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계. 제목부터 쓸까 결론부터 쓸까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by 작가 노을

글쓰기 학교 네 번째 시간입니다. 앞에서부터 차근차근 순서대로 따라오신 분들은 글쓰기에 대한 기본적인 감을 어느 정도 익혀가셨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글을 쓰는 목적이나 글의 종류, 그리고 글을 보다 쉽고 간결하게 써야 한다는 기본기를 익히셨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글쓰기의 자리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이제 글을 쓰면서 제목도 짓고, 결론도 맺어야 하는데 막막하지 않으신가요? 그리고 제목부터 짓고 글을 시작해야 하는지, 위에서 말한 대로 목적지인 결론부터 정해놓고 글을 써야 하는지 헷갈리지 않으시던가요?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제목부터 시작을 하는지 결론부터 시작을 하는지 가르쳐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무엇이 정답이다!라고 정의를 내려 여러분이 무조건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글쓰기를 시작하는 단계에 있어서 보다 쉽고 윤택한 글쓰기를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을 따르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기 때문에 믿고 따라오시면 좋습니다.


자, 여러분에게 한 번 질문해볼 테니 답해 보시길 바랍니다. 글을 쓸 때 제목을 먼저 지어야 할까요 아니면 결론을 먼저 내려야 할까요?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들 중에 대부분은 아마 제목을 먼저 지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글을 쓸 때는 결론을 먼저 정해 놓고 글을 쓰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됩니다. ‘어? 이상하다? 당연히 제목이 먼저 아닌가?’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왜 결론이 먼저 나와야 하는지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결론부터 정하라

많은 작가분들이나 글을 쓰시는 분들이 하나같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글의 결론을 먼저 써라. 저도 그 말에 동의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글의 결론을 먼저 쓴다는 것은, ‘나는 왜 글을 쓰는가?’의 목적과 아주 긴밀한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글을 왜 쓰는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했다면, 그에 대한 대답을 결론으로 담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목적에 맞는 결론을 낼 수 있어야 글을 짜임새 있게 채워갈 수 있습니다. 결론을 먼저 써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글의 결말은 오직 글을 쓰는 작가에게만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오직 글을 쓰는 글쓴이만 그 글의 결론을 알고 있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바로 그 지점에서부터 거꾸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수학으로 비유하자면 검산 과정과 비슷하고, 바둑으로 치면 복기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거꾸로 올라가는 길이 비교적 쉽게 됩니다.

글의 결론을 내리는 일은 여러분 개개인의 취향과 글 쓰는 특징에 따라 다르게 맺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글의 결론을 내리는 아주 좋은 꿀팁을 한 가지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만의 ‘KS’를 만드는 것입니다. KS라고 하니 생소하죠? 많은 분들은 KS 마크를 떠올리며 검증에 대한 것을 떠올리시는 분들도 계실 테고, 야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듣자마자 한국시리즈를 떠올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말씀드리는 KS는 조금 다른 의미입니다. Killing Sentence. 직역하면 ‘죽이는 문장’입니다. 좀 더 부드럽게 의역을 하자면 임팩트 있게 여러분이 모든 주장을 담은 ‘마지막 한 문장’ 정도가 되겠군요. 아무튼 여러분의 글에 바로 이 KS가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꾸준히 쓰고 있는 에세이를 여러분에게 읽게 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실제로 ‘브런치’에 가서 '박길웅'을 검색하시면 제가 쓰고 있는 에세이를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제가 올리는 브런치의 글들을 홍보하면서 마지막에 이런 KS를 남길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완벽한 당신에게 부족한 한 가지가 있다면, 저의 에세이를 아직 읽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에 던져지는 한 마디 문장을 통해 여러분이 주장하는 내용을 담아내는 기술이 바로 Killing Sentence입니다.


제목은 맨 마지막에 지어라

자, 그렇다면 제목은 언제 지어야 할까요?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제목부터 지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매우 불편하실 것 같습니다만, 제목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나중에 만드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결론이 여러분의 글의 핵심을 담아내는 주장이었다면, 여러분의 글의 제목은 글 전체를 그려주는 요약이기 때문입니다. 제목 한 줄에 여러분의 글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혹은 제목을 통해서 읽는 독자로 하여금 그 글에 대한 흥미나 자그마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평범하거나 지루한, 너무 익숙해서 무슨 말을 할지 이미 예상되는 글은 상대적으로 관심이나 호감도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아까 제가 저의 에세이를 홍보하는 글을 쓴다고 했었죠? 내용 전체가 에세이를 읽게 하는 홍보의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저는 글의 제목을, “지금까지 당신이 읽어보지 못한 에세이”라고 지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한 문장의 제목을 읽는 순간, 무언가 특색이 있나? 하고 생각하게 될 것이고, 지금까지 읽었던 것과 또 다른 느낌의 에세이라는 기대감이 생기기도 할 것이고, 꼭 읽어봐야 할 것 같은 무언의 압박이 생겨나기도 할 것입니다. 이처럼 제목을 통해서 어떤 글이 펼쳐질 것인지 미니맵(mini map)을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 수업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어떤 글을 쓸지 정하셨다면 그 글을 통해서 강력하게 주장하고 싶은, 어필하고 싶은, 말하고 싶은 내용을 한 문장 혹은 두 문장 정도로 요약해서 맨 마지막에 결론으로 만들어 보세요.(한 문단도 좋습니다.) 대신 생각하고 고민해서 임팩트 있게 결론을 내려주셔야 합니다. 이렇게 결론이 정해지고 나면 그 결론과 논리적으로 동떨어지지 않은 글을 짜임새 있게 적어가시면 됩니다. 결론부터 출발해서 다시 결론으로 돌아오는 부메랑과 같은 원리입니다.

그리고 나면 여러분들이 글의 전체 내용을 압축해서 표현할 수 있는 미리 보기와 같은 제목을 지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왜 제목을 맨 마지막에 만들라고 말씀을 드렸는지 이해가 가시죠? 글이 나와야 그 글을 요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유롭게 글을 써야 제목을 짓기가 쉬운데, 제목부터 짓고 나면 그 제목의 테두리 안에 갇혀 글을 써야 하기 때문에 글이 자유롭지 못한 것입니다.


결론부터 정하고 맨 마지막에 제목을 짓기. 여러분이 이 순서를 지켜주신다면 아마 지금보다 훨씬 부드럽고 논리적인 구조로 글이 써질 것입니다.


연습해보기

다음 주어지는 제시어에 관한 제목과 결론을 써보세요.

엄마와의 비밀


제목: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결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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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할 졸업식


제목: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결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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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사회생활


제목: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결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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