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대부분이 분식회계에 내몰린다
분식회계는 왜 하는 것일까
개인사업자로서 사업을 하다가 규모가 커져서 자연스럽게 주식회사를 설립하는 경우도 있지만, 초기부터 확실한 사업계획이 있는 경우에는 아예 주식회사 설립과 함께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주식회사를 설립해서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에는 (1) 엔젤투자를 받거나, (2) 대출을 받는다. 여기서 (2) 대출은 대게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신용보증재단,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의 정책자금 대출로 구성되느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중 상당 수는 분식회계를 하는데, 이는 은행 대출 때문이다. 충분한 매출과 영업이익이 나오면 아무 문제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은행에서 신규 대출의 실행은 물론,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에도 난색을 표하기 때문이다.
매출은 세금계산서로 집계되는 것이 통상이므로 허위로 만들어내기 어렵다. 그런 경우 가장 흔하게 건드리는 것이 재고자산이다. 재고자산을 회계원칙상 기입하는 것이 아니라, 수량이나 가액을 부풀려서 계상하여 자산 전체 금액을 띄우고, 이를 통해 결손을 방지하는 방식이다.
분식회계하면, 대표자는 어떤 책임을 질까
상장회사는 분식회계가 큰 문제가 된다. 아래에서는 비상장회사를 기준으로 설명을 한다.
분식회계해서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면 사기죄가 성립할까? 실무적으로는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다소간 재무제표상 분식이 있다는 점만으로는 은행에 대한 기망행위가 인정되지는 않는다. 기망행위가 되려면 더욱 적극적인 허위 사실의 고지가 필요하다.
분식회계를 했다고 하여 책임경영약정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까? 이론상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보증기관에게 발생한 "손해"가 무엇인지 특정, 입증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실무적으로 소송 제기가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분식회계를 했으면 법인파산 신청을 못하는가?
우선 법인파산 선고에는 문제가 없다. 법인파산의 요건은 "지급불능"(부채가 자산보다 많고, 부채를 다 변제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고, 재무제표상 분식회계 여부는 아무 상관이 없다.
분식회계 후 법인파산 신청하면 대표자가 형사처벌을 받는 것은 아닐까?
채무자회생법에서는 상업장부에 부실한 기재를 한 경우에는 사기파산죄로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채무자횟애법 제650조 제1항), 이는 자기 또는 타인의 이익을 도모하거나 채권자를 해할 목적이 있을 때에만 성립하는 범죄이다.
은행 대출 때문에 분식회계를 했다면 "채권자를 해할 목적"이 있다고 볼 여지도 있으나, 실무적으로는 은행 직원들도 분식회계가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을 대부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은행에서는 재무제표 외에도 여러 다른 자료들을 검토하여 대출을 실행한 것이므로, 분식회계만으로는 "채권자를 해할 목적"이 있다고 보기는 다소 어려울 것이다.
결론적으로 다소 분식회계가 있다고 하여도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법원이 분식회계에 관심이 없는 이유?
법원에서도 분식회계에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왜냐하면 파산을 신청하게 되면, 우선 신청 대리인(필자 같은 변호사)이 자산, 부채 실사를 하여 이를 기준으로 "청산 재무제표"의 초안을 제작하여 법원에 제출한다.
추후 파산관재인이 선임되면, 파산관재인은 "청산 재무제표"를 완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환가 절차를 진행한다.
법인파산 절차가 시작되면, 회사가 세무사님을 통해 만들었던 재무제표는 의미가 없어지고, 신청 대리인 및 파산관재인이 완성한 청산 재무제표가 중요해진다.
기존의 재무제표상 분식회계는 청산조정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지기 때문에, 법원은 분식회계 여부에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분식회계를 지나치게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정직하게 원칙대로 재무제표를 만들면서 사업을 영위하는게 가장 바람직한 것은 맞고, 회계장부의 기록을 사실과 다르게 한 것은 물론 잘못된 것은 맞다.
다만 분식회계를 한 것을 지나치게 부끄러워하면서, 법인의 파산 등 적합한 조치에 나아가는 것을 주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