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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세스 박 Feb 09. 2020

프롤로그

17.12.2-18.12.29 맘스홀릭 베이비 카페 엄마 칼럼니스트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7살 남자아이와 얼마 전 돌이 지난 2살 여자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현재는 육아 문제로 휴직 중에 있는 워킹맘이기도 합니다. 또한 남편과는 3년 전부터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어 현재까지 독박 육아를 하고 있습니다.


워킹맘도 독박 육아도 저에게는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회사도 결혼도 아이도 다 내가 간절히 원해서 얻어진 소중한 것들이었는데 어느 순간 저에게는 버거운 짐이 되어 버렸습니다. 

 
워킹맘과 독박 육아로써의 힘듦이 둘째 아이의 돌까지 해소가 되지 않았습니다. 회사 생각도 별로 나지 않았고, 남편의 부재는 늘 원망스러웠습니다. 매일 아이들과 씨름하며 보내는 것도 지쳤고, 무엇보다도 대화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 외로웠습니다.


그러다가 둘째 아이가 돌이 좀 지나고 나서 서서히 여유가 생기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재미 삼아 종이에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그 날 있었던 일들, 생각나는 일들, 만나고 싶은 사람들, 세상에 대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 떠오르는 대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림을 그리다 보니 나를 그렇게 힘들게 했던 워킹맘과 독박 육아에 대한 저의 마음이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를 들여다보며 나를 그리고, 상대를 들여다보고 상대를 그리니 상대의 입장에서 상대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회사에 대해서도 남편에 대해서도 아이들에 대해서도 그 외에 사람들에 대해서도 나만 아쉽고 서운했던 것이 아니라 그들도 나에게 그랬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가족들과 회사에 대해 점점 많아지는 그림들을 보면서 나를 힘들게 했던 그들의 존재가 실은 나의 삶을 채우고 있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당시에는 너무 힘이 들었지만, 물론 지금도 때때로 힘이 들지만 그들이 없이는 나의 삶은 존재할 수 없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저의 마음을 여러분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나에게 평생 행복을 보장해서 결혼했던 남편 때문에 힘이 드시나요? 

아니면 간절히 원했던 아이 때문에 힘이 드시나요? 

아니면 뽑아만 준다면 나의 청춘을 바쳐 일하겠다고 약속했던 회사 때문에 힘이 드시나요? 


정말 그들 때문에 힘이 드신다면 잠시 저의 글을 읽어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당신만 힘이 들고 당신만 외로운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요. 당신만큼 그들도 당신 때문에 힘이 들고 외로웠다고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힘이 들어도 우리는 결코 쉽게 헤어질 수 없을 만큼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들이라는 것을요. 


그럼 한 번 저의 이야기를 그리고 어쩌면 당신의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2년 전 주말부부로 인한 독박 육아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을 무렵 우연히 시작하게 되었던 인터넷 카페 엄마 칼럼니스트 연재 글입니다. (저는 14기부터 18기까지 활동을 했었습니다.)


예전에 썼던 글을 다시 읽어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잘하기보다는 솔직하게 쓰고, 연재를 다 마치는 것을 목표로 시작했었는데, 어떻게 보면 목표는 이루었습니다.


카페와 포스트에서 조회수와 댓글이 많았고, 네이버 맘키즈 메인에도 여러 번 올랐습니다.


연재를 시작하자마자 3개월 동안 260개 정도의 그림을 그리고 글을 완성했습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나에게 기회를 준 카페와, 제 글을 읽어주시는 회원분들, 그리고 제 자신과 말입니다.


연재하는 1년 정도의 기간 동안 잠을 편히 자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댓글에 답하는 것도 신경이 많이 쓰이고, 글도 올리다가 잘못되어서 다시 올리는 경우도 많았고, 무언가를 시작하고 마친다는 것이 이렇게 어렵고도 힘든 일이구나 라고 다시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브런치도 어떻게 보면 그때 카페 칼럼 글을 연재할 때처럼 가장 힘든 시기인 지금 다시 주말부부와 독박 육아를 시작함과 더불어 장거리 출퇴근 회사, 두배로 많아진 업무로 인해 매일 야근이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 작가 신청을 하고 선정이 되어서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구독자 수의 욕심도 없고, 사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 저에게는 힘든 현실을 잊게 해주는 도피처 같은 역할을 하기에 작가가 되어서 이렇게 제가 쓰고 싶은 대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서 다른 분들이 보실 수 있는 것만으로 만족합니다.


글과 그림은 보통 주말에 올릴 것 같고, 요즘은 그림 그리는 것이 좋아서, 이렇게 장문의 글은 어쩌다 보니 워킹맘 매거진 외에는 잘 쓰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른 인터넷 카페와 제 블로그에 이미 연재가 다 끝난 글을 브런치에 또 올리는 것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보시지 않은 분들이 더 많으실 것 같고, 브런치에 이 글을 꼭 담아두고 싶은 제 개인적인 소망이 있었습니다.


비록 시간이 지났어도, 대한민국의 엄마라면 워킹맘이라면 분명 공감하실 내용의 글과 그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재밌게 읽어봐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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