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진행 무자본갭투자, 전세사기로 기소되면 형량이 실형 1년 이상으로 높게
선고될 가능성이 크므로, 수사 단계에서부터 적극 방어하여야
아래는 실제 사건을 각색한 것입니다.
동시진행, 무자본 갭투자
불기소 성공사례
A씨는 인천 미추홀구에서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인근에서 빌라를 소유하고 있던 집주인 B씨가 '내 빌라를 팔아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공인중개사들이 사용하는 플랫폼 '집플러스'를 활용해서 임차인과 매수인을 구했다. 전세임차인을 구해오겠다며 다른 공인중개사 사무소 C가 연락을 해왔고, 매수인을 구해오겠다며 컨설턴트 D가 연락을 해왔다.
A씨는 전세임차인으로 E, 매수인으로 F를 각각 소개받았다.
이때, 매수인 F가 누구인지 A씨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추후 매수인 겸 임대인이 될 사람이므로, 국세 및 지방세 완납증명서를 비롯하여 기본적인 서류는 직접 확인하였으며, 특이한 점은 찾을 수 없었다.
A씨는 기존 빌라의 전세가격이 1억 7,000만원이었는데, 전세가격이 상승하고 있던 시장이었으므로, 전세가격을 2억원으로 설정하고, 매매가격도 2억원으로 설정했다. F는 자기 돈을 1원도 들이지 않고 빌라의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었다. 심지어, F 이름으로 나올 취득세도 A씨가 모두 지급해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세금 부담도 하지 않을 수 있었다.
E는 임차인으로서 전세계약을 체결하였고, 보증보험을 가입하였다. 같은 날에, F는 매수인으로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면서 임대인의 지위를 취득했다. A는 매도인으로부터 수수료로 1500만원을 수령했다.
추후 전세 만기가 되었을 때, F는 E에게 보증금 2억원을 돌려줄 수 없다고 연락했다.
E는 임대인 F와, 공인중개사 A를 사기죄로 처벌해달라고 고소하였다.
E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1) 매매계약과 임대차계약을 동시에 체결한 '동시진행' 수법으로, F가 자기자본을 전혀 들이지 않고 빌라의 소유권을 취득한 '무자본 갭투자'의 사례이므로, F는 전세사기를 한 범죄자이다.
(2) 공인중개사 A는 매수인 F가 돈이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무자본 갭투자'를 하게 도왔으며, 심지어 세금을 대답하는 등 적극적으로 가담했으므로, 사기죄의 공범이다.
필자는 이른바 '동시진행' 방식으로 '무자본 갭투자'가 이루어진 사건들에 관하여, 공인중개사(중개보조원)들에 대한 무분별한 공소 제기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잘못되었다는 점을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
매매가와 전세가를 같게 설정하여, 매수인이 자기자본이 전혀 없어도 갭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소위 '무자본 갭투자'이고, 전세계약과 매매계약을 동시에 체결하는 방식을 이른바 '동시진행'이라 한다. 그러나 위 방식으로 빌라, 오피스텔, 아파트를 매수했다고 해서 무조건 사기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발상은 법률적으로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사기죄 성립은 '미필적 고의'가 핵심
매수인은 전세가격, 매매가격이 급락했을 때 임차인에게 임차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임차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했다고 해서 모두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부터, 추후 임대차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에 관한 인식이 필요하다. 소위 미필적 고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매수인이 부동산을 몇 채만 매수한 경우 ; 사기죄의 무죄를 주장해야
일반적으로, 매수인이 부동산을 1~2채만 매수하였을 뿐인 경우, 그 매수인은 추후 전세가격이나 매매가격 시세가 하락하여도 '얼마든지' 자기의 다른 재산으로 그 보증금을 돌려주는것이 가능하다. 왜냐하면, 전세 2억원짜리 빌라에 관하여 전세가격이 20% 폭락해봤자 필요한 현금은 4,000만원(=2억원X20%) 정도에 불과한데, 우리나라와 같이 고도로 발전한 신용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현금 4,000만원을 조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수인이 부동산을 1~2채만 정상적으로 갭투자하는 경우에도, '동시진행'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으며, '무자본 갭투자'도 얼마든지 허용된다. 우선 매매계약과 임대차계약을 같은 날에 체결하는 것은 원래부터 있던 것으로 민법상 허용되는 것은 물론, 형법적으로 금지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또한 '무자본 갭투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서 얼마든지 가능한 현상이다. 특히 빌라나 오피스텔의 경우에는 전세가율이 매우 높은 것이 일반적인데, 추후 시세 상승의 가능성이 다소 적은 소위 '하급지'의 경우에는 전세가와 매매가가 거의 동일하다. 가장 대표적인 동네가 인천, 안산 등의 경기도 지역과, 서울의 강서구, 강북구, 관악구 지역이다. 요컨대, '동시진행'이나 '무자본 갭투자'를 했다고 해서 무조건 '사기죄'로 판단하는 것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공인중개사, 중개보조원이 매수인의 직업/재산을 모르는 이상 사기죄의 공범이 아님
한편, 매수인이 단 1채의 부동산을 갭투자한 사안이라고 해도, 임대차계약과 매매계약을 체결할 때부터 이미 재산도, 직업도 없는 사람이었다면, 그 매수인은 추후 전세가격이 하락하였을 때 보증금을 돌려줄 방법이 전혀 없을 것이므로 사기죄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매수인에게 부동산을 소개시켜준 공인중개사나 중개보조원은 어떨까? 매수인에게 재산이나 직업이 있는지에 관하여 공인중개사/중개보조원이 조사할 능력이나 권한이 있는가? 그들에게는 매수인에게 돈이 있는지, 직업이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따라서 공인중개사/중개보조원을 사기죄의 공범으로 처벌해서는 아니되는 것이다.
빌라왕 사건이 사기죄로 처벌되는 이유
한편, 매수인이 부동산을 10채, 20채, 혹은 그 이상 매수한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것이 소위 '빌라왕' 사건인 것이다. 전세가격이 2억원 짜리인 빌라를 10채 이상 매수했다면, 전세가격이 20% 폭락한 상황에서는, 전세보증금 전부를 돌려주려면 현금을 4억원을 조달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마이너스통장, 사금융을 동원해도, 왠만한 사람이라면 현금을 4억원 조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매수인이 빌라를 10채 이상 한 번에 매수할 때부터, 추후 전세가격이 폭락하게 되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소위 '미필적 고의'인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10채 이상의 부동산을 빠른 속도로 취득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무자본 갭투자'이면서 '동시진행'의 방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빌라왕이 사기죄로 처벌받는 이유는 너무 많은 빌라를 취득해서 추후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 관하여 미필적인 고의가 있었기 때문이지, '무자본 갭투자'를 했다거나 '동시진행'을 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빌라왕 사건의 경우에는 여러 채의 부동산에 관한 중개 거래를 전담하는 공인중개사/중개보조원이 있기 마련인데, 그러한 사람들은 빌라왕이 추후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므로, 사기죄의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것이다.
동시진행, 무자본 갭투자라 해서 무조건 처벌되는 것이 아님
그런데, 몇몇 수사관들은, 위와 같은 '빌라왕' 사건에서 보여준 '동시진행'이나 '무자본 갭투자'가 그 자체로 사기죄를 구성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부동산을 1채~2채 정도 정상적으로 갭투자한 매수인들도 전세사기범으로 몰아가면서, 그 부동산을 소개시켜준 중개보조원이나 공인중개사들도 사기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으로서 고의, 불법영득의사를 판단하지 않고, 막연하게 '이거 뭔가 이상한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능한 현상이다.
CF. 위와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전세제도가 사실상 사금융이기 때문이다. 갭투자자는 전세임차인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빌라를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다만,이자가 없고, 만기가 2년 또는 4년으로 정해지는 대출이다). 따라서 공인중개사/중개보조원은 사실상 금융중개업을 하는 것이다. 전세제도를 금융상품으로 파악한다면, 공인중개사/중개보조원에게는 '전세보증금'의 형태로 대출을 받는 매수인(임대인)의 변제 자력을 조사하고 파악할 수 있는 권한을 줘야 마땅하다. 공인중개사나 중개보조원에게 '사기죄'의 무거운 책임을 지우기 전에, 그에 상응하는 권한을 준 적이 있는지 되물어야 한다.
전세사기 수사는 극도로 유의해야
일단 전세사기로 의심을 받아 경찰에 출석할 것을 통지받았다면, 그 순간부터는 극도로 집중하여 수사에 임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일단 전세사기로 기소되는 경우,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실형 1~2년이 선고되는 경우가 매우 흔하기 때문이다. 피해자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실형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대부분 전세사기로 의심받는 사안은 중개보조원이 수수료를 받아 이를 이해관계자들에게 배분한 경우이다. 중개보조원 입장에서는 초과 수수료로 인한 공인중개사법위반으로 처벌받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사기죄로 처벌을 받지 않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
전세사기 사건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가 이번 포스팅에서 설명한 '동시진행' 유형이고,
다른 하나가 다음 포스팅에서 설명한 '건물주' 유형이다.
어느 유형이든, 전세사기 사건은 그 대응에 있어 매우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