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s]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음악 (2/4)

두려움 없는 모험의 테마, 존 윌리엄스

by 에디터 엉클신

지난 글에서 엔니오 모리꼬네와 함께 흘린 눈물을 닦으셨나요?


이번 주는 운동화 끈을 단단히 묶어야 할 것 같습니다. 듣는 순간 우리를 미지의 우주로, 혹은 고대의 유적지로 달리게 만드는 '심장의 지휘자'를 만날 차례니까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역사는 이 사람의 악보 위에서 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의 어린 시절, 가장 용감한 친구였던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입니다.


1. 고고학자를 꿈꾸게 만든 나팔소리

저에게는 남들이 모르는 장래 희망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고고학자'였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페도라를 쓰고 채찍을 든 그 남자, <인디아나 존스> 때문이었죠.


사실 현실의 고고학은 붓으로 먼지를 터는 지루한 싸움이라는 것을 다 커서야 알았지만, 존 윌리엄스의 'The Raiders March'가 깔리는 순간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모험이 됩니다.


그 웅장한 트럼펫 소리를 듣고 가슴 뛰지 않을 소년이 있었을까요? 주인공이 절벽 끝에 매달려도, 우리는 안심했습니다. 이 테마곡이 흐르는 한, 영웅은 절대 죽지 않는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으니까요.

그는 음악으로 우리에게 '용기'라는 감정을 주입했습니다.


2. 두 개의 음표가 만든 공포, 그리고 우주

존 윌리엄스는 '단순함의 미학'을 아는 천재입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Jaws)>를 기억하시나요? 거대한 상어가 다가올 때, 그는 복잡한 악기 대신 단 두 개의 음(E-F)을 반복합니다.

"빠-밤, 빠-밤..."

점점 빨라지는 이 저음의 반복만으로 전 세계 관객은 물속에 발을 담그기를 두려워하게 되었습니다.


반면 <스타워즈(Star Wars)>에서는 어떤가요?

오프닝 크레딧이 올라갈 때 터져 나오는 대편성 오케스트라의 팡파르는 우리를 단 1초 만에 광활한 우주 한복판으로 데려다 놓습니다. 다스 베이더가 등장할 때의 위압감, 요다가 등장할 때의 신비로움. 그는 보이지 않는 공기(음악)를 조각해 캐릭터를 창조해 냅니다.


3. 거장의 집 앞, 소년의 트럼펫

몇 년 전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었던 짧은 영상을 보신 적 있나요?


두명의 소년 팬이 존 윌리엄스의 집 앞에 찾아가 트럼펫으로 스타워즈 테마를 연주합니다. 무례해 보일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잠시 후 문이 열리고, 백발의 거장이 걸어 나옵니다.

그는 화를 내는 대신, 연주에 귀를 기울이고 팬에게 다가가 따뜻하게 악수를 건넵니다.


자신이 만든 음악을 사랑해 준 사람에 대한 존중. 그 짧은 영상이 주는 울림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습니다. 그가 단순히 기술적으로 뛰어난 작곡가가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는 따뜻한 예술가임을 증명한 장면이었죠.


4. 오케스트라, 가장 화려한 특수효과

지금은 컴퓨터로 음악을 찍어내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존 윌리엄스는 여전히 '오케스트라'의 힘을 믿습니다.

수십 명의 연주자가 호흡을 맞춰 뿜어내는 웅장한 사운드는, 그 어떤 컴퓨터 그래픽 특수 효과보다 강력한 '청각적 스펙터클'을 만들어냅니다.


엔니오 모리꼬네가 오케스트라로 '내면의 슬픔'을 그렸다면, 존 윌리엄스는 오케스트라로 '외부의 거대한 세계'를 건축했습니다. 그의 음악이 없었다면, E.T.의 자전거는 날지 못했을 것이고 해리포터의 마법 지팡이는 나무 막대기에 불과했을 겁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2016년 존 윌리엄스가 미국영화연구소(AFI)의 평생공로상을 수상할 당시의 헌사를 인용했습니다.)


5. 마치며 : 영원한 우리의 대장님

어른이 된 우리는 이제 압니다. 인디아나 존스처럼 살기엔 세상이 너무 팍팍하다는 것을요.

하지만 출근길, 이어폰에서 존 윌리엄스의 테마곡이 흘러나오는 순간, 꽉 막힌 도로는 다시 모험의 무대가 됩니다.


그는 여전히 우리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두려워하지 마. 모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다음 글에서는 여름날의 청량함과 동심을 선물하는 아시아의 거장, 히사이시 조의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소년이 달릴 때, 어떤 음악이 흐르는지 기억하시나요?


<추가 한문단>

오늘 하루, 당신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줄 BGM은 무엇인가요? 인디아나 존스의 테마를 들으며 가장 씩씩한 걸음으로 걸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