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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호! 하이호!

나주 가는 길

by 미세스 박

25.1.22. 14주년이 되는 결혼기념일날 육아휴직을 마치고 나주에 있는 본사로 첫 출근하였다.


지금은 구정 연휴를 보내고 다시 나주로 내려가는 길이다.


숙소에 미처 옮기지 못한 짐을 한가득 챙겨서는 죽전간이정류장에서 40분 정도 기다린 끝에 회사로 가는 버스를 탔다.


추운 날씨만으로도 몸이 덜덜 떨리는데 회사까지 생각하니 마음이 얼어붙는다.


마침 일곱 난쟁이들이 일하러 갈 때 외치는 구호 하이호! 가 떠올라 어두운 버스 안에서 속으로 힘껏 외쳐본다.


하이호! 하이호!


힘든 일들만이 있지는 않을 거라고, 소복이 쌓인 눈 안에 숨어 있는 작은 풀잎을 발견하는 것처럼 행복한 일들도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믿는다.


겉으로는 의연하고 담대하게 대신 안은 따뜻하고 말랑하게 언제 어느 순간에도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비록 가고 있는 이 길이 낯설고, 가족들이 곁에 없어 외로울지라도 결코 척박하게 그 시간들을 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이라고 말씀하셨던 정현종 시인님의 말씀처럼 나는 나주에서도 나만의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고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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