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잘 끝났다고 생각되는 지점에서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되는 거예요!
(<멜로가 체질> 3회 中)
끝을 향해 순조롭게 흘러가던 하루에 과감하고도 여유롭게 오점을 찍어버리는 내 모습을 보며 '와 이게 무슨 몹쓸 연륜이란 말인가 그냥 흡족해하면 되는 건가' 하고 혼란이 이는 찰나 허무에 뒷통수를 맞고 정신을 차렸다. 자기객관화가 되는 속도가 아주 얄밉다. 별것 아닌 일에 또 나 혼자만 끔찍해하고 있다는 사실이 보여 다행히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되는 것만은 막았으나 그런 마무리가 썩 상쾌하진 않다. 잠들기 직전까지 방심은 금물. 고통은 제자리에 가만히 두고 기쁨은 자주 꺼내 복기하자. 좀 전의 기쁨도 다시 보자.
2020년 12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