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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언 Feb 27. 2020

까다로운 아이 자극추구 두 가지 유형

자극추구 기질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환경에 민감한 고반응성 아이들(까다로운 아기, 하이니즈 베이비) 대다수는 '새로움 추구' 성향이 두드러진다. 여기서 새로움 추구 성향은 모험이나 도전을 즐기는 타고난 기질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이를 TCI 심리검사를 기준하여 '자극추구'라고 이야기해보겠다.


첫째 아이 헬렌은 하루 종일 계속해서 뭔가를 한다. 쉬지 않고 말하고 그리고 만들고 책을 읽는다. 그런데 기질 검사를 받으니 예상외로 자극추구 점수가 아주 높게 나오지 않았다. 신체적인 산만함이 적은 영향이었다. 주변의 아이도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지적 자극 추구를 하는데 자극추구 기질 점수는 높게 나오지 않았다.


이에 자극추구라는 기질 항목에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입'이나 '손', 그리고 '뇌'도 신체의 일부분이니 자극추구 기질 질문 항목에 비중 높게 포함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의문을 토대로 내 딸 헬렌 포함 많은 까다로운 아기들 사례를 관찰하였다. 이와 관련한 자료도 다수 찾아보았다. 이에  로움 추구의 모습이 기질 이론과 다르게 크게 두 타입으로 나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나는 '행동적' 자극추구형,

다른 하나는 '정신적' 자극추구형.


보더 쉬운 이해를 위해

행동적 자극 추구를 '외적' 자극추구,

정신적 자극 추구를 '내적' 자극추구

로 이야기해보겠다.



자극추구의 두 가지 모습


반응성 기질을 긍정적으로 표현한 개럿 로포토의 <다빈치형 인간>. 저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예로 들며 충동적이고 산만한 사람들에게 천재성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다빈치형 인간을 두 가지로 분류한다: '알파' 다빈치형과 '세타' 다빈치형. 여기서 외적 자극추구형은 알파 다빈치형, 내적 자극추구성향은 세타 다빈치형으로 보인다.


다빈치형이라고 해서 생각하는 방식이 다 똑같지는 않다.



알파 다빈치형

알파 다빈치형은 운동선수에 훨씬 가깝고 외부 사건에 관심이 많다. 알파 다빈치형은 썩 영리해 보이지는 않을 수 있다. 즉 지능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하지만 신체 활동이 필요한 상황에서 보면 전혀 다르다. 알파 다빈치형은 어떻게 몸을 움직일지, 어떤 말을 선택해야 할지, 그리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에 관해서는 초인적이라고 할 만큼 선천적으로 탁월하다. 이 아이는 위대한 신체적 천재일 수 있다. 당당한 풍채와 함께, 의사소통, 조율에 관해서는 달인의 경지를 보인다.


세타 다빈치형

세타 다빈치형은 몽상가에 가깝다. 세타 다빈치형은 신체적으로는 볼품이 없을 수도 있지만 창조적인 천재가 될 것이다. 세타 다빈치형은 일찍부터 스포츠나 신체 활동을 피하는 법을 배운다. 그는 생각에 너무 골몰하기 때문에 운동하기 위해 쓸 자원이 없다. 세타 다빈치형은 위대한 예술가나 발명가, 음악가가 될 공산이 크다. 재기 넘치는 사업가가 될 수도 있긴 하지만, 외부 일에 관심이 적은 천성 때문에 종업원의 존경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세타 다빈치형이 '일찍부터 스포츠나 신체 활동을 피하는' '외부 일에 관심이 적은' 성향이라 한다. 전반적인 책 내용은 저자와 아들의 케이스인 '운동선수에 가깝고' '외부 사건에 관심이 많은' 알파 다빈치형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나와 남편이  각각 다른 방식 자극추구 성향이라서 이에 대해 더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남편은 어렸을 때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성향, 운동을 잘하고 친구가 많고 정치에 능했다. 나는 하루 종일 책을 읽고, 운동보다는 공부 쪽이었으며, 글쓰기 그림 그리기 만들기 등의 취미가 있었다.


나와 헬렌의 성향에 가까운 세타 다빈치형에 대해 궁금했는데 책에는 이 부분 외 많이 할당되지 않아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봤다. ADHD에 관해 읽다가 내적 자극추구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자극추구와 ADHD


자극 추구가 심 산만함이 병리적인 주의력결핍장애 ADHD의 경우 그 모습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일반적 산만함은 외적 자극추구와 비슷했다. 허나 silent ADHD라고 불리는 케이스는 신체적으로는 산만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나 '수시로 멍해지고' ‘자꾸 딴생각에 빠지고’ '잘 까먹는' 모습을 보였다. 내적으로 산만한 모습이었다. 아래는 이에 관한 설명이다.


Silent ADHD

여자아이들 중에서도 부산하고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증상을 보이는 아이가 있지만 상당수는 조용히 '멍 때리는' 형태로 주의력 문제를 드러냅니다. 어떤 일이든 빨리 움직이지 못하고, 마음먹고 하면 곧잘 해내는 일도 집중하지 못해 딴생각에 빠지기 일쑤이며, 실수가 잦은 데다 자기 관리에 약합니다. ADHD를 겪는 남자아이들은 부산하고 정신없이 구는 아이가 많은 반면, 여자아이들은 이런 태도를 보이는 아이가 많습니다. 서천석 <내 아이 괜찮아요> 중.



실제 이런 증상의 병리적인 아이들이 있다면 굳이 병적으로 구분되지 않더라도 이런 성향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있지 않을까? 또한 본문에서처럼 여아 비율이 높을 수 있겠지만... 비단 여자 아이만의 모습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중 이와 연관 있는 정신적 과잉 활동인에 대해 알게 되었다.



내적 자극추구 성향

=정신적 과잉 활동인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크리스텔 프티콜렝

Silent ADHD를 알고 이런저런 자료를 찾고 있었다. 이런 중 하니베베 카페 추천으로 크리스텔 프티톨렝의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책을 읽무릎을 쳤다.


ADHD와 비교한 부분:

예를 들어, ADHD 딱지가 붙은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가 수업에는 집중을 못해도 레고는 몇 시간이고 집중해서 한다고 말한다. 앞에서 말하는 사람이 질질 끌 때, 본론으로 들어가지 않고 변죽만 올릴 때, (정신적 과잉 활동인의 시각에서는) 쓸데없는 세부 사항에 연연할 때, 조금 설명하다 정리하기를 반복해서 감질나게 굴 때, 정신적 과잉 활동인은 집중력이 달아난다. 그래서 때때로 어떤 집회나 회의는 고문 같... 이하 중략


'자폐와 영재 사이' 'ADHD 도 자폐도 아닌'이라는 '정신적 과잉 활동인'에 관한 설명들이 내가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것과 딱 일치했다. Silent ADHD까지는 아니지만 그러한 내적 자극추구 성향을 가지고 있는 케이스들을 설명하기에 충분했다.


반응적 성향의 경우 안 좋은 환경에서 양육될 경우 ADHD나 자폐의 위험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런 경우 외적 자극추구 성향은 병적이면 ADHD 같고, 내적 자극추구 성향은 silent ADHD처럼 보이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또한 내적 자극추구는 심하면 자폐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이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해보겠다.


책을 더 읽다 보니 내적 자극추구 성향의 대표적 특징인 감각 과민증과 지적 자극 추구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었다.



감각 과민증

생각이 많은 사람의 뇌에서 가장 먼저 주목할 특징은 감각 과민증이다. 감각 과민증은 유난히 예민한 오감을 지닌 경우를 지칭하는 학습 용어다.
예리한 감각 덕분에 정신적 과잉 활동인은 모든 상황에서 보통 사람에 비해 훨씬 많은 정보를 대개 무의식적으로 습득한다.


적 자극 추구

여러분은 지적 자극이 모자라면 우울해지고 심한 경우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든다.
자신에게 딱 맞는 정도의 자극을 찾으면 정신적 오르가즘을 느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컨대 여러분의 뇌에는 어떤 소재 혹은 원료가 필요하다. ... 좋은 소재를 만난 뇌는 기분 좋고 행복하다. ... 매사에 호기심이 많고 배움을 좋아한다.


정신적 과잉 활동인의 대표적 모습이라는 감각 과민증자극 추. 나와 내 딸 헬렌 또한 이러한 감각 과민증과 지적 자극 추구가 상당하다. 주변의 비슷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서도 공통적으로 보아온 모습들이다.


외적 자극추구 유형이 외부의 새로운 걸 찾아 즐거움을 느낀다면, 내적 자극추구 유형은 그걸 안전 상황에서  충족하기 때문에 책읽기, 생각하기, 만들기 등의 지적 추구를 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자극추구 타입의 원인


외적이 아닌 내적이 되는 원인에 대해 이리저리 생각을 해 보았는데, 처음 떠오른 것은 책에서 언급한 '감각 과민증'이었다.


외적 자극 추구 유형은, 감각 과민증이 덜하기 때문에 계속 외부의 새로운 걸 찾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첫 번째 가설을 세워봤었다. 허나 여러 케이스와 대표 사례들을 통해 그건 흔한 오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ADHD를 앓고 있는 <리틀몬스터>의 저자는, 자기 자신을 “극도로 민감했다.” “극도로 약하고 예민했으며” “극도로 예민한 신경세포를 가지고 있었다”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그는 매우 충동적으로 행동했기에 사람들이 이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요즘은 그리하여 감각 과민증보다는, 고 위험회피 기질과의 연관성에 비중을 두고 자료를 모으고 있다. 또한 <까다롭고 민감한 내 아이 어떻게 키울까>의 저자 일레인 아론은  주의력결핍장애 아동이 좌뇌에 혈류가 많으며, 행동 억제 성향의 민감한 아이들(내적 자극추구 성향) 이 우뇌형이라고 서술한 바 있다. 기타 뇌적 신체대사적 다양한 견해가 있는데, 나중에 기회 되면 풀어써보겠다. 이 부분은 아직 미개척 분야임이 확실하다.



자극추구 타입의 후천적 영향


외적 자극추구와 내적 자극추구는 각각 타고난다. 허나 후천적으로 어느 정도 다른 쪽의 모습을 가지게 되는 경우도 있을까?


<다빈치형 인간> 저자는 외적/내적 추구가 균형을 이루어 중간 경계점에 이르면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한다. 


두 자극추구 타입의 균형점

만약 알파 다빈치 형이라면 마음을 꿈꾸는 세타의 창조성 쪽으로 이동시켜 세타 상태에서 영감을 얻는 일에 숙달될 필요가 있다. 세타 다빈치 형이라면, 좀 더 현재에 충실하고 바깥세상과 바깥세상에서 다른 사람과 어울릴 수 있는 신체적 표현에 더 민감해져야 한다. 그래야 당신의 영감을 세상에 전하고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알파와 세타의 균형 지점에서라면 다빈치형 인간은 세타 상태에서 가능한 내면의 영감에 접근하는 동시에 알파 상태의 외적인 카리스마와 우아함도 얻을 수 있다.


저자는 이 균형 지점의 경험을,  “펄펄 살아 움직인다” “두 가지 기능 이상의 강력한 것” “각성” 등으로 표현하였다. 이런 내외의 균형을 이루기 방법으로 음악, 자연, 운동을 강조한다. 따라서 일정 부분 타고나나, 후천적인 영향도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결론


자극추구는 이렇게 내/외의 두 가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현재로서는 주로 외적인 성향을 중심으로 자극추구 기질로 분류한다. 허나 학계에서는 이 재고해 이론을 수정해야 할 듯싶다. 똑똑한 엄마라면 그들보다 먼저 내 아이의 자극 추구 타입을 인지하자.  참고해 부족한 부분은 도와주고 아이의 재능은 살리는 등 맞는 육아 방법을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할 듯싶다.






참고 문헌 :

<다빈치형 인간> 개럿 로포토. 고려원북스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크리스텔 프티콜랭. 부키

<우리 아이 괜찮아요> 서천석. 예담프렌드

<리틀 몬스터> Robert Jerden. 학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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