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레전드, Lady Gaga

나는 평소 가요보다 Pop뮤직을 즐겨 듣는데, 나의 playlist에 항상 빠지지 않는 것은 LadyGaga의 노래다.

40대 아저씨와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보이지만… 무튼 나도 little monster다.


이번 Gammy에서 펼쳐진 그녀의 ‘Abracadabra’ 무대를 보며 생각했다.

데뷔 18년 차, 여전히 이 사람은 무대 위에서 가장 빛나며, 새로운 레전드로 거듭났다는 것을.


2008년 ‘Just Dance’와 ‘Poker Face’로 팝 신을 뒤흔든 이후, 그녀는 늘 라이브를 고집해 왔다.

2017년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서 경기장 지붕에서 뛰어내리던 그 사람이,

2019년 아카데미에서 브래들리 쿠퍼와 ‘Shallow’를 부르며 눈물짓게 했던 그 사람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진짜 목소리로 무대를 채웠다.


무대 구성이 인상적이었다.

화려한 장치 대신 정교한 조명과 독특한 카메라 앵글만으로 Grammy라는 거대한 무대를 가득 채웠다.

‘70-80년대 방송을 떠올리게 하는 레트로한 화면은 곡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나중에 숏츠로 보고 난 사실인데, 그 기하학적인 카메라 움직임은 로봇팔 촬영이었다. 요즘 화두인 로봇 기술을 무대 연출에 끌어들인 셈이다.


의상도 눈에 띄었다.

겉보기엔 빈티지한 실루엣이었지만, 조명 각도에 따라 질감이 변하는 스마트 텍스타일 소재였다고 한다.

Born This Way 시절 고기 드레스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그녀답게, 여전히 패션으로도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녀는 이번에 ‘글로벌 임팩트 상’을 수상했다. 보통 이런 공로상은 전성기가 지난 뮤지션에게 주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녀는 달랐다. 상을 받는 그 순간에도 차트 정상에 있었고, 이본 앨범으로 전성기를 넘어서는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마돈나가 80년대를, 비욘세가 2000년대를 정의했다면, Gaga는 2010년대 팝의 판을 바꾼 아티스트다.

그런 그녀가 공로상을 받으면서도 여전히 현역 최정상이라는 사실이, 이 수상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었다.


흔히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고 위협할 것이라 말하지만, 그녀는 이번 무대에서 그 위협을 오히려 '공존'과 '재창조'의 동력으로 삼았다.

로봇 팔을 단순히 무대 뒤의 조연으로 밀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기계의 정교함을 자신의 예술적 비전 안으로 깊숙이 끌어들여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새로운 미학을 빚어낸 것이다.

과거의 영광을 상징하는 공로상과, 로봇팔이 상징하는 미래의 실험이 이토록 완벽하게 공존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술에 잡아먹히지 않는 그녀만의 단단한 프로페셔널리즘 덕분이었다.

상을 받는 순간에도 타협하지 않는 그녀의 모습에서 진짜 아티스트의 품격이 느껴졌다.

수상을 통해 예우받은 찬란한 궤적과 실험적인 미래가 한 무대에서 조화를 이룬, 역시 그녀만이 할 수 있는 가장 그녀다운 Grammy의 밤이었다.


역시 Gaga 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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