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순간은 우리 주변에 있습니다.
우리는 항상 일상을 벗어나 어딘가 저 멀리 내가 가보지 못한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합니다. 나를 찾기 위한 여행, 새로운 영감을 발견하기 위한 여행, 진정한 휴식을 위한 여행 등 개인마다 여행에 대한 다양한 가치와 목적을 가지고 떠납니다.
하지만 여행이 끝난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때 우리는 좋은 여행이 끝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아닌, 지겨운 일상으로 복귀에 대한 걱정과 불안만을 가득 안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분명 추억과 행복이 가득한 여행이었음이 분명할 텐데, 왜 우리 여행의 끝에 남는 것은 만족감이 아닌 또 다른 불안과 걱정일까요?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건 아마도 우리가 일상을 또 다른 여행이 아닌 그저 반복적인 삶의 패턴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 아닐지 하고요. 그래서 저는 사소한 것들을, 주변을, 일상을 살피며 작은 소중함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스스로 거듭 되뇝니다.
저는 얼마 전 3개월의 백수 생활을 끝내고 다시 그 반복의 시간으로 들어가기 전, 지금이 아니면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 모른다는 마음으로 비상금 대출까지 받아 가며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났고, 그곳에서 생애 가장 충만한 여행을 즐기고 돌아왔습니다.
이만하면 됐다. 즐길 만큼 즐겼으니 나의 현재를 직시하고, 이젠 ‘일상’으로 걸어 들어갈 때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현재의 삶으로 돌아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토요일 밤이 깊어 가는 시간, 기분 좋은 취기가 오른 상태로 이태원 길거리를 걷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제 옆에서 신나는 스페인 노래가 들려왔고, 그 노래에 고개를 돌렸을 때 길거리 한복판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스페인에서 즐거웠던 여행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멀리에서만 찾으려 했던 즐거운 여행은 지금 여기 있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이곳 어디에선가 나의, 여러분의 삶을 풍부하게 만들어 줄 여행이 있습니다.
우리가 아닌 그들은 우리가 사는 이 도시를 여행의 목적지로 정하고 그들만의 여행을 즐기러 옵니다. 우리는 그러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을까요? 반복적인 일상의 한복판에 서 있을 때도 있습니다. 그렇게 느껴질 땐 어딘가 먼 곳을 상상하기보단 내가 있는 이곳에서 나에게 여행의 경험을 줄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그런 것들이.
약간의 노력은 필요합니다. 그런 것들을 찾기 위해서는.
어렵겠지만, 그런데도 찾아보시길 희망합니다.
일상 속 당신을 저 먼 곳으로 데려다 줄 여행의 순간을 말입니다.
열쇠고리 따위로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걸 믿으실지는 모르겠습니다. 최소한 저는 그 하찮은 열쇠고리 따위로 여행을 즐기고 있습니다. 달나라로.
처음 인스타그램을 통해 ‘도미토리 시티’라는 브랜드를 알게 되었을 땐, 그저 그 열쇠고리가 가진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고 저랑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에 구매를 결정하였습니다.
‘고요의 바다’ 아폴로 11호에 탑승했던 ‘닐 암스트롱’이 50년 전 인류 최초로 발을 디딘 곳입니다. 그리고 제가 구매한 열쇠고리의 제품명이 바로 그 ‘고요의 바다’였습니다.
‘고요의 바다’는 지구의 바다에서 태어났어야 할 한 쌍의 고래 중 한 마리가 달의 바다에서 태어나 평생을 만나지 못하고 지구와 달 사이를 헤엄치는 모습을 상상하며 만들었다고 합니다.
저는 이 제품이 가진 스토리를 통해 달을 여행하고, 달을 떠나 지구로 향하고자 하는 고래가 되어 우주의 빈 공간을 경험하고 다시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작은 것 하나가 그 먼 곳까지의 여행을 저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고 일상이란 이름의 반복적인 삶에서 벗어날 수 없는 제가 쉽사리 할 수 없는 경험을 주었습니다.
먼 곳으로 갈 수 없다면, 일상을 여행하시기를 바랍니다.
에디터 천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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