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후견과 개인파산으로 정신질환 부모 보호한 사례

정신감정 없이 한정후견 개시 성공

Jul 24. 2025

더 이상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어머니, 개인파산과 한정후견으로 돌보게 된 사례

김OO씨는 수원시에서 남편 없이 홀로 아들을 키웠다. 어려운 형편에 아들을 키우기 위해서 식당 직원을 물론이고 보험설계사, 요양보호사 등 안 해본 일이 없다. 아들은 장성해서 멋진 청년이 되었다.

그러나 김00씨는 어느새부터인가 충동적인 행동을 조절할 수 없었다. 갑자기 물건을 훔쳐버린다던가,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거금을 인출해서 줘버린다던가 하는 행동을 했다. 정신병은 매우 심각해서, 충동성이 올라오면 주변 사람은 물론이고 아들이 누구인지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다.

1억 원 대출과 추심... 가족이 감당할 수 없는 위기

결정적으로, 김00씨는 대부업체로부터 1억원이 넘는 거액을 대출받아 모두 황당한 용처에 사용해버리고 말았다. 대부업체의 추심이 시작되자 정상적인 생활도 안되었다. 독립해서 따로 살던 아들은, 뒤늦게 이러한 상황을 알고 김00씨와 정신병원을 찾았다. 정신병원에서는 양극성 정동장애를 비롯하여 몇 가지의 정신병을 진단하였다. 이미 중증이었다. 김00씨는 즉시 정신병원에 입원하였고, 약물치료 후 약간 호전되었다.

아들은 김00씨와 계속해서 같이 살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아픈 어머니를 혼자 둘 수도 없었다. 아들은 고민 끝에 파산 전문가이자 후견 사건에 경험이 많은 엄건용 변호사를 찾아왔다.

후견인 제도 중 '한정후견'을 선택한 이유

"후견"이라 함은, 한자로 "뒤를 봐 준다"라는 말이다. 어른이 아이를 돌보듯, 후견인은 피후견인을 돌보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한정후견을 받게 되면, 피후견인의 특정 행위들은 후견인의 동의를 받아야만 할 수 있게 된다. 만일, 후견인의 동의 없이 어떤 행위를 한 경우, 그 법률행위는 취소할 수 있다. 이는 거래 상대방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성년후견을 하게 되면 피후견인의 취업이 거의 불가능하지만, 한정후견은 경우에 따라 취업의 길도 열릴 수 있다. 김00씨는 상태만 호전되면 조금씩이라도 일을 하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으므로, 한정후견을 신청하였다.

한정후견 개시 결정문은 다음과 같다.

충동적 대출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

이 사건에서, 피후견인의 행동 중 특히 위험한 것은 대출을 받는다는 점에 있었다(혹시 아들의 명의로 된 대출이라도 받게 되면, 큰 낭패다). 그래서 필자는 "은행, 카드회사, 보험회사 기타 금융회사 또는 개인으로부터 대출을 받거나 금원을 대여받는 일체의 행위"의 경우를 한정후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사항으로 별도로 명시했다.

후견개시 신청서 첨부자료 중 발췌

그런데 재판부는, 필자가 기재한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금전을 빌리는 행위"를 할 때에는 법원의 허가까지 요구했다. 이렇게 되면, 피후견인은 후견인(아들)의 동의 + 법원의 허가까지 받아야만 신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충동적인 대출을 받게 될 염려는 없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