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Note] 우리는 왜 달리는가

애니메이션 <100m>가 남긴 잔상

by 에디터 엉클신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저와 아내는 약속이라도 한 듯 눈가를 훔쳤습니다.

반면, 옆에 앉은 두 아이는 "끝났어?" 하며 무덤덤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켜더군요.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아, 이 눈물은 패배해 본 어른들만이 흘릴 수 있는 것이구나.'


오늘은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토가시'와 삶의 바닥에서 달리기를 붙잡은 '코미야'.


단 100미터 안에 인생의 모든 희로애락을 꾹꾹 눌러 담은 이와이사와 켄지 감독의 애니메이션 <100m>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1. 매끈하지 않아서 더 아픈, '선의 질감'

요즘 애니메이션들은 실사처럼 매끈하고 화려합니다. 하지만 <100m>는 다릅니다.


감독은 일부러 거칠고 투박한 선을 사용합니다. 마치 아스팔트에 갈린 무릎 상처처럼, 혹은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을 때의 그 거친 호흡처럼, 화면 자체가 '날 것(Raw)'의 에너지를 뿜어냅니다.


특히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만드는 '비 오는 날의 시합' 장면을 복기해 봅니다.

영화 100M 중 한 장면 / 이본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습니다.

빗방울이 선수'들의 몸을 때리고, 트랙을 박차는 발에서 물보라가 튀는 그 순간. 감독은 빗줄기를 아름답게 그리는 대신, 화면을 짓이기는 듯한 과감한 연출로 '속도' 그 자체를 시각화했습니다.


그것은 예쁘게 포장된 스포츠가 아니었습니다.

진흙탕 속을 뒹구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었습니다.


2. 토가시와 코미야, 두 가지 인생의 속도

영화는 두 명의 러너를 대조시킵니다.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것이 빨랐던 '토가시'와, 인생의 모든 것이 느리고 서툴렀던 '코미야'.


아이들이 이 영화에 감동하지 못한 이유는 어쩌면 당연합니다. 아이들은 아직 자신의 '한계'를 만나본 적이 없으니까요. 노력하면 다 될 거라고 믿는 시기니까요.


하지만 우리 어른들은 압니다.

토가시처럼 아무리 빨리 달려도 잡을 수 없는 것이 있고, 코미야처럼 죽을 힘을 다해 기어가도 닿지 않는 결승선이 있다는 것을요.


이 영화가 건조한 톤을 유지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인생은 신파가 아니라, 그저 묵묵히 기록을 단축해 나가는 냉정한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3. 결과보다 위대한 '태도'에 대하여

아내와 제가 눈물을 흘린 지점은 아마 '결과'가 아니라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그들의 '태도'였을 겁니다.


100m 달리기. 고작 10초 남짓한 승부.


그 찰나를 위해 4년, 아니 평생을 바치는 그들의 미련함. 누군가는 "고작 달리기일 뿐이잖아"라고 말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고작'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모습에서 우리는 잊고 살았던 '치열함'을 봅니다.


승리했기 때문에 빛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한계가 어디인지 알면서도 스타트 라인에 다시 서는 그 용기가 우리를 울린 것입니다.


4. 마치며 : 당신의 100m는 지금 어디쯤입니까?

아이들이 이 영화의 깊이를 이해하는 날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모순된 마음도 듭니다.

그만큼 삶이 녹록지 않다는 뜻일 테니까요.

하지만 언젠가 아이들도 알게 될 겁니다.


중요한 건 1등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자신의 레인을 이탈하지 않고 끝까지 달리는 것임을.


오늘 밤, 당신이 흘리고 있는 땀방울이 비록 금메달로 돌아오지 않더라도, 그 땀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 애니메이션이 얘기하고 있습니다.


<추가 한문단>

[BGM] 영화의 여운을 가장 완벽하게 마무리하는 방법은, 역시 주제곡을 듣는 것입니다.

추천곡: Official Hige Dandism - <Rashisa (らしさ)>

"나다움이란 게 대관절 뭘까?"

영화 <100m>를 위해 만들어진 이 곡은, 천재와 범재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두 주인공의 마음을 대변합니다.


"누군가 정해놓은 정답(절대적인 것)에 지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달리겠다"는 가사가 폭발적인 밴드 사운드와 만나 가슴을 뛰게 만듭니다. 엔딩 크레딧의 감동을 이 곡과 함께 다시 한번 느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