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이 없으면 과일도 없다
나는 ‘공씨아저씨네’라는 온라인 구멍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과일 장수다. 농사의 농자도 모르는 채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7년 차에 접어든다. 막상 일을 시작해 보니 농산물 유통구조는 나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것 투성이었다. 사회에 만연해 있는 '외모 지상주의'가 농산물 시장에서도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은 큰 충격이었다. 그래서 나는 '크기'와 '모양' 중심이 아닌 과일 본연의 '맛'과 '향' 중심의 조금 다른 과일 유통을 시작했다.
오늘은 벌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과일장수가 왜 갑자기 벌 이야기인가 의아하시죠? 제가 판매하는 품목중에 유일하게 과일과 관계 없어보이는 품목이 바로 벌꿀입니다. 사실 모든 과일은 벌이 없다면 수정을 하지 못합니다.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요즘은 인공 수정을 통해서 열매를 맺기도하지만 과일은 벌이 있어야 수정이 된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벌은 과일만큼 소중한 존재입니다.
오늘은 꿀벌이 만들어주는 선물 꿀 이야기입니다. 많은 먹거리 방송을 통해서 진짜 꿀, 가짜 꿀 이야기는 많이 소개가 되었는데요. 사실 방송의 특성상 자극적인 이야기만 나열하는 경우가 많은게 사실입니다. 소비자는 진실을 알아야 한다고 저는 늘 말합니다. 그것이 불편한 진실이라할지라도 소비자는 가감없는 사실 그대로를 알아야 하며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으로 남겨두어야 한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 무엇인가를 좋은것으로 만들기 가장 손쉬운 방법은 다른 편을 나쁜 것으로 만드는 것이죠.
그러나 사실 좋은 것과 나쁜 것의 기준을 그리 단순하게 나눌 수가 있을까요? 이분법적 논리에 의해 늘 좋은편과 나쁜편을 구분지으려는 언론의 습성이 도대체 진실을 알 수 없는 떠도는 이야기들만 양산하게 됩니다. 소비자는 진짜 진실이 무엇인지 더 혼란스러운 경우도 많지요.
벌꿀[ honey, 蜂蜜]이란?
벌꿀은 식물의 꿀샘 / 밀선(蜜線, Nectary)에서 분비한 물질이나 때로는 진딧물, 깍지 벌레 등의 단 배설물을 꿀벌(일벌)이 수집하여 그들의 식량으로 가공 저장한 것을 말합니다. 실제적인 꿀의 정의는 1930년 Phillips에 의해서 ‘벌꿀이란 꿀벌이 여러 식물의 밀선에서 수집한 향기롭고 점조성(粘稠性)이 있는 단 물질인데, 꿀벌 등에 의하여 그들의 식량으로 전화(轉化)되어 벌집 내에 저장된 것으로 산성반응을 나타내며 2개의 단당류로 되어 있고 때로는 더 복잡한 탄수화물, 무기물, 식물성 색소, 효소 및 화분을 함유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식품공전에는 보다 간단하게 ‘벌꿀이라 함은 꿀벌들이 꽃꿀을 채집하여 벌집에 저장·숙성한 것을 말한다.’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꿀은 아무런 가공 없이 손쉽게 얻고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이미 오래 전부터 이용해온 인류의 귀중한 식량입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에서는 약 3천년 전의 꿀단지가 발견되기도 하였습니다.
벌꿀의 색과 향, 맛 그리고 성분은 벌과 꽃의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꽃에 따라 아카시아꿀·싸리꿀·유채꿀·밤꿀·메밀꿀 등으로 불리며, 밀원(蜜源)이 되는 식물로서는 유채·메밀·싸리나무·아카시아·밤나무·감나무·밀감나무·클로버·자주개자리 등이 있습니다. 봄에 꽃이 만발하고 벌의 활동이 왕성할 때 꿀을 채취합니다. 1kg의 꿀을 얻기 위해서는 560만 송이의 꽃을 찾는다고 하며 벌통 1군에서 보통 10~13kg의 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자당이 분해된 상태라 꿀은 썩지 않습니다. 1만 년이 지난 꿀도 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것도 이때문입니다. 물론 이는 꿀의 농도가 진할 때 항균작용이 작용하여 가능한 것으로, 물이 조금이라도 들어갔다간 썩거나 발효가 됩니다. 그래서 벌꿀에 함유된 수분의 비율은 중요한 것입니다. 벌꿀의 품질은 이들 밀원의 종류, 채밀지, 시기 등에 따라 색조, 풍미, 성분조성치 등에 차가 있습니다.
◆ 아카시아꿀 : 아카시아 꽃에서 채집한 꿀로서 색이 투명하고 맑으며 맛이 부드럽고 은은한 향이 나며, 차 또는 음식의 감미료 등으로 이용된다.
◆ 잡화꿀 : 여러 꽃에서 채집한 야생화 꿀로서 채밀하는 시기나 지역에 따라 색과 향, 맛이 달라지며 보통 갈색을 띈다.
◆ 밤꿀 : 밤꽃에서 채집한 꿀이며, 짙은 갈색을 띠며 맛과 향도 강하고, 쓴 맛이 나므로 음식보다는 약용으로 더 많이 이용된다.
※ 여기서 잠깐
밀원식물[ honey plant, 蜜源植物 ]이란?
꿀벌이 꽃꿀을 찾아 날아드는 식물로 우리가 먹고 있는 다량의 벌꿀의 원천입니다. 주요 밀원식물은 세계에서 나라에 따라 다르며, 미국의 클로버·오렌지, 유럽 북부지역에서의 피나무, 헝가리와 루마니아 및 그 인접국의 아까시나무, 오스트레일리아의 유칼리 등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한국에서는 제주도의 유채, 강원도의 메밀·싸리 등 외에 아까시나무·소나무 등이 전국적 밀원식물이다. 매화나무·복숭아나무·배나무·사과나무·밤나무 등의 과수류, 오이·수박 등의 박과식물, 클로버·엉겅퀴·호장근 등도 있고 또 광나무·모밀잣밤나무·쥐똥나무·백정화·팔손이·달리아·코스모스·애기동백·차나무 등 정원초목 등도 꿀벌이 많이 찾아드는 보조 밀원식물이다.
벌꿀은 약 80% 가량이 탄수화물로 과당이 36∼38%, 포도당이 34∼36%, 설탕과 덱스트린이 2∼3%입니다. 벌꿀은 일반적으로 수분 17%, 비중 1.41입니다. 이들 당분은 원래 꽃에 있던 슈크로스가 꿀벌의 입에서 나오는 효소의 작용으로 전화당인 과당과 포도당으로 변화된 단당류이기 때문에 흡수가 쉽고 칼로리원(源)으로서 속효성(速效性)이고 영양가가 높습니다. 또한 특수한 풍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꿀술이나 제과원료로 이용되기도 하며, 예로부터 약용으로 귀중하게 사용되어 왔습니다.
벌꿀은 WHO, FAO에 의한 국제규격이 있습니다. 국내적으로는 성분규격을 보면, 고유의 색택과 향미를 가지고 점조성이 있어야 합니다. 수분 21% 이하, 회분 0.6% 이하, 산도 40 meq/kg 이하, 전화당 65% 이상, 자당 7% 이하, HMF 40mg/kg이하, 타르 색소와 인공감미료는 검출되어서는 안 되며 이성질화당은 음성이어야 합니다. 식품공전에서는 꿀벌들이 꽃꿀을 채집하여 벌집에 저장한 것을 채밀한 것으로, 채밀 후 화분, 로열젤리, 당류, 감미료 등 일절 다른 물질을 첨가하지 아니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규격은 성상은 고유의 색택과 향미를 가지고 점조성이 있어야 하며 밀원에 따라 결정이 생성될 수 있습니다.
벌꿀은 농산물일까요? 임산물일까요? 아닙니다. 놀랍게도(?) 꿀은 ‘축산물'입니다. 닭을 키우는 것, 돼지를 키우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렇지요? 축산물이라는 생각을 못한것은 벌이 작다고 너무 얕잡아 봤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아주 상식적인 이야기이지만 꿀은 벌들의 먹이원입니다. 신선한 먹이원이 부족하거나 날씨가 추워지면 벌들은 그들이 저장해 놓은 꿀을 그들의 에너지원으로 이용합니다.
벌 떼들이 인공 벌집에 들어가게 하기 위하여 사람들은 곤충을 반가축화하여 더 많은 꿀을 얻는것이 바로 양봉이지요. 벌집에는 세 종류의 벌이 있습니다. 한 마리의 여왕벌, 새로운 여왕벌들을 기르는 수벌, 20,000~40,000마리의 암컷 일벌. 일벌은 애벌레를 기르고 벌집의 꿀이 될 꽃꿀을 모읍니다. 이들은 벌집을 떠나 당이 가득한 꽃꿀을 모아 벌집으로 되돌아옵니다. 벌집에서 벌들은 꽃꿀이 부분적으로 소화될 때까지 꿀주머니를 이용하여 꽃꿀을 여러 번 섭취하고 되내뿜습니다.
벌들은 벌꿀이 만족할만한 품질을 얻을 때까지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떼를 지으며 일하고 그 뒤 육각형으로 된 방들에 저장합니다. 벌들은 1년에 한번식 왕(여왕벌)을 교체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수태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벌 중에는 여왕벌만 알을 낳습니다. 수벌은 교미를 위해서 태어나고, 일벌은 일만 죽도록하고 여왕벌은 알만 낳다가 생을 마감합니다.
벌꿀은 생산방법에 따라 분리밀(分離蜜, Extracted honey)과 소밀(巢蜜, Comb honey)로 분류 할 수 있는데 소비에 저장된 꿀을 원심력이나 압착에 의하여 분리한 꿀을 분리밀이라 하며, 소비에 저장 밀개되어 있는 꿀을 분리하지 않고 그대로 어떤 일정한 크기로 제조 생산한 꿀을 소밀이라 합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벌꿀은 분리밀이고 벌집채 판매되는 꿀은 소밀입니다.
사진의 위쪽에 하얗게 보이는 것은 소초광위에 지은 벌집속에 꿀을 가득채워 밀개 [sealed wax, 蜜蓋, みっがい]를 한상태이고 아래부분은 아직 밀개를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밀개된 밀납을 밀도로 제거하고 소비를 채밀기를 이용하여 원심력으로 분리해낸 꿀이 분리밀입니다.
벌이 자연적으로 만든 벌집입니다. 이 안에 꿀이 가득차서 자연적으로 밀개 [sealed wax, 蜜蓋, みっがい]를 한 상태의 꿀이 소밀입니다.
벌꿀의 종류 #2. - 생꿀(자연농축꿀), 저온농축꿀, 사양(飼養) 벌꿀
◆ 생꿀(자연농축꿀) : 자연상태의 벌들은 벌집에 꿀을 가득 채우면 자신들의 날개짓으로 선풍을 해서 수분을 날리고 자신들이 만든 천연밀랍으로 그 위를 덮어서 밀개를 합니다. 먹이가 없을때를 대비한 비상식량으로서 비축을 하기 위함입니다. 벌이 자신들의 집을 스스로 밀개를 한다는 것은 완전한 상태의 꿀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저장된 꿀을 채밀한것이 우리가 먹는 생꿀(자연농축꿀)입니다.
◆ 저온농축꿀 : 밀개가 되지 않은 소비상태로 꿀을 채밀하게 되면 꿀속의 수분함량이 높기 때문에 오래 보관하기 위해서는 저온 농축기로 압축해서 수분을 날려버린다. 빠른 시간에 꿀을 얻기 위해 하는 작업. 대다수 시중에 유통되는 자연꿀은 저온농축꿀입니다. ‘저온농축’이라는 단어만으로 왠지 굉장히 어렵고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작업이라는 느낌이 들게하여 생꿀보다 비싸게 판매하는 곳이 많으니 주의 하기 바랍니다.
◆ 사양(飼養) 벌꿀 : 꿀벌을 기르는 과정에서 꿀벌이 설탕을 먹고 저장하여 생산한 꿀.
우선 우리가 먹는 대다수의 꿀은 서양종의 벌을 키워서 얻은 벌꿀입니다. 토종꿀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에 따로 언급되니 여기서는 논하지 않기로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꿀을 고르실때 어떤 정보를 바탕으로 선택을 하시나요? 시중에 판매되는 꿀은 대략 이정도 이름으로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생꿀, 천연농축꿀, 자연농축꿀, 자연숙성꿀, 인공농축꿀, 저온농축꿀, 사양벌꿀, 설탕먹인꿀 등. 이름만 보아서 어떤꿀이 제일 좋은 꿀로 보이시나요?
‘숙성’ , ‘저온’, ‘농축’ ,’사양’ 등의 단어가 마치 프리미엄 꿀같은 느낌이 들어 비싸고 좋은 꿀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으시는지요? 그래서 소비자 여러분들의 현명한 판단을 위해 꿀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공유되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분리밀은 크게 천연벌꿀(꽃꿀)과 사양(飼養) 벌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천연벌꿀(꽃꿀)은 ‘생꿀'과 ‘저온농축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천연농축꿀, 자연농축꿀, 자연숙성꿀의 이름이 붙은 꿀은 모두 ‘생꿀'과 같은 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인공농축꿀은 저온농축꿀과 같은 의미로 보시면 됩니다. 이런 말들은 모두 마케팅을 위한 언어의 유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흔히 자연꿀 100%라고 먹는 꿀은 모두 천연벌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여 설탕을 먹고 저장하여 생긴 꿀이 아닌 꽃의 꿀을 먹고 저장해서 생긴 꿀입니다. 그냥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꿀입니다. 그런데 천연벌꿀도 농축 방식에 의해 ‘생꿀'과 ‘저온농축꿀'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자연상태의 벌들은 벌집에 꿀을 가득 채우면 자신들의 날개짓으로 선풍을 해서 수분을 날리고 자신들이 만든 천연밀랍으로 그 위를 덮어서 밀개를 합니다. 먹이가 없을때를 대비한 비상식량으로서 비축을 하기 위함입니다.
이렇게 저장된 꿀을 채밀한것이 우리가 먹는 생꿀(자연농축꿀)입니다. 벌이 자신들의 집을 스스로 밀개를 한다는 것은 완전한 상태의 꿀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자연숙성꿀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반면에 밀개를 하기 전에 채밀을 해서 꿀을 수확해서 기계로 농축을 해서 수분을 없애는 것이 저온농축방법입니다.
벌은 인간을 위해서 꿀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왜 벌이 밀개를 하기도 전에 채밀을 하는 것일까요? 아카시아꿀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기후상 아카시아꽃이 피어있는 기간은 열흘정도입니다. 이 꽃이 핀 기간동안에 벌들은 아카시아꽃에서 꿀을 빨아다가 자신의 집에다가 꿀을 저장을 하지요. 그런데 벌집에 꿀이 가득하면 벌들이 일을 하지 않습니다. 또한 벌들이 벌집을 밀개를 하게 되면 채밀을 하기 위해서는 밀도로 밀납을 걷어내야 하는데 그 시간이 무척 오래 걸립니다.
양봉을 하는 입장에서는 아카시아 꽃이 피는 시기에 좀더 많은 꿀을 수확을 해야겠지요? 그러다보니 2~3일정도 간격으로 벌집에 차있는 꿀을 밀개되기 전에 조금 묽은 상태로 채밀해 내는 것입니다. 앞서 설명드린것처럼 생꿀은 자연상태에서 벌들의 날개짓에 의한 선풍으로 꿀속의 수분을 날려 자연농축시키지만 이렇게 빨리 채밀한 꿀에는 수분 함유량이 높습니다. 그래서 기계로 저온농축을 시켜서 수분을 인위적으로 제거 하는 것입니다.
작업기간으로 보아도 저온농축꿀을 2회 채밀할때 생꿀은 1회밖에 채밀을 할 수 없고 수확량도 60%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러니 자연상태로 오래둔 벌집을 채밀한 생꿀이 품질면에서도 좋고 양적인 측면에서도 귀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저온농축이 마치 대단한 기술인냥 포장하여 생꿀보다 비싸게 판매하는 사람들이 있다는데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방송을 통해서 가장 많이 접하고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 바로 사양벌꿀에 관한 것일겁니다. 일명 설탕먹인 꿀인데요, 사양벌꿀의 판별은 현재로서는 탄소동위원소 검사를 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판별 기준입니다. 탄소동위원소검사는 벌이 꿀을 채집하는 식물의 탄소비율을 측정하는 실험인데요., 일반적인 생꿀의 경우 탄소동위원소비율 기준은 -23.5‰ (다만, 잡화꿀은 -22.0‰) 입니다. 설탕의 경우 검사를 하면 -11‰정도가 나옵니다. 탄소동위원소 비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사양(飼養) 벌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사양벌꿀 자율표시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꽃꿀과 사양꿀의 구분을 위한 탄소동위원소비율 기준은 -23.5‰(다만, 잡화꿀은 -22.0‰)로 한다.
2. 제품명의 활자크기는 22포인트 이상으로 하며 제품명과 동일한 크기 로 “사양벌꿀”임을 반드시 표시하고 그 정의를 아래와 같이 표기한다.
사양벌꿀 : 꿀벌을 기르는 과정에서 꿀벌이 설탕을 먹고 저장하여 생산한 꿀
3. 사양벌꿀 또는 이를 함유한 벌꿀은 식품유형을 “벌꿀(사양벌꿀)”로 표 시하고 꽃 꿀의 경우는 ”벌꿀“로만 표시한다. 이 경우 활자크기는 14포인트 이상으로 명확하게 볼 수 있도록 표시한다.
4. 사양벌꿀 또는 이를 함유한 벌꿀은 각각의 함량을 표시하고 탄소동 위원소비율(‰)을 반드시 표시한다.
5. 탄소동위원소비율에 따른 꽃꿀과 사양꿀의 혼합비율
거듭말씀드리지만 아시다시피 벌꿀은 벌들의 먹이원입니다. 사람들을 위해 꿀을 만드는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신선한 먹이원이 부족하거나 날씨가 추워지면 벌들은 그들이 저장해 놓은 꿀을 그들의 에너지원으로 이용합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벌은 밀원식물들의 꽃의 수분을 먹고 자랍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4계절상 꽃이 피는 봄과 여름을 넘긴 가을과 겨울에는 그럼 벌은 무엇을 먹고 살까요?
벌들은 꽃피는 기간이외에는 먹이가 없기 때문에 벌들을 죽이지 않기 위해서는 설탕을 물에타서 먹이를 주는 것입니다. 그것이 아카시아꽃이 피기 전까지 계속되고. 그렇게 얻은 꿀이 일명 설탕꿀 사양벌꿀입니다. 식약처는 ‘사양벌꿀' 또는 이를 함유한 벌꿀은 식품유형을 ‘벌꿀(사양벌꿀)'로 표시하도록 자율표시기준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밀원이 없는 계절에 벌들에게 설탕을 먹이는 것이 잘못된것일까요? 아닙니다, 다만 이 설탕을 먹고 저장하여 생산된 꿀을 가공용으로 분류하거나 정직하게 ‘사양꿀’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를 하지 않고, 자연꿀로 둔갑시켜 판매하는데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요. 생산자, 판매자들의 도덕성이 선행되어야 하며 소비자들이 이에 대한 지식을 갖고 벌꿀 구입전 확인할 필요가 있는 부분입니다.
꿀의 가격역시 생꿀 > 저온농축꿀 > 사양벌꿀 순서입니다. 혹시 사양벌꿀이라고 되어있는데 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싸게 판매한다거나 생꿀이라고 되어있는데 가격이 지나치게 싸다면 한번쯤 의심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입니다.
결정이 생기는 것은 가짜꿀인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니오’입니다.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벌꿀은 과당과 포도당으로 이루어져 있는 단당류입니다. '벌꿀의 결정화'는 과당보다 포도당이 많을때 일어나는 물리적인 현상으로 벌이 야생초 1년생풀(토끼풀등)을 먹으면 잘 생긴다고 합니다. 보통 유채꿀, 잡화꿀에서 이런 현상들이 많이 보입니다. 벌꿀에 결정이 생기는 것은 설탕을 먹여서 키운 사양벌꿀과 관계 없는 것입니다.
갈수록 벌의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은 뉴스를 통해서도 많이 접하여 알고 계시지요? 봉군붕괴증후군(CCD: Colony Collapse Disorder)라고 혹시 들어보셨나요? 정확한 시작 시기는 알 수 없지만 2006년부터 갑자기 논란이 된 현상으로, 꿀벌의 군집이 동시다발적으로 붕괴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 현상은 꿀과 꽃가루를 채집하러 나간 일벌들이 둥지로 돌아오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둥지에서 일벌을 길러낼 수 있는 여력이 있을 때까지는 근성으로 버티지만, 결국꿀과 꽃가루가 부족해지면서 벌집 하나가 싸그리 몰살당한다. 일부만 그러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벌집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현상이라 문제가 아주 심각합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0세기 말부터 북미와 유럽에서 심각하게 진행되는 봉군붕괴증후군이 중동아시아로 퍼진다며 경계 신호를 보냈습니다. 이제 과수농가에서는 농부가 직접 꽃가루를 수정해야 할 지경에 이른지 오래입니다. 꿀벌 감소는 양봉업자의 소득을 줄이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해마다 3천5백억 원의 소득을 벌꿀로 얻지만 과일이 제공하는 경제적 가치는 8조원에 이릅니다. 비딴 과일 뿐인가요? 호박과 같은 채소, 참외나 딸기도 꿀벌이 없다면 재배가 불가능합니다.
나는 이 땅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농산물의 외모지상주의를 깨뜨리기 위해, 아울러 농부들의 수고스러움에 대한 ‘가치’를 ‘같이’할 수 있도록 농부의 마음으로 농산물을 판매하려고 한다. ‘농사 안 짓는 농부’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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