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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nclesay Oct 20. 2021

불면증과 커피

첫 번째 브런치:불면증과 커피

현재 시간  01:42분, 43분 현재 위치 안방


잠들어 있는 아내 옆에 누워있다.


잠든 아내가 혹시나 깰까 휴대폰 불빛을 최하로 줄여 놓은 상태.


노안으로 인해 잘 보이지 않는다.


나 지금 왜 이러고 있지,잠든 아내가 뒤척인다

스마트폰 두드리는 소리 때문인가.

깊게 잠든 아내가 부럽다, 사실 불면증에 시달린지는 꽤 된 것 같다.

언제 잠이 들지 모른다, 이러다 감성이란 녀석이 심장을 파고들면 밤을 새울 수 도 있다.

약간의 핑계를 대자면 글쟁이의 습성이랄까. 아니면 일상이랄까, 암튼 잠이 안 온다, 아니 어쩌면 스스로 거부하고 있는 것 인지도 모른다.

날마다 이런 날들이 반복되지만, 중요한 것은 포기할 수 없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하나는 글을 계속 써야 한다는 것, 조금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낮에 쓰는 글과 새벽에 쓰는 글은 차이가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왠지 , 고뇌의 시간을 스스로 찾아 들어간다고 할까

여하튼 뭐 그런 거 있다, 글쟁이 로서의 간지라고나 할까.

또 다른 이유는 아주 심각하다. 이 녀석은 도저히 멈출 수가 없다. 어쩌면 불면증의 원인 중에 가장 큰 이유가 될 수도 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난 못 말리는 커피 애호가 애찬론 자다.

말이 좋아 애호가, 애찬론 자지 격하게 말하면 중독 자다.

이렇게 밤을 새우다시피 하다가 새벽에 잠이 든다, 그리곤 아침 아홉 시 정도에 일어 난다 보통 하루에 서너 시간 자는 것 같다.

그런데 나조차 어이없는 것은 일어나자마자 커피를 내린 다는 사실이 내가 커피 중독자라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어쩌면 나에게 커피는 하루의 루틴이다.

원두를 개봉하는 순간 수터 믹서 하는 그 순간 그리고 거품을 품고 흘러내리는 커피를 볼 때, 난 왜 이리 행복한 걸까.

그리고 하루 중 에도 불쑥 뿔쑥 찾아 오는 강렬한 거피에 대한 애착.

불면증은 잠을 잘 수가 없어서 일까, 자기 싫어서 일까, 그리고 커피는 과연 불면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아! 자꾸만 커피라는 두 글자를 쓸 때마다 커피가 급 당긴다.

큰일이군 지금 이러면 오늘밤도 쉽사리 잠들지 못할 텐데.


안돼! 안돼! 놓칠 수 없다, 이 새벽에 찾아와 나의 심장을 두드리는 감성이란 놈, 그래 놓칠 수 없지, 나의 감성을 위해, 조금 더 잠을 뒤로 미룰 수밖에...


아! 커피 향 끝내 준다... 이제, 시를 좀 써보자.


지금 시간 02시 05분 나는 커피를 마신다.


지금은 불면증을 감성으로 승화시키는 시간.


어쩌면 나에게 불면증이란 새벽감성을 만나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들어 고요한 그 시간은 특별한 이유로 깨어 있는 사람들에게 알 수 없는 선물을 주는데 그것이 감성인 것 같다.

나 같은 감성주의 자들은 일부러 새벽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새벽의 이점은 일단 조용하다는 것이다.

옆에서 코 고는 소리가 심하게 들리지만 않는 다면 새벽은 글쟁이인 나에게는 최고의 시간이다.

물론 이런 패턴이 계속되면 신체적으로 안 좋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아직 까지는 새벽을 벗 삼아 글을 쓰는 것이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 인 것 같다.

그로 인한 내 생각은 커피가 불면증의 원인이 될 수도 있는 것이 아니라 커피는 나의 새벽을 즐기는 또 하나의 도구일 뿐이라는 거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내 견해 일뿐이다.

낮에 마신 커피가 잠에 영향을 준다면 새벽에 마시는 커피도 잠에 영향을 주어야 한다.

그러나 나는 새벽에 마신 커피로 인해 낮에 잠을 못 잔다거나 방해를 받지 않는다.

내 말인즉슨 내가 사랑하는 커피는 불면증과는 무관 하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주장을 하고 는 것이다.

오히려 불면증은 심리적이고 마음에서 오는 생각들로 인해 비롯될 수 있다.


새벽에 글을 쓴다는 것은 그만큼 생각할 시간을 재공 받고 있다는 것이다.

누구와 대화를 할 필요도 없고 대답을 잘하고 멋진 말을 잘하려고 꾸밀 필요도 없다.

사람의 마음을 넓게 벌려주고 생각의 벽을 허무는 것이


감성이라는 마음의 우물 때문 인 것 같다.

마치 파도 파도 끝이 보이지 않는 방대한 생각이라는 우물.


그래서 감성 중의 최고봉은 새벽 감성이다.


불면증은 새벽 감성을 위한 도구 일 뿐이며 커피는 옵션이다.

그러니 새벽에 쓴 연애편지가 아침에 보면 아무리 유치해도 그것을 태우지 말라 찢지 말아라,감성은 거짓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도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모든 감성주의 자들이여

불면증과 싸우지 말고 즐겨라.

내가 불면증을 즐기는 방법은 글을 쓰는 것이다.

책만 읽으면 잠이 오는 사람이 있듯 나는 한 자 한 자 적다 보면 어느새 꿈을 꾸고 있다.

새벽을 깨우는 선구자가 되어 보라 자신을 보는 시간, 그리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우리는 불면증에서 행방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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