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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이우주 May 04. 2024

흰머리가 났다.

정말 나는 늙고 있구나.

나이에 대한 생각을 잘 안 하는 편이다. 미국에 와서 더 안 하게 된 것 같다. 서로의 나이를 알아야 하는 우리나라 문화와 달리 미국은 굳이 나이를 묻지도, 궁금해하지도 않으니 말이다. 또 나이가 들었다거나 늙었다는 생각 자체도 별로 안 하는 편이다. 아무 의미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단 가는덴 순서가 없기도(?) 하고. 나이의 따라 인간의 성숙도가 결정되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서른 중반의 나이에 새로운 공부를 큰 고민 없이 시작하게 된 것도 그래서인 것 같다. 딱히 나이를 신경 쓰지 않는 성격 때문에. 근데... 흰머리가 났다는 사실은 다분히 충격적이었다.


아침에 학교 갈 준비를 하며 출근 준비를 하는 남편과 나란히 서 이빨을 닦고 있는데 갑자기 남편 눈이 동그래지며 

인생 첫 흰머리 기념

"너... 흰머리 났어." 

"뭐? 정말? 하나? 한가닥이야?"

"아니."

그리고 사진을 찍어 보여줬는데 세상에나.

다섯 가닥은 난 거 같다.


내가 나이를 상관하든 말든 노화는 일어나고 있구나... 싶었다. 요새 공부를 정말 열심히 는데 그래서 흰머리가 났나?라는 생각도 들고.


선수 과목을 들었던 첫 학기를 무사히 마치고 본격적으로 컴퓨터와 코딩에 대해 배우는 두 번째 학기가 시작됐다. 정신없이 공부를 하다 보니 벌써 다음주가 중간고사다. Python과 HTML/CSS, SQL을 공부하고 있다. 세(네) 가지 언어를 한꺼번에 배우려니 머리가 터질 것 같고 헷갈리지만 일단 다행히, 아직 까지는 할만하다. 재미도 있다.  


무엇보다 통계학 공부를 먼저 하고 코딩 공부를 하고 있어 너무나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존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는 친구에게 왜 코딩을 하는데 수학공부가 필요하냐 물었더니 꼭 수학이 필요하다기보다 수학적인 사고가 코딩에 중요하다는 말을 해줬는데 사실 그때는 잘 이해를 못 했었다. 근데 수업을 들어보니 정말 수학적 사고가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수학공부도 계속 더 할 생각이다.  일단은 계속 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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