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파산, 손해배상을 당한다고?

책임경영약정, 투자계약서

by 엄건용 변호사

대표자들께서 가장 자주 하는 질문 중 하나가, "회사 빚이 대표자에게 넘어오지 않나요?"라는 점이다.


이 질문은 두 가지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 대표자가 회사의 대출채무에 대하여 변제할 의무가 있는가?


둘째, 회사를 파산 신청했다가, 대표자가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 경우는 없는가?



판례연구.jpg 엄건용 변호사


대표자가 회사의 대출채무를 대신 갚은 의무는 없다.



대표자와 법인은 인격이 구별되는 별개의 존재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대표자가 회사의 빚을 대신 갚아야 할 이유는 없다.


유일한 예외는 대표자가 "연대보증인"이 된 것인데, 2020년 이후로 금융회사로부터 받은 대출에는 대표자가 연대보증약정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대표자의 손해배상의무와 관련해서는, 두 개의 이슈가 있다.


하나는 "책임경영약정"이고, 또 하나는 "투자계약서"의 문제이다.






책임경영약정이란?


스타트업이나 초기 중소기업이라도, 획기적인 기술력이 있다면야 VC 등으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다면 대출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부분의 초기 중소기업이 가장 쉽게 받을 수 있는 대출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정책성 대출, 기술보증기금 및 신용보증기금, 신용보증재단 등 보증기관이 발급한 보증서를 담보로 한 대출이다. 주로 중소기업은행 등 1금융권에서 취급하고 있다.


2010년대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초기 스타트업에게 대출을 할 때에는 대표이사의 연대보증을 요구하는게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대표이사 개인에게 회사 대출의 연대보증 책임을 부과하면 초기 창업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고, 회사의 기술력 내지 사업성을 보고 대출을 해주는 문화를 키울 수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리하여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재단 등 보증기관은 2018년경부터 대표이사의 연대보증 요구를 중단하고, 대신 책임경영약정을 요구하고 있다.



책임경영약정의 법률상 성격


크게 두 가지 성격으로 대별된다.


(1) 단순한 이행약정의 성격인 경우 ; 대표이사가 책임경영약정을 위반하였을 때, 보증기관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된 경우에는 단순한 이행약정에 불과하다. 이 경우 책임경영약정은 대표이사의 채무불이행을 증명하는 처분문서의 기능을 할 것이다. 보증기관이 실제로 대표이사에게 손해배상청구를 하려면, 여전히 손해액을 특정하여야 하는 난점이 있다.


(2) 조건부 연대보증약정의 성격인 경우 ; 대표이사가 책임경영약정을 위반하면, 그 때부터는 회사의 대출채무에 대하여 대표자가 연대보증채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규정된 경우이다. 연대보증을 요구하지 못하게 되었으니(정부 방침으로 인하여), 조건부로라도 연대보증을 요구하겠다는 취지이다. 비록 조건부 연대보증이라 하더라도, 약정의 성격이 연대보증이라는 것은 소송 기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회사는 책임경영약정서를 연대보증계약의 존재를 증명하는 입증자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연대보증계약의 존재가 인정된다면, 회사는 손해액을 주장, 증명할 필요 없이, 보증금액 전액에 대하여 즉시 이행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대표자가 부담하는 의무는?


대표이사가 지켜야 할 사항에 대하여는 책임경영약정서에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실무 경험상,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술되어 있다.


✔ 대출금은 회사 영업과 관련해서 사용되어야 함.


✔ 주식, 부동산 투자 금지 (단, 회사 설립 목적 및 경영상 이유가 있다면 소명될 것)


✔ 대표이사의 최대 주주 지위 유지 (단, 지분 처분시 보증기관의 사전 동의를 얻으면 면책이 가능할 것)


✔ 채무자회생법 위반, 기업회계기준에 의한 회계처리 위반, 민법-상법 위반 (단, 중대한 사유로 실제 형사처벌 받아야 해당될 것. 민법 위반은 왜 포함되어 있는지 의문이 있음).


✔ 대표이사에 대한 가지급금 또는 대여금 지급 금지, 가수금 상환 금지 (단, 정상 거래라면 면책될 것임)



본인의 어떤 행동이 책임경영약정 위반인지 여부는, 반드시 법인파산에 풍부한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자문을 얻어야 한다.




책임경영약정을 위반하는 경우

책임경영의무 위반시, 보증기관이 대표이사에게 어떠한 책임을 묻는지 여부는 책임경영약정서의 해석에 관한 문제이므로, 반듯디 담당 변호사에게 문의하여야 함(보증기관, 보증년도 등 마다 차이가 있음).


일반적으로,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서에는 대표이사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및 신규보증 금지를 규정하는 경우가 많고, 신용보증재단의 경우 대표이사에 대한 연대보증 보증채무 이행 청구를 규정하는 경우가 많다.


생각건대, 대표이사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으로 규정된 경우 대표이사가 방어할 여지가 상당하고, 대표이사의 연대보증채무 부담으로 규정된 경우에도 몇몇 법리적 다툼이 있을 수 있다.


자세한 소송전략은, 방문 상담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보증기관이 책임경영약정에 근거한 소송을 제기하면, 대표이사가 방어할 수 있는가


증명책임을 활용한 방어 전략



만일 보증기관이 대표이사의 책임경영약정 의무 위반을 이유로 대표이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거나, 연대보증채무 이행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 그 청구원인의 존재에 관하여는 보증기관이 주장,증명해야 한다.


대표이사로서는, 기금 또는 재단이 손해액을 제대로 특정하였는가, 또는 연대보증계약이 성립하였다고 볼 수 있는가(특히, 연대보증계약의 형식과 관련하여)에 관한 주장을 적극 개진할 수 있다.


구체적인 소송 전략에 관하여는 방문 상담이 필요하다.


약관규제법을 활용한 방어 전략


특정하기는 곤란하지만, 어느 공기업에서는, 명백하게 약관규제법을 위반한 내용으로 책임경영약정을 체결한 사실이 있고, 그러한 경우 대표이사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다투어야 한다.


법원에서도 "범죄행위로 평가할 만한 책임경영위반 사유도 없이 단순히 부수의무 위반만으로 곧바로 보증채무와 다를 바 없는 보증잔액 상환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은 원고에게 지나치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적이 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5. 23. 선고 2022가단5152367 구상금 사건).


제6조(일반원칙) ①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약관 조항은 무효이다.

② 약관의 내용 중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내용을 정하고 있는 조항은 공정성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1.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

2. 고객이 계약의 거래형태 등 관련된 모든 사정에 비추어 예상하기 어려운 조항

3.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로 계약에 따르는 본질적 권리를 제한하는 조항



실제 사례


대표이사의 책임경영약정 위반을 이유로 소송이 제기되는 사례가 많다.


대표이사의 책임은, (1) 대표이사의 잘못이 무엇인지, (2) 책임경영약정의 법률상 성격이 어떻게 되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지며, 무엇보다도 변호사의 소송 전략에 큰 영향을 받는다.


아래의 4개의 사례들을 보면, 2개는 대표이사가 승소했고, 2개는 패소했다. 대표이사가 패소한 2개 사건의 경우, 법리상 충분한 주장이 제기되지 않았다(그러니 재판부의 그 법리 주장에 대한 판단이 없는 것). 이 렇게 되면, 대표이사는 소송비용을 부담하는 데다가, 또 다시 개인회생을 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1. 대표이사 승소


대표이사가 업무상 배임죄로 형사처벌을 받았으나, 공소사실이 책임경영약정 체결 이전의 행위라는 점으로 손해배상청구가 부정된 사례(울산지방법원2023.7.12.선고2021가합14669판결)



2. 대표이사 승소


대표이사가 경기신용보증재단의 자료제출 요청에 응하지 않고, 대출금 중 5,000만원을 배우자에게 송금하여 다른 용도로 사용하였다고 하여 구상금 청구가 제기된 사례에서, 경기신용보증재단의 책임경영약정은 약관규제법상 약관에 해당하는데,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약관에 해당한다면서, 원고의 청구를 전부 기각한 사례(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5. 23 선고 2022가단5152367 판결)



3. 대표이사 패소


대표이사가 신용보증재단의 사전 동의 없이 사임한 사례에서, 신용보증재단의 책임경영약정을 '신용보증재단에 대한 구상금 채무에 대한 연대보증약정'으로 해석한 다음, 대위변제금 전액에 대한 연대보증채무 이행을 인정한 사례(서울중앙지방법원2022.7.14.선고2021가단5068618판결)


4. 대표이사 패소


대표이사가 기술보증기금의 사전 동의 없이 사임하고, 대출금을 주주에게 지급한 사례에서, 기술보증기금의 책임경영약정을 이행 약정으로 해석하고(주:필자의 견해임), 대위변제금 전액에 대한 손해배상금 이행을 인정한 사례(전주지방법원군산지원2022.6.16.선고2020가합51131판결)





대표자가 파산을 신청했다가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하는 두 번째 경우는, 투자계약서에 관련된 규정이 있는 경우이다.


투자계약서에 대놓고 '대표자가 파산을 신청하면 손해배상의무가 있다'고 규정하는 경우는 잘 없고, 투자자의 투자금을 대표자가 대신 갚으라는 취지로 규정하는 경우가 꽤 많다. 유명 VC들도 그러한 투자계약서를 요구해 왔었다.


VC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대표라면 반드시 투자계약서에 대한 사전 검토를 받고 파산을 진행해야 하므로, 스타트업 파산에 경험이 많은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회사를 정리해야 한다.




투자계약서, 주식매수청구권 때문에 골치


주식매수청구권이란?



주식매수청구권(put option)과 주식매수선택권(stock option)을 혼동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위 두 청구권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주식매수청구권주주가 자신이 보유한 주식에 관하여 회사에게 그 주식을 가져가라고 요구할 수 있는 청구권이다. 통상 회사가 망해가거나, 주주가 그 회사의 어떤 결정을 신뢰하지 않을 때 발동된다. 우리 상법에서는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에 대하여 명문의 규정이 있다(상법 제374조의2).


주식매수선택권은 흔히 "스톡옵션"이라 불리우는 것인데, '이사' 또는 '피용자(근로자)'가 특정한 행사가격에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이다. 통상 회사가 성장할 때 발동되는 권리이다. 우리 상법에서는 주식매수청구권의 부여 방법 등에 대해 상세히 정해놓고 있다(상법 제340조의2 등).







투자자와 회사의 관계,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조항은 유효한가?



원칙적으로 무효, 그러나 예외 있음



주주평등 원칙에 위반한 계약은 모두 무효이다.


어떤 주주라도,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는 모두 평등하게 취급되어야 한다. 따라서 특정 주주가 회사와 투자계약서를 체결하면서, 다른 주주들보다 더 강한 권한을 부여받았다면, 그러한 약정은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는 원칙적으로 무효이다.


다만, 합병 반대주주에게 부여하는 주식매수청구권과 같이 법률에서 정한 절차에 따른 것이거나, 또는 그 차등적 취급을 정당화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다른 주주들보다 차별 취급하여도 효력이 있다(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1다293213).


과거의 대법원은 주주평등 원칙 위반에 대해 매우 엄격하게 판단하여, 법률에서 명시한 것이 아니라면 예외없이 무효라는 입장이었으나, 2023년 판결에서는 다소 완화된 입장으로 선회하였다.


즉, "차등적 취급을 정당화 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주주평등의 원칙에 대하여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고 하므로, 과거보다는 특정 투자자에게 더 유리한 투자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유효성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시가 너무나 추상적이어서, 실제로 어떤 약정이 유효하고, 어떤 약정이 무효인지는 시간이 흐르면서 판례가 축적되어야만 명확해질 것이므로, 당분간 혼란을 피할 수는 없어 보인다.



투자자와 이해관계인(대표이사 겸 지배주주)의 관계, 주식매수청구권 조항은 유효한가?



대부분의 투자계약서는 (1)투자자, (2)회사, (3) 지배주주(이해관계인)의 당사자들로 구성된다.


투자자와 회사의 관계에서는 주주평등의 원칙이 강하게 적용되므로, 특정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면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는 효력이 없을 것이나,


투자자와 지배주주(이해관계인)의 관계에서는 주주평등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주주평등의 원칙 때문에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그렇다면, 투자자는 항상 이해관계인에게 주식매수를 요구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계약해석의 일반 원칙에 따라 보았을 때,
- "연대보증"으로 해석되면 무효
- "연대채무" 또는 "특약에 따른 별개의 채무"로 해석되면 유효


이해관계인에게 주식매수의무가 인정되는지 검토하려면, 투자계약서상의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조항을 자세히 뜯어보아야 한다.



우선 대법원의 법리를 설명하자면,


대법원은, 투자계약서를 통하여 특정 주주에게 회생 신청의 사전동의권을 부여하고, 그 사전동의권을 침해한 경우 위약벌을 지급하도록 정한 사례에서, (1) 특정 주주와 회사의 관계에서 그 투자계약서 조항은 주주평등 원칙 위반으로 무효이다. (2) 특정 주주와 지배주주(이해관계인)의 관계에서는 주주평등 원칙이 적용될 여지가 없고, 계약해석의 일반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따라서 지배주주(이해관계인)의 손해배상조항이 연대채무 규정으로 해석된다면 이는 유효할 것이고(공서양속 위반 등 104조의 문제는 남아 있음), 연대보증 규정으로 해석된다면 부종성에 따라 손해배상을 할 여지가 없을 것이라는 취지로 판시하였다(주채무인 회사의 손해배상의무가 주주평등원칙 위반으로 무효이므로, 이에 부종하는 이해관계인의 손해배상의무도 부종성에 따라 소멸함).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2다224986 판결 : 투자계약서에서 "주식인수인(원고)의 서면동의 없는 회생절차의 개시신청이 있거나 회생절차가 개시되는 경우, 회사와 이해관계인(피고)이 연대하여 주식인수인(원고)에게 위약벌로 주식 1주당 취득가격과 그 금액에 대하여 발행일로부터 상환일까지 연복리 10%를 적용한 이자 금액의 합계액을 지급한다"고 정한 사안>


이 사건 투자계약은 원고들(투자자)과 이 사건 회사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 부분과 / 원고들(투자자)과 피고(이해관계인)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 사건 투자계약의 일부인 이 사건 약정 중 원고들과 이 사건 회사가 체결한 부분은, "원고들의 서면동의 없는 회생절차의 개시신청이 있거나 그 절차가 개시되는 경우"에 금전지급채무가 발생한다고 정함으로써 이 사건 회사에 귀책사유가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단지 경영성과가 부진하여 다른 신청권자의 신청에 의해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에도 회사로 하여금 원고들에게 주식인수대금과 소정의 가산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게 하는 내용이다. 따라서 이 사건 약정은 실질적으로 회사가 원고들에게 투하자본의 회수를 절대적으로 보장함으로써 다른 주주들에게 인정되지 않는 우월한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고, 배당가능이익이 없어도 회사의 재산으로 사실상 출자를 환급하여 주는 것이어서 자본충실의 원칙 등 상법이 허용하는 한도를 벗어난 것이기도 하므로, 설령 이 사건 회사의 다른 주주 전원이 그와 같은 차등적 취급에 동의하였다 하더라도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주주평등의 원칙은 주주와 회사의 법률관계에 적용되는 원칙이고, 주주가 회사와 계약을 체결할 때 회사의 다른 주주 내지 이사 개인이 함께 당사자로 참여한 경우 주주와 다른 주주 사이의 계약은 주주평등과 관련이 없으므로, 주주와 회사의 다른 주주 내지 이사 개인의 법률관계에는 주주평등의 원칙이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 주주는 회사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적자치의 원칙상 다른 주주 내지 이사 개인과도 회사와 관련한 계약을 체결할 수 있고, 그 계약의 효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주와 회사가 체결한 계약의 효력과는 별개로 보아야 한다. 나아가 주주가 회사의 다른 주주 내지 이사 개인과 체결한 계약의 내용을 해석할 때에는 계약의 형식과 내용, 계약이 체결된 동기와 경위 및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하는 등 계약 해석에 관한 일반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


나아가 이 사건 약정이 체결된 동기와 경위, 목적, 문언의 내용,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과 피고는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원고들에게 부담하는 이 사건 회사의 금전지급채무에 관한 보증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피고가 원고들에게 동일한 내용의 연대채무를 부담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여지가 크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이 사건 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채무 부담 약정이 무효라 하더라도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채무 부담 약정은 유효라고 해석하는 것이 피고를 당사자에 포함시켜서 계약을 체결하게 된 동기와 경위 및 목적에 더 부합


· 계약서의 다른 부분에서 피고가 부담하는 채무가 연대보증채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내용을 분명하게 표시


· 이 사건 약정에는 회사의 경영사정이 악화되어 다른 신청권자의 신청에 따라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에 피고에게 회사의 경영 담당자로서의 책임을 추궁하기 위한 취지도 있어 보이므로, 이 사건 회사의 채무가 주된 것이고, 피고의 채무는 종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별개의 것으로 보인다).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이 사건 회사가 원고들에게 부담하는 금전지급채무를 연대보증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고, 이 사건 약정이 무효이므로 이 사건 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채무가 존재하지 않아서 그 부종성에 따라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채무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이 사건 투자계약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기관투자자의 경우 ?



2023년에 「벤처투자조합 등록 및 관리규정」,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 등록 및 관리규정」이 신설되었고, 이제는 피투자회사(스타트업)가 부담하여야 하는 의무를 "제3자"가 연대하여 부담하게 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회사의 의무를 연대하여 부담하여서는 안 되는 "제3자"는 종래 투자계약서에서 "이해관계인"으로 정의되어 오던 사람들, 즉 회사의 창업주 또는 대표이사, 지배주주 등이다.


"대표이사"라던가 "지배주주"와 같은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제3자"라는 말을 쓴 것은, 형식에 관계없이 회사의 창업과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파운더에게 연대보증/연대채무 의무를 지우던 종래의 관습을 끊어내기 위함이다.


기관투자자와 체결한 투자계약서에는 이해관계인에게 연대적인 책임을 요구하는 조항이 있가도 하더라도, 이해관계인은 고의 또는 중과실에 의한 경우에만 책임을 지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벤처투자조합 등록 및 관리규정 제9조(행위제한)영 제36조제8호에서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행위"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2. 벤처투자조합의 업무집행조합원이 투자계약에 따라 벤처투자조합이 투자한 업체가 부담하여야 하는 의무를 제3자가 연대하여 부담하게 하는 행위. 다만,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제3자에게 의무를 부담하게 하는 행위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가. 투자계약에서 정한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투자금을 납입하게 함으로써 투자의 효력을 발생하게 한 경우

나. 투자계약에서 정한 진술과 보장 사항이 거짓으로 확인된 경우

다. 투자금의 사용 용도를 위반한 경우

라. 투자계약에 반하여 이해관계인이 주식을 처분한 경우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6조(벤처투자조합 업무집행조합원의 행위제한)

법 제52조제2항제5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8. 그 밖에 벤처투자조합의 자산 운용의 건전성 또는 건전한 거래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거나 거래상의 신용위험을 수반하는 직접적ㆍ간접적 거래로서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행위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제52조(벤처투자조합 업무의 집행 등)

② 업무집행조합원은 벤처투자조합의 업무를 집행할 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5. 그 밖에 설립목적을 해치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다.




특정한 주주와 이해관계인 사이의 투자계약(이른바 "주주간계약"이라 불리우기도 하는)에는 위 규정이 직접 적용되지는 않을 것이나, 위와 같은 규정이 신설되는 흐름 자체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결론 : 대표자가 투자계약에 따라 주식매수의무를 부담하는가?


정답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다. 아직 2023년 대법원 판례 선고 이후 충분한 실무례가 쌓이지 못하였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계약서에 따라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는 통보를 일단 해보아도 될 것이다.


그러면 이해관계인 입장에서는, (1) 주식매수청구권 부여가 실질적으로는 투하자본의 회수를 보장하는 것이므로 주주평등 원칙 위반이고, (2) 가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는 회사의 주식매수의무를 연대보증한 것인데, 회사의 주식매수의무가 무효인 이상, 이해관계인의 주식매수의무도 부종성에 의하여 소멸하였으며, (3) 만일 그것도 아니라면, 이해관계인에게 주식매수를 강제하는 것은 공서양속에 위반한 것이어서 무효라는 취지의 주장을 할 수 있다.


실무적으로는 회사가 부담하는 계약 조항과, 이해관계인이 부담하는 계약 조항을 비교하며 분석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회사와 이해관계인을 병렬적으로 규정하고, 계약 문언에 "연대하여 보증"한다는 따위의 언급이 있다면 연대보증으로 해석될 가능이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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