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파산의 패러다임 전환 - 대표자 중심의 사건 처리

"회사"에서 "대표자"로 포커스를 바꿔야

by 엄건용 변호사
법인파산은 대표자의 재기를 돕는 것이지, 단순히 회사를 정리하는 것이 아니다.

법인파산을 전문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변호사는 극히 드물다. 주변 200여 명의 변호사 중 법인파산을 처리해본 경험이 있는 분이 손에 꼽을 정도이다.


필자도 법인파산에 경험이 많이 없을 때가 있었다. 처음에는, 법인파산 사건을 처리할 때 '회사'에만 집중했다. 채무자회생법이나 상법에서도 '회사'를 중심으로 절차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자연스럽게 실무를 처리할 때에도 '회사' 중심으로만 생각한 것이다. 그 때에는 "회사"의 자산과 부채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파산 사유는 어떻게 소명해야 할 것인지 등, 기술적인 사항에 치중하여 사건을 분석하고는 했다.


SE-4315fa5c-57fe-4d42-b596-a0295111b43c.png?type=w1 법인파산, 패러다임의 전환


법인파산의 본질은
회사가 아니라
창업자에게 있다


"회사"를 파산 제도를 통해 해산하는 것 자체는 비교적 쉽다. 필자가 2024년부터 처리한 법인파산 사건 수가 적어도 50건은 넘는다. 그 많은 사건 중 회사를 파산시키는 것을 실패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러나 "회사"가 없어져도, 대표자는 남는다. 그래서 법인파산 신청의 진정한 목적은 단순히 회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대표자의 부담을 최소화하여 창업자의 재기를 돕는 차원이 되어야 한다.



대표자 중심의 법인파산 사건 처리를 하려면, 크게 4가지의 포인트를 짚어야 한다. 파산 전문 변호사의 역량은 이 부분에서 드러난다.



첫째, 대표자의 책임경영약정 위반 여부를 살핀다. 책임경영약정 위반이 인정되면 대표자가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하게 된다. 단순한 약정 위반으로 끝난다면, 대표자의 개인회생, 개인파산을 통해 그러한 손해배상채무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능하기는 하다. 그러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로 번진다면, 개인회생이나 개인파산으로도 해결이 안된다. 필자는 책임경영약정 위반 여부를 체크할 수 있도록 메뉴얼을 수립하여 두었는데, 대표자들께 책임경영약정 위반 여부를 판단해드리면서 상세한 근거를 제시해드린다.



둘째, 대표자의 2차 납세의무를 살핀다. 통상 스타트업, 중소기업은 대표자가 51%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면 부가가치세 등 각종 세금에 관하여 법인이 지급하지 못하면 대표자가 대신 납세를 해야 한다. 세무서의 추심은 생각보다 빠르고 매섭다. 대표자 개인 명의의 통장도 순식간에 동결한다. 세금이 밀리기 시작했으면 빨리 파산 전문 변호사의 조언을 얻어야 한다.



셋째, 대표자가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도록 조언해야 한다. 임금/퇴직금이 밀리기 시작했으면 재빨리 해당 채무부터 변제하도록 권고해야 한다. 파산 신청 전, 거래처들과 어떤 계약을 체결했는지도 살펴야 한다. 만약 계속적 공급의무가 있는 계약이 있다면 파산 신청 시기를 조율해야 할 수도 있다(그렇지 않으면 대표자가 사기죄로 고소당할 수 있는데, 이를 간과하였다가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도 있다).



넷째, 법인파산 비용을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이 부분은 온라인에서 안내할 수가 없다. 오프라인 상담을 받으시기를 바란다.



필자는 법인파산 사건을 수임하였어도, 자료를 검토한 결과, 파산을 신청하는게 대표자에게 불이익이 될 것 같으면 파산을 신청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 실제로 작년에 어느 회사의 경우에도 파산신청서까지 전부 작성하였는데, 결국에는 파산을 신청하면 안 된다는 의견을 드려서 파산을 신청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법인파산을 처리할 때에는 반드시 대표자 중심의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해산되어 사라질 회사를 중심으로 사건을 취급하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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