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블로그에 적은 글을 옮깁니다.>
3월이면 아이들의 새학년이 곧 시작된다. 나 또한 대학원의 마지막 학년이 시작된다.
나이가 들어서일까, 나는 어느 순간부터 물욕이 없어졌다.
딱히 살 것도, 사고 싶은 것도 없지만 내 몫으로 무언가를 살 때면 항상 최저가부터 검색하게 된다.
(물론 러닝화 등 예외사항도 있지만)
이제 고학년이 되는 첫째, 초등학생이 되는 둘째의 새로운 시작을 함께할 책가방과 운동화를 사러 갔다.
웬 아이들 가방이 그렇게 비싼지...
아이들과 관련된 사업은 역시 노다지다.
나는 3만 원짜리 가방을 매지만, 아이들 가방은 10만 원을 훌쩍 넘는 걸 사주었다.
나는 7만 원짜리 운동화를 신지만, 둘째는 10만 원짜리 운동화를 사주었다.
아이들 물건을 결제하려고 기다리는데, 어떤 할머니 한 분이 계좌이체를 열심히 하신다.
외향적인 모습이나 카드 없이 계좌이체를 더듬더듬 하시는 것이…. 우리 엄마 같은 시골 할머니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체하는 금액이 60만 원대...
손주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풀세트로 맞춰주시는 듯했다.
내 상상이지만, 그 시골 할머니 같은 분은 분명 시장에서 천 원짜리 물건도 손을 덜덜 떨며 망설이실 것만 같았다.
나도 무슨 서류가방도 아니고, 10만 원 넘는 가방을 사본 지가 언제인지 싶은데... 그래도 애들에게는 지갑이 선뜻 열린다.
이렇게 해줘봤자 아들들은 다 쓸모없는데...
이럴 때 보면 부모의 마음은 다 같은 것 같다.
우리 부모님도 마찬가지였겠지.
그렇게 보면 부모님이 불쌍하다. 나와의 관계가 이렇게 소원한 걸 보면...
나이를 먹어야 철이 들고, 직접 겪어야 깨달음을 얻게 된다.
역시 인간은 무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