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교육이 잘 되지 않는 아이들
사례 1. 이사벨의 엄마 리사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했다. 그러나 이사벨이 태어나자 리사는 쩔쩔매기 시작했다. 생각했던 것과 달리 이사벨은 모든 소리에 민감하고 경계가 심했으며 깊이 잠들지 못했고 잠이 든다 해도 한 번에 겨우 20분 정도밖에 자지 않았다. 8개월째 리사는 지쳐버렸다. 일에도 실수가 잦았고 친구들과의 연락도 뜸해졌으며 결혼생활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리사는 아기가 울도록 내버려 두라는 조언을 듣고 결국 그것을 따랐다. 취침시간에 이사벨을 유아용 침대에 눕히고는 방에서 나가버렸다. 첫날 이사벨은 두 시간이나 소리를 지르고 침대를 흔들고 울다 사레가 들렸다. 정말 끔찍한 시간이었지만 사흘째가 되자 이사벨은 한번밖에 깨지 않았다. 그러나 이사벨은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지금도 여전히 분리불안 증세를 보이고 침대에서 엄마와 같이 자고 싶어 하며 차를 탈 때도 엄마가 자기와 나란히 앉아주길 바란다.
연구자료 1. 부모와 같이 자는 것 (곁잠) 이 유아가 가진 원초적인 애착 욕구를 더 잘 만족시켜 주며 신생아가 엄마로부터 분리되면 심한 수면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혀졌다.
연구자료 2. 부모와 같이 자는 것이 일반적인 나라에서는 영아 돌연사증후군 발생률이 눈에 띄게 낮았다. 엄마의 호흡은 아기에게 숨을 쉬라는 신호가 되고 실제로 영아 돌연사증후군으로부터 아기들을 보호한다. 이경우 사망률은 절반까지 줄어든다. "곁잠이 안전하게 행해지기만 한다면 영아 돌연사증후군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라고 35년 경력의 소아과 의사 윌리엄 시어즈는 말한다.
연구자료 3. 흥미롭게도 많은 연구들에서 아이들이 혼자 잘 때보다 함께 잘 때 밤에 더 자주 깨지만 깨 있는 시간은 더 짧다고 밝혀졌다. 이경우 자주 깨지만 옆에 어른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잠에 빠져든다.
연구자료 4. 밤에 아기를 돌보는 임무가 엄마에게로 돌아가자 아기가 장시간 자는 것은 더욱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수면을 체계화하고 엄격하게 통제해야 한다는 관점은 역설적이게도 문제가 많은 수면습관을 형성하는데 크게 일조했다.
연구자료 5. 혼자 자는 아기들에게 초기에는 어느 정도 독립심이 생긴다는 것이 사실임을 발견했다. 아기들은 혼자 잠드는 법을 배웠고, 밤새 깨지 않았으며, 함께 자는 아기들보다 조금 일찍 이유식을 시작했다. 그러나 유치원생이 되었을 때 혼자 잔 아이들보다 같이 잔 아이들이 사회적으로 더 독립적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캘리포니아대 심리학 교수 켈러는 말한다 "함께 자는 아이들이 수면 영역에서는 독립심이 더 약할 수 있다. 그러나 낮에 행하는 수많은 행동과 인지 사회적 독립심은 더 강하다."
신생아 시기에 잘 못 자는 아이는 안고 재우다가 잠들면 이불에 눕히는 것이 맞다. 다만, 손에서만 재우면 그것에 길들여져 눕히면 잠에서 쉽게 깰 수 있다. 두 살이 지난 아이는 부모가 함께 자면서 안정감을 갖게 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어느 정도 커서도 그런다면, 전정감각, 고유감각을 발달시켜 주는 방법을 적용해 줘야 한다. 평형감각이라고도 하는 전정, 고유감각을 키워 주면 예민하게 느껴지는 각성 수준을 둔하게 느끼게 해 주고, 다양한 감각 간에 균형을 맞춰 준다.
잘 때 몸이 조금만 불편해도 못 견디는 아이들이 있다. 자기가 편한 포즈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자다가 어디가 조금만 눌리는 것 같아도 짜증을 내고 깬다. 한 번 깨면 다시 잠도 잘 못 든다. 안아 줘야 잘 자는 아이, 업어 주어야만 자는 아이 모두 포함된다. 이런 아이들은 평형감각을 발달시키는 놀이나 운동을 시켜야 한다. 좌우로 흔들리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장난감, 탈 것 등을 이용하면 예민한 감각을 바로잡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 요즘 키즈카페나 실내 놀이터에도 이런 것들이 많다. 집에서는 담요에 태워 흔들어 준다든지, 김밥처럼 이불로 온몸을 꼭꼭 눌러 주면서 말아 주는 놀이를 하는 것도 좋다.
불안과 감각 처리 장애 사이에는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불안감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는 감각 처리 장애가 있을 확률이 높다. 감각 문제는 불안감의 공통 요소일 수 있으므로, 적어도 감각 처리 장애의 신호와 증상을 간략하게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