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2.2-18.12.29 맘스홀릭 베이비 카페 엄마 칼럼니스트
워킹맘.
나는 내가 워킹맘으로 살게 될 줄 몰랐다.
나의 꿈은 원래 전업주부였다. 내가 워낙에 여러 가지를 못하는 성격이라 나는 살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회사를 다닌다는 것을 상상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내가 결혼 전 지냈던 친정집 아파트 1층에 어린이집이 있어서 나는 가끔 아침저녁으로 그곳을 지나다닐 때마다 일하는 엄마들의 정신없이 아이를 맡기고, 데려가는 모습을 봤었기 때문에 나는 더욱더 워킹맘으로서 사는 삶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인생은 결코 나의 예상대로,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나는 결혼 후 워킹맘으로서 그리고 주말부부까지 하면서 지내게 되었다. 나는 하루하루가 너무도 힘이 들고, 그래서 때로는 도망치고 싶었지만, 도망칠 곳도 없고, 피할 수도 없었고 또한 내가 선택한 나의 길이었기에 나는 그저 가끔씩 소리를 지르거나, 남몰래 울거나, 속으로 삭이거나, 술을 마셔보거나, 잠을 자거나 하면서 풀 수밖에는 없었다.
그래도 매일 반복되는 워킹맘의 현실 때문에 나는 나의 힘든 점이 잘 해소가 되지 않았고, 해결이 되지도 않았다. 너무 답답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내가 글을 처음 쓰게 된 것은 워킹맘으로 생활할 당시 가장 힘들었던 2014년 12월이었고, 그 이후로는 전혀 글을 쓰지 않고 지내다가 작년 11월 둘째 아이가 둘이 막 지나고, 여유가 조금씩 생기면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이것도 사실 내가 시간이 남고 여유가 생겨서라기보다는 나의 독박육아 생활이 3년이 다 되어가면서 그동안 쌓아왔던 나의 외로움과 답답함이 한계치에 다다르자 내 나름 스스로 돌파구를 찾아서 하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마침 그 무렵 내가 가입되어 있었던 인터넷 카페에 엄마칼럼니스트로 선정이 되면서 나는 나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볼 것을 염두에 두고 내가 그동안 엄마로서 워킹맘으로서 살면서 겪었던 모든 상황들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쓰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우선 내가 워킹맘이 되기까지의 과정인 즉 회사에 입사해서 남편과 만나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고, 낳고 키우는 것에 대해서 쓰고, 그다음으로는 워킹맘으로 지내던 가정과 아이를 챙기며 회사를 다니던 나의 모습, 생활들에 대해서 썼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내가 육아휴직을 하고 전업맘으로 지내며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썼다.
이처럼 이 글의 시작은 분명 나의 워킹맘 생활의 힘듦과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글을 쓰다 보니 점점 워킹맘으로서의 삶이 그렇게 힘든 것만은 아니었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한때 나를 힘들게 한다고 생각했었던 회사와 가족들(남편과 아이들) 역시 내가 워킹맘으로 힘들 때 그들도 그런 나의 곁에서 함께 힘들고, 그 시간들을 보내왔음을 알게 되었다. 그 외에도 내가 워킹맘으로 지낼 때 언제나 부러워하고, 나도 가능하기만 하다면 살고 싶었던 전업맘의 생활도 내가 육아휴직을 하고 겪어보니 그들에게도 워킹맘의 고충들처럼 나름의 힘든 점과 어려운 점들이 많이 있었다.
내가 워킹맘으로 또한 주말부부로 인한 독박육아로 힘들게 지낼 때는 나는 오로지 나 자신과 나의 문제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즉 내가 힘들고, 어렵고, 답답한 것만을 생각하며 거기에만 빠져서 지냈다. 그래서인지 나는 언제나 내 주변 상황들에 대해 불평만 했고, 앞으로의 나의 미래도 꽃길이 아닌 흙투성이 길만이 계속해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꼭 그런 것만이 아니었다. 내가 워킹맘으로 지내며 나에게는 힘든 것만 있는 것이 아니었고, 행복하고, 보람된 순간들도 많이 있었다. 다만 내가 잘 느끼지 못했거나, 혹은 보지 못하고 지나쳤을 뿐이었다.
‘내가 대체 왜 워킹맘은 되어 가지고.’라고 나는 늘 혼자 속으로 되뇌고는 했었다.
그러나 내가 워킹맘이 되기까지 그리고 워킹맘으로 지냈던 날들을 돌이켜보니 이 모든 것들이 다 나의 간절한 바람과 그 바람을 이루고 지키기 위한 많은 노력들로 가능했던 것들이었다.
그러니 나는 수시로 ‘힘들어. 안 할래. 다 때려치울래.’라고 할 것이 아니라 워킹맘인 나를 스스로 자랑스러워하고, 칭찬해 주고, 격려해주고 하면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야 했던 것이다.
지금까지 결혼 생활 7년 차, 회사 생활 11년 차,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들이었다. 어쩌다 보니 그래도 나의 가족들, 회사와 아직까지도 헤어지지 않고, 그 세월을 함께 해오고 있다.
나는 회사도, 가족도 처음에는 다 내가 좋다고 시작했다가 좋았던 것도 잠시 힘이 들 때마다 그들로부터 벗어나고 싶고, 도망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결코 나를 힘들게 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힘들었던 이유는 바로 내가 그들을 너무도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겼기에 그들을 놓고 싶지 않고, 잘 지내고 싶은 마음에 힘이 들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들 때문에 힘이 들기도 했지만 그들 덕분에 행복할 때도 많았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내 인생도 결코 헛되지 않을 수 있었고, 보람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나는 외롭지 않을 수 있었다.
그래도 결혼 전 회사만 다니고 나 밖에 모르고 살던 이기적이었던 내가 워킹맘으로 지내며 내 나름대로 산전수전을 겪다 보니 나도 모르게 많이 성숙해지고, 단단해졌다.
워킹맘. 그리 힘들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나의 워킹맘의 삶을 돌이켜보니 좋은 점도 많았고, 보람되고 행복한 것도 많았다.
No pain no gain.이라는 말처럼 워킹맘으로서의 삶이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가 많았지만 분명 주어지는 것 또한 많았다는 것을 이번 글을 쓰면서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워킹맘으로 살아도 괜찮겠다 싶다. 고생스럽고 힘든 이면에 아마도 많은 행복과 즐거움 또한 기다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워킹맘 생활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