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글은 정말 수준이 낮은 글일까?
글쓰기 학교 세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와이왓 글쓰기를 통해서 우리가 왜 글을 써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글을 쓸 것인지에 대한 감을 익혔습니다. 여러분들은 이제 글을 쓰기 전에 분명히 글의 목적에 대해서 생각을 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목적도 분명하고 글의 종류도 정했는데 막상 책상에 앉아 글을 쓰려니 힘들지 않으셨나요? 글의 난이도를 정하는 일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글을 써야 괜찮은지 고민이 되지는 않으셨나요? 글을 좀 가볍게 쓰면 수준이 낮아 보이고 그렇다고 화려한 미사여구를 사용해서 글을 좀 무겁고 진지하게 쓰자니 그건 또 어렵고. 아마 글을 쓰는 여러분들은 첫 글자를 적기 전에 많은 고민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여러분과 함께 ‘쉬운 글’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글을 만들어 가보려 합니다.
자, 그러면 어떤 글이 과연 좋은 글일까요? 여러분 스스로가 한 번 이 질문에 대답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좋은 글’이란 어떤 것인가요? 오래오래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글이 좋은 글일까요? 아니면 정말 화려하고 수려한 필력으로 압도당하는 글이 좋은 글일까요? 개개인마다 취향이나 정의가 다르기 때문에 ‘좋은 글이 무엇이다’라고 함부로 답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천차만별인 의견들 앞에서 공통적으로 ‘좋은 글은 이런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기준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그 기준을 같이 한 번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글이 좋은 글인가
첫째, 주제가 선명한 글이 좋은 글입니다. 이 말은 글의 저자가 무엇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지 글을 읽는 독자가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글을 말합니다. 아무리 유명한 작가가 글을 썼다 할지라도 글을 읽는 사람이 ‘그래서 무슨 말을 하는 거야?’라고 반응하게 된다면 그 글은 결코 좋은 글이 될 수 없습니다. 좋은 글은 쓰는 저자 위주가 아니라 읽는 ‘독자’가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둘째, 목적이 보이는 글이 좋은 글입니다. 이 말은 글을 읽는 독자가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지, 어떤 행동을 요구하는지’ 알 수 있는 글을 말합니다. 글에는 힘이 있습니다. 단순히 읽고 마음으로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느낀 것을 그대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힘 있는 글이 좋은 글이 됩니다. 물론 소설이나 수필 등의 장르에서는 어떤 행동을 취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각기 다양한 장르라 할지라도 글을 읽으며 머리로 깨달아지고, 마음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분명하게 있을 것입니다. 바로 이것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힘 있는 글이 좋은 글이 됩니다. 물론 소설이나 수필 등의 장르에서는 어떤 행동을 취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각기 다양한 장르라 할지라도 글을 읽으며 머리로 깨달아지고, 마음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분명하게 있을 것입니다. 바로 이것을 행동으로 옮겨지게 하는 것. 그것이 글의 힘이고 좋은 글이 되는 것입니다.
셋째, 공감이 가는 글이 좋은 글입니다. 이 말은 글쓴이의 글에 독자가 감정적으로 동의를 할 수 있는 글을 말합니다. 어떤 이는 말합니다. ‘공감의 능력이 곧 글의 수준이다’라고 말입니다. 독자가 글에 공감하게 되면 자연적으로 마음이 열립니다. 그러면 보이지 않게 저자와 독자가 소통을 하게 되고 이것이 바로 좋은 글이 되는 것입니다. 결국 좋은 글이란, 글이 선명하고 분명해서 색이 뚜렷한 것입니다.
나도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
자, 그러면 우리가 선명하고 색이 뚜렷한 글이 좋은 글이라는 것을 알았는데 어떻게 하면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요? ‘저도 할 수 있을까요?’라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자신 있게 여러분들에게 말할 수 있습니다. 네, 여러분도 쓸 수 있습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가르쳐드리는 정답대로 하시면 됩니다. 정답은 바로 ‘쉽고 짧게’ 쓰는 것입니다. 네? 쉽고 짧게 쓰면 된다고요? 네, 그렇다니까요. 쉽고 짧게 쓰면 글의 색이 선명해지고 분명해집니다.
우리가 쉬운 글을 가벼이 여기고 수준이 낮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글이 쉬울 때 얻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먼저 누구나 그 글을 읽을 수가 있습니다. 이 말은 누구에게나 이 글이 열려 있다는 말입니다.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글. 이것이 독자들을 모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합니다. 또한 읽는 독자가 편안해합니다. 쉽고 간결한 글을 접할 때 불편함이나 부담이 없다는 말과 같습니다. 글은 누군가 읽으라고 쓰는 것이기 때문에, 읽는 사람 입장에서 '읽히는 글’이 첫 번째 조건이 되는 것이죠. (여기서 한 단계 조금 업그레이드를 하면, 쓰기 쉬운 글이 아니라 읽기 쉬운 글이 되어야 한다는 점 잊지 마세요. 대충 쓰라는 말이 아니라 읽기 편한 글을 써주는 것이 독자에 대한 저자의 배려입니다.)
기자들이 글을 쓸 때는 타겟(target)이 되는 독자층의 수준을 중학교 1학년으로 잡는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기자의 글이 읽기 쉽고 이해가 되고 글의 목적을 달성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여러분, 글을 쉽게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러분의 글을 누군가 봤을 때 읽을만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 점을 결코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읽히는 글’을 만들어 내는 것이 이제 막 글을 쓰는 우리들의 첫 번째 관문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같은 상황이지만 다르게 표현한 두 개의 글을 통해서 어떤 글이 읽기 더 편하고 눈에 잘 들어오는지 한 번 비교해보면서 이번 수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지난 이레 동안 음식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껍데기조차 보이지 않았다. 허기가 지다 못해 날카롭게 곤두선 예민한 신경이, 내게 걸리는 사람이 누구이든 나는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 다짐 또 다짐했다.”
둘째.
“아무것도 먹지 못한 날이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오랫동안 배가 고프니 신경이 날카롭다. 이제 난 상대가 누구라도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
어떤 글이 더 잘 읽히나요? 첫 번째 글과 두 번째 글이 똑같이 아무것도 먹지 못해 예민한 상황에 처한 한 사람의 마음을 표현한 글입니다. 물론 화려하고 더 장엄하게 글을 써내면 뭔가 있어 보이지만, 실제로 독자에게 필요한 정보는 간단합니다. 배가 고프다는 것. 그래서 예민하다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를 전달하는 것이라면 다른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걷어내도 충분히 간결한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도 보다 쉽고 간결하게 글을 써보는 연습을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래에 연습을 통해서 글을 좀 더 간결하고 쉽게 줄여보는 연습을 해보도록 하죠.
연습해보기
이번 여름은 지독히도 덥다. 모든 사람들이 손에 휴대용 선풍기를 들고 이리저리 쏘다닌다. 벌써 이 주째 쉬지 않고 열심히 돌아가고 있는 에어컨이 없었다면, 나는 아마도 이번 여름이 불덩이 같은 태양보다 더 뜨거운 몸이 되어 타 죽어 버렸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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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사랑했던 그가 내 곁을 훌쩍 떠났다. 눈 뜨면 이 세상 그 무엇보다 먼저 생각나고, 마지막까지 생각을 해야 잠이 들 수 있었던 그가 내 곁에 없다. 나는 이 사실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사랑에는 무한한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고 책이 닳도록 외우고 또 외웠는데, 현실 속에 마주한 나의 사랑은 상대에 대한 책임감이 아닌 자신에 대한 만족감으로 다가왔다. 세상에 존재하는 어떠한 단어로도 나의 이 슬픔을 표현할 수가 없다. 할 수만 있다면 지구 끝이라도 찾아가 그의 멱살을 잡고 따지고 싶다. 그대로 인한 나의 모든 지난 시간의 빈자리를 채워 놓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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