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영화 속 캐릭터 중에 하나인
John Wick
디테일이 살아 있는 영화가 주는 감동은 크다.
그중에 모잠비크 드릴(Mozambique Drill), 더블 탭 등으로 불리는 사격술은
일반적인 영화에서 보는 것과 확연히 다른 어떤 전문성이 느껴지는 움직임이었다.
몸통에 두 방, 머리에 마무리 한 방.
그냥 갈겨대는 영화보다 뭔가 더 현실감이 있었다.
몰입감이 있달까.
나는 군인이었던 시절에 무기를 가르치는 조교였다.
20 mm 발칸포로 비행기를 잡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는 교육생들에게는
무기에 대한 여러 가지 스펙들을 달달 외워야 하는 필기시험과
사격하는 방법에 대한 사격술 실기 시험이 있었던 것 같다.
1대의 발칸포에 4명이 모두 있을 때 수행하는 4인 사격술부터
급박한 상황에서 필수적인 것만 수행하는 1인 사격술까지
각각 개개인이 수행해야 하는 임무는 달랐다.
하지만 4명이든 2명이든 최종적인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그 사격술을 수행하는 인원이 몇이든 최종적으로 만들어내는 결과는 같도록 고안되었기 때문이다.
단지, 4명의 몫을 2명이서 감당하는 것은 장기전으로 가면 힘들어질 것이다.
상대적으로 몸은 금방 지치고 탄약을 날라다줄 사람도 부족할 것이다.
존윅의 경우와는 다르게,
어떤 사격술을 선택하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효율이나 취향이 아니라 상황이었다.
적기가 접근하고 폭탄이 떨어지는 전쟁 중에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사고가 얼마나 작동할 수 있을까?
그 순간순간의 상황에 맞는 빠른 판단력이 나를 살게 하는 힘이 되지 않을까?
원래는 4명이 했던 일이라고 하더라도 불행히 2명이 떨어져 나가면
남은 2명이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같은 결과를 내야 하는 것이다.
전쟁 같은 회사 생활이라는 말이다.