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많이 꿔서 좋았습니다.
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언비트 에디터 ‘천성민’입니다.
이 공간을 만들기로 결심한 이후 첫 번째로 무엇을 공유하면 좋을까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좋아하는 물건, 음식, 장소, 사람.. 수많은 것들이 떠올랐고,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머릿속에 다양한 생각들이 떠다닙니다. 하지만 그 무엇들 보다도 가장 먼저 공유해야 할 것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애정하는 것들로 채워갈 공간이고, 그 모든 것들에 내가 담겨있을 테지만, 나의 언어로 나를 소개하는 것부터 하지 않는다면 제가 그 어떤 것을 소개하더라도 진정으로 그 진심을 느낄 수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우선 무엇보다 중요하고, 무엇보다 소중한 저 자신을 소개할까 합니다.
반갑습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우린 스스로 경험을 제한합니다.
한국 이름은 천성민, 1987년 2월 19일 토끼띠, 현재 직업은 마케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것들은 저의 표면을 구성하는 정체성입니다. 사회적 정체성이라고 할까요. 물론 저를 구성하고 있는 것들이고, 이 역시 저의 일부이기에 매우 중요한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 태어난 날, 그리고 이제껏 지나온 삶을 살며 경험한 것들을 토대로 마케터라는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다만 이 표면 깊은 곳에는 더욱 다양한 것들이 저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1남 4녀 가정의 막내이자 장남, 남자를 좋아하는 게이, 만화를 그리고자 했던 어린 만화가, 글을 쓰고 싶어 했던 고등학생 작가,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자 집을 박차고 나왔던 가출 청소년, 호텔리어가 되고 싶어 했던 철없던 수능생, 그것들을 지나 사진가, 또 군대라는 틀이 무섭고 싫어서 떠난 싱가포르에서의 이방인, 패션 에디터, 항공사 승무원 지망생, 다양한 꿈과 실현되지 않는 현실, 그리고 지나온 경험의 연관성을 찾지 못해 지쳐 도망쳤던 워홀러. 그 이후에는 개발 취준생..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경험들을 지나 어쩔 수 없이 선택했던 마케터라는 직업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끈기와 인내를 강요당합니다.
하지만 외부의 강요로 인해 다양한 경험으로부터 나를 제한하는 건 결국 나 자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다양한 것을 시작하고, 도전하고, 끝내면서 항상 ‘끈기가 없다, 철이 없다, 대책 없다’라는 소리를 들었었고, 그런 외부의 시선들과 힘든 싸움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그건 외부가 아닌 ‘내 시선’이었습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선택하고, 그렇게 행동했으나 제 스스로가 만들어 낸 ‘일반적인 인생의 정석’이라는 기준에 갇혀 스스로를 힘들게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준을 버리려고 노력하니 다양한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고, 지나온 모든 길이 소중해졌습니다.
그동안의 경험들이 없었다면 사진을 찍는 나도, 글을 쓰는 나도, 무언가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나도,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나도. 즉, ’현재의 나‘는 없었을 거라 확신합니다.
저는 짧든, 길든. 시간과 노력의 길이보다, 우선 발을 내딛는 것이 중요하고, 발을 내딛는 그 순간 얼마나 진심이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작하는 결단과 진심의 깊이가 현재의 나를 만들고, 앞으로의 나를 만드는 토대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 소개가 길었습니다. 조금만 더 쓰고(진짜로..) 마치겠습니다. 앞서 자신을 제한하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들이 나를 만들어가는 길인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경험, 매우 중요합니다. 다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꿈’을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꿈은 경험을 시작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작은 꿈이든, 큰 꿈이든 그게 무엇이든 가치있기에 상상하고 바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UNCOMMON) be : TROVE
언비트 에디터 천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