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
나는 디자이너로 불리운다.
나의 전공은 기계공학이다.
그냥 이렇게 간단히 설명하고 싶지만
정확히는 기계항공공학, 영어로는 Mechanical & Aerospace Engineering 이다.
공대에서 석사도 했다. 전공은 산업공학 세부전공은 인간공학이다.
여기서 끝내고 싶지만, 내가 막 신입생이던 시절 시작된 융합학문의 유행에 힘입어 내 배경에 대한 설명은 더 길어진다. 난 소위 '통합창의디자인'을 연계전공했다. 영어로는 Intergrated Creative Design 이다.
이 욕심많고 의미없는 수식의 나열로 인해 나의 전공은.
Mechanical & Aerospace Engineerign with Intergrated Creative Design 이다.
기계항공공학을 전공했구요. 연계전공으로 통합창의디자인을 했습니다.
그렇다. 나도 디자인을 전공했다.
그리고 오해하는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다. 나도 디자인을 꼭 전공했다고는 말하고 싶지 않다.
가끔 나에게 기분이 무척 상하셨는지 상기된 목소리로 물으시는 분들이 있다.
"아 디자인 전공을 하신건은 아니시군요?"
아...음...그렇죠
가끔은 신기해하는 분들도 있다. 그중에는 약간의 실망섞인 말투가 느껴진다.
"아 디자인 공부를 하시긴 한거네요?
그런셈이죠.
20대에게 디자인은 가르치는 직업을 가지신 분들께서 아직도 가끔 나에게 놀라운 표현을 하기도 한다.
"아 디자이너는 아니네"
"그래서 회사에서 디자인은 누가하나?"
"그런데 어떻게 디자인을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