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단계. 짧게 짧게 잘라 쓰기

조각 케잌이 잘 팔리는 이유

by 작가 노을

이제부터 우리는 본격적으로 글을 써가는 실제적인 기술에 대해서 배워가도록 하겠습니다. 앞선 수업들에서 실질적인 글쓰기 기술이 없었다고 너무 낙담하거나 좌절하지는 마십시오. 실제로 글을 쓰기 위해 앞선 과정들이 없었다면 우리들의 글은 여전히 형편없었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시작조차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읽기가 잘 안 되는 시대입니다. 흔히 말하는 ‘난독증’. 글자를 읽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글을 읽어도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하는 증상을 가진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런 시대에 어떻게든 글을 더 잘 써보려고 하는 여러분들이 정말 멋진 분들입니다.) 왜 그럴까 가만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마도 우리가 사는 2020년대는 읽는 세대가 아닌 보는 세대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활자가 아닌 영상이 우리의 지식적인 정보를 채워주고 만족을 주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세대를 탓하고만 있을 것입니까? 아니요. 그러면 안 되죠. 제아무리 읽는 세대에서 보는 세대로 바뀌었다고 해도, 글의 가치와 중요성은 여전히 무게감이 있습니다. 시대를 탓하지 말고, 시대가 원하는 글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우리의 목표입니다.


세상은 짧은 글을 선호한다

요즘은 긴 글 자체를 싫어합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 할지라도 글의 내용이 길어지면 일단 스크롤을 재빨리 아래로 내리거나 옆으로 넘겨버립니다. 그러나 꼭 읽어야 하는 중요한 글이라면 누군가가 요약해 준 ‘세 줄 요약’을 통해 그 글의 요지를 파악합니다. 제가 지금 이렇게 길게 설명하는 이유를 잘 아시겠습니까? 그것은 바로 ‘짧음’에서부터 오는 힘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글 자체가 짧게 줄어드는 것도 매우 중요한 핵심 포인트이긴 하지만, 글을 이루는 한 문장 문장이 같이 짧아져야 한다는 사실도 잊으면 안 됩니다.

그렇다면 글이 짧아졌을 때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제일 중요한 효과는 글을 읽는 독자의 ‘가독성’이 매우 좋아진다는 것입니다. 가독성이 좋아진다는 말은 글을 계속해서 읽고 싶어 진다는 말의 다른 표현입니다. 가독성이 좋아지면 글을 읽는 속도가 붙고, 글을 읽는 속도가 붙으면 글에 대한 집중력이 커지게 되어 있습니다. 결국 짧은 글을 통해 여러분의 글 안으로 독자를 끓어들이는 힘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사진전으로 이미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린 조지프 퓰리처는 글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무엇을 쓰든 짧게 써라. 그러면 읽힐 것이다. 명료하게 써라. 그러면 이해될 것이다.
그림같이 써라 그러면 기억 속에 머물 것이다. 무엇보다 정확히 써라. 독자를 올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지프 퓰리처>

글을 짧게 썼을 때 주는 가장 큰 효과를 풀리처도 ‘읽히게 되는 글’로 꼽았습니다.


박종인 기자가 쓴 <기자의 글쓰기>를 보면 프랑스의 소설가 ‘알베르 카뮈’가 한 말이 나옵니다.

“명확하게 쓰면 독자가 모인다. 모호하게 쓰면 비평가들이 모인다”라고 말을 하며, 우리가 글을 짧게 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였습니다.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는 현장의 많은 선생님들 그리고 대표적으로 글쓰기 강좌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 작가는 글이 짧아질 때 ‘문법적 오류가 줄어든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글을 짧게 써서 독자에게 다가가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짧은 글은 읽히는 글이다

짧은 글. 즉, 조각조각을 이루는 글들이 왜 잘 읽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카페에서 그 답을 발견했습니다. 카페에 가면 커피만 시키기 모호한 상황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는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시원한 쇼케이스 안의 조각 케잌을 같이 주문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였을 때도 조각나지 않은 큰 케잌이 아니라 조각난 케잌 여러 개를 주문합니다. 왜 그럴까요? 단순히 케잌을 잘라 놓고 팔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조각 케잌을 주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먹기 편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그러려니 하고 조각 케잌을 드셨던 분들도 이 시간을 빌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편리함이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입니다. 조각 케잌을 통해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장점을 얻었다면, 짧은 글을 통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을 왜 얻지 못하겠습니까? 이전의 수업에서도 설명드렸지만, 우리의 글은 철저하게 독자를 배려하는 글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읽히는 글’이 됩니다.


<마케터의 문장>을 쓴 ‘가나가와 아키노리’는 한 문장이 담아낼 수 있는 최대한의 길이를 40 글자 정도로 보았습니다. (바로 이 문장이 약 40 글자 정도가 됩니다.) 사실 글을 쓸 때는 잘 감각하지 못하지만, 글을 읽을 때는 40 글자도 길다는 생각을 가끔 하기는 합니다. 짧게 그리고 더 빨리 글의 내용들을 빨아들이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수업은 평소보다 인용을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여러분에게 짧게 그리고 읽히는 글을 쓰게 하기 위한 저의 마음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카피라이터 ‘조셉 슈거맨’은 이렇게 말합니다.
“첫 번째 문장의 목적은 두 번째 문장을 읽게 하는 것이고, 두 번째 문장의 목적은 세 번째 문장을 읽게 하는 것이다.”
이처럼 자신이 쓴 글의 한 지점에서 이탈자들이 생기지 않고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게 하기 위해서 심혈을 기울인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탈자 방지를 위해 많은 방법 중, ‘짧게 쓰기’ 전법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글쓰기라는 레이스에 뛰어들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글쓰기를 쉬지 않고 달려야 하는 42.195km의 마라톤으로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여러분에게 100m씩 끊어서 422번을 달리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천천히 끊어서 간다 할지라도 주어진 짧은 레이스는 전력 질주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 이것이 바로 짧게 쓰기의 비법입니다. 이것을 명심하시고 우리 같이 글쓰기 연습을 통해 짧게 쓰는 힘을 길러 봅시다.


연습해보기(여러분의 말로 짧게 줄여보세요)

하늘은 푸르고 넓게 펼쳐져 있어 새하얀 뭉게구름을 담기에 충분했으며, 그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예쁜 새들과 그들의 울음소리에 나는 지난날의 모든 아픔이 씻겨나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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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시간째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 집에 홀로 남겨져 있었는데, 대문 밖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와 함께 엄마가 먹을 것을 잔뜩 사들고 들어오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나는 반가운 마음에 신도 신지 않고 맨 발로 뛰어나가 엄마가 아닌 먹을 것을 반가이 맞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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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험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충분히 준비해서 잘 치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것은 철저한 나만의 생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자 나는 충격에 빠져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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