 학습법> by 리사 손

<엄마의 자존감 공부> by 김미경

<엄마 반성문> by 이유남

<Development Period of Prefrontal Cortex> by Merve Cikli Uytun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의 예민한 감각 다루기, 감각통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